참나무 심으러 가실래요?

2016-11-01

한강변에 닿은 상암동에는 난지도라 불리던 데가 있었습니다. 그 섬에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 운영되기 시작한 건 1978년. 그로부터 15년 동안 난지도 일대는 쓰레기산이 쌓였습니다. 1993년 매립이 완료된 뒤 안정화 기간을 거쳐 2002년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등 5개의 테마공원을 품은 월드컵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이 다섯 테마공원 가운데 노을공원은 애초 골프장을 중심으로 개발됐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의 한결같은 의견은 골프장 대신 생태공원으로 노을공원을 바꾸라는 것이었습니다. 치열한 시민운동이 벌어져 마침내 2008년 노을공원은 생태공원으로 서울 시민의 품으로 진정한 귀환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공원은 생태공원으로 불리기에 미흡했습니다. 진정한 숲 생태계를 이루기엔 턱없이 부족한 나무와 풀들만 있었을 뿐이었으니까요. 

노을공원시민모임은 진짜 숲을 노을공원에 선물하자는 취지로 모인 ‘숲을 만드는 시민들의 결사’입니다. 노을공원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골프장으로부터 노을공원을 서울시민에게 돌려주려는 시민들의 모임에서 시작돼 2011년 정식으로 창립한 후 그동안 노을공원에 숲을 일구어왔습니다. 자연계에서라면 아카시나무로부터 천천히 참나무가 자라나고 그 뒤 소나무 등 잎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는 숲의 천이가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그러나 노을공원은 오염된 토양 위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이라 숲의 자연천이가 발생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모임을 비롯한 숲을 일구는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한 건 그 때문입니다. 4년 전부터 시민모임은 노을공원에 참나무 묘목을 심었습니다. 지난 3년 동안은 묘목을 구해 심었지만, 2016년 올해 4~5월 회심의 ‘도토리 씨드뱅크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황마씨마대에 마사토와 퇴비를 넣고 그 속에 도토리들을 집어넣습니다. 그 10킬로그램짜리 도토리 씨드뱅크를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경사면의 100개숲과 중간순환길 곳곳에 3천 자루나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도토리 씨드뱅크에서 참나무 묘목들이 자라났습니다. 

시월이 왔습니다. 시민모임은 한 뼘 크기로 자란 참나무 묘목들을 공원 곳곳에 식재하고 있습니다. 씨드뱅크에서 묘목은 계속 자라고 참나무를 심으려 신청하는 기업과 동아리도 끊이지 않습니다. 시민들이 참나무를 11월까지 심을 겁니다. 그리고 내년 봄 또 다른 도포리 씨드뱅크들이 돼지덩쿨풀이 우거진 자리에 설치되고 씨앗은 묘목이 되어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갈 것입니다. 그렇게 시민의 힘으로 쓰레기매립장으로부터, 골프장으로부터 되찾은 공원은 점점 더 진짜 생태공원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참나무를 심어 숲을 키우는 일, 아름답고 보람됩니다. 노을공원에 놀러 가시나요? 참나무 심으러 가는 건 어떠실까요?


글 | 함께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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