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에 새로 발전소가 들어온다면?
먼저 질문 하나! 원자력발전소, 석탄발전소, 태양광발전이 있다. 만약 당신이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를 하나 더 지어야 한다면 어떤 발전소를 선택할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전소는 당신이 사는 마을 안에 혹은 바로 옆에 지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 당장 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만 소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지금 탈원전과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논란은 이와 다르지 않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발전소를 사용할 것인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더 지을 것인가’. 아니면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릴 것인가’에 관한 선택이 논란의 핵심이다.
당신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러줄 것인가
사실 단순히 발전소 하나 지어 전력을 생산하는 문제가 아니다.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부지 선정, 연료 수급, 가동 중 유지관리, 폐기물 처리 등등 수많은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연료는 자급이 가능한지, 그렇지 않고 수입을 해야 한다면 지속가능하게 조달이 가능한지도 따져야 한다. 가동 중 발생하는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 처리 방법도 다 계획되어 있어야 한다.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도 결정된다. 만약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발전소를 짓는다면 결국 당신 아이에게 그 수많은 폐기물을 떠넘기는 일이 될 것이다. 연료가 한정되어 있고 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발전소라면 아이들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우리가 일으킨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만 보게 될 것이다. 사실 이미 우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떠넘겼다.
석탄화력발전 가동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불러왔으며 원전 가동으로 수많은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그 핵폐기물은 너무나 치명적이라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조차 찾지 못하고 발전소 부지에 임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당신의 선택이 아이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 수도 있다.
어떤 발전소를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수많은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엔 우리와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거짓말도 있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보자.
태양광이 비싸다고? 계산방식이 공정하지 않다
원전에 비해 태양광 발전비용이 비싸다는 주장은 한국전력에서 구입하는 전력가격을 근거로 삼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1kwh당 연료원별 정산단가는 원자력 60.9원, 유연탄 82.9원, 태양광 96원, 무연탄 101.8원이었다. 이는 발전소의 건설비, 운전유지비, 연료비만을 근거로 산출한 가격이다. 즉 눈에 보이는 것들만 단순하게 계산된 금액으로 공정하지 않은 계산이다.
발전소는 전력을 생산하면서 전력 외 부수적인 것들도 발생시킨다. 이를테면 석탄화력발전소는 전력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의 사회적 비용은 1톤당 2.77억 원(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며 온실가스는 1000톤당 0.42억 원이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 단가에는 이에 대한 금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당장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개인들이 따로 비용을 지불해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를 구입하거나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정부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와 의료비 역시 석탄화력발전 단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온실가스도 마찬가지다.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로 해마다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를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비용 역시 발전단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결국 개인적으로 지출하거나 세금을 통해 발전단가를 훨씬 넘어서는 금액을 이미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원전은 세금 폭탄 불러올 것
원전은 더 심각하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의 처리 비용, 원전 해체 비용, 사고 시 수습 비용 등은 발전단가에 빠져 있거나 일부만이 포함되었을 뿐이다. 원전해체 비용, 핵폐기물 관리비용은 2년마다 검토해 고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비용이 매년 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중저준위 방폐물 관리비용을 1373만 원(200리터 드럼당)으로 산정해 고시했다. 이는 2015년에 비해 12.6퍼센트가 증가한 금액이다. 원전해체 비용 충당금도 16.7퍼센트 올린 7515억 원으로 산정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담금은 산정조차 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분명한 것은 이 비용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핵폐기물을 비롯한 원전 사후 처리 비용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부담하도록 되어있지만 한수원은 전혀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백재현 국회의원이 산자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전사후처리 총사업비와 적립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사업비 100.6조 원 중 19.3조 원만 적립되었을 뿐이다. 이마저도 13.3조 원은 부채 형식으로 적립됐다. 남은 81조 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사업자는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 발생에도 대비해야 한다. 2011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 비용을 5조8천억 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집계된 후쿠시마 사고 처리 비용은 손해배상액 7조9천억 엔, 폐로 비용 8조 엔, 제염 비용 4조2천억 엔 등 총 23조5천억 엔(236조 원)으로 4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 2018.07.11 ‘원전이 싸다는 착각, 사고폐로 비용 부담자를 모르니까’) 이 금액엔 제염 폐기물 최종 처리 비용과 사고 주변 지역인 ‘귀환 곤란 지역’ 제염 비용 등은 빠져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공개한 한국전력의 ‘균등화 발전원가 해외사례조사 및 시사점 분석’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기준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중대사고 발생 시 원전 지역 사고비용은 △한울(울진) 원전 864조 원 △한빛(영광) 원전 907조 원 △월성 원전 1419조 원 △고리 원전 2492조 원 등으로 나타났다. 4개 원전지역의 평균 사고 추정비용은 평균 피해 액수는 1421조 원이다. 현재 원자력손해배상법에 따르면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수원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는 최대 5000억 원이다. 이에 한수원의 무한책임을 내용으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법이 개정된다 해도 한수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7년 기준으로 한수원의 자산총액은 약 53조 원이다. 한수원이 사고 발생에 대비해 가입된 보험도 고작 460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들과 다음 세대가 고스란히 받게 될뿐더러 그 비용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격경쟁력은 태양광이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 여러 나라들은 균등화발전비용으로 발전비용을 평가한다. 균등화발전비용이란 단순히 건설비, 연료비, 운전유지비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발전설비의 수명기간 동안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총발전량으로 균등화한 비용을 말한다. 균등화발전비용을 도입한 미국과 유럽연합 등지에서는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더 싸다고 평가한다. 미국은 2022년이면 태양광(1㎿당 66.8달러)이나 육상 풍력(52.2달러) 발전 비용이 원자력(99.1달러)을 크게 밑돌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영국도 2025년 기준 발전비용은 태양광(1㎿당 63파운드)과 육상 풍력(61파운드)이 원자력(95파운드)보다 낮아진다고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균등화발전비용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조직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경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의 균등화 발전비용은 원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굳이 균등화발전비용이 아니더라도 태양광의 발전단가는 더 떨어질 것이다. 태양광발전은 연료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는다. 반면 석탄화력발전과 원전은 연료 전량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그 비용 또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은 유지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적다. 태양광 발전단가의 대부분을 태양광 모듈과 패널 설치비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보급량이 증가하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17년 1kw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는 1388달러로 2010년 설치비의 31.6퍼센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태양광 설치비는 1kwh당 2005년 1473만 원에서 2010년 442만 원, 2018년 143만 원으로 떨어졌다. 균등화발전비용으로 태양광 발전단가를 산정하면 1kwh당 2005년 1123원에서 2017년 126원, 2018년 121원으로 떨어졌다. 2023년 이후엔 100원 이하로 낮아지고 2030년에는 84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
글 | 박은수 기자
우리 마을에 새로 발전소가 들어온다면?
먼저 질문 하나! 원자력발전소, 석탄발전소, 태양광발전이 있다. 만약 당신이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를 하나 더 지어야 한다면 어떤 발전소를 선택할 것인가.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전소는 당신이 사는 마을 안에 혹은 바로 옆에 지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 당장 그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만 소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지금 탈원전과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논란은 이와 다르지 않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발전소를 사용할 것인가’.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을 더 지을 것인가’. 아니면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릴 것인가’에 관한 선택이 논란의 핵심이다.
당신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러줄 것인가
사실 단순히 발전소 하나 지어 전력을 생산하는 문제가 아니다.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부지 선정, 연료 수급, 가동 중 유지관리, 폐기물 처리 등등 수많은 문제들을 고려해야 한다.
발전소가 들어설 부지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연료는 자급이 가능한지, 그렇지 않고 수입을 해야 한다면 지속가능하게 조달이 가능한지도 따져야 한다. 가동 중 발생하는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 처리 방법도 다 계획되어 있어야 한다.
당신이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도 결정된다. 만약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발전소를 짓는다면 결국 당신 아이에게 그 수많은 폐기물을 떠넘기는 일이 될 것이다. 연료가 한정되어 있고 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발전소라면 아이들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우리가 일으킨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만 보게 될 것이다. 사실 이미 우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떠넘겼다.
석탄화력발전 가동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불러왔으며 원전 가동으로 수많은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그 핵폐기물은 너무나 치명적이라 어떻게 처리할지 방법조차 찾지 못하고 발전소 부지에 임시 보관하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당신의 선택이 아이들을 더 나은 삶으로 이끌 수도 있다.
어떤 발전소를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수많은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엔 우리와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거짓말도 있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하나하나 짚고 넘어가보자.
태양광이 비싸다고? 계산방식이 공정하지 않다
원전에 비해 태양광 발전비용이 비싸다는 주장은 한국전력에서 구입하는 전력가격을 근거로 삼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1kwh당 연료원별 정산단가는 원자력 60.9원, 유연탄 82.9원, 태양광 96원, 무연탄 101.8원이었다. 이는 발전소의 건설비, 운전유지비, 연료비만을 근거로 산출한 가격이다. 즉 눈에 보이는 것들만 단순하게 계산된 금액으로 공정하지 않은 계산이다.
발전소는 전력을 생산하면서 전력 외 부수적인 것들도 발생시킨다. 이를테면 석탄화력발전소는 전력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초미세먼지의 사회적 비용은 1톤당 2.77억 원(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며 온실가스는 1000톤당 0.42억 원이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 단가에는 이에 대한 금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당장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개인들이 따로 비용을 지불해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를 구입하거나 우리가 낸 세금으로 정부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와 의료비 역시 석탄화력발전 단가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온실가스도 마찬가지다.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후변화로 해마다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를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비용 역시 발전단가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결국 개인적으로 지출하거나 세금을 통해 발전단가를 훨씬 넘어서는 금액을 이미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원전은 세금 폭탄 불러올 것
원전은 더 심각하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의 처리 비용, 원전 해체 비용, 사고 시 수습 비용 등은 발전단가에 빠져 있거나 일부만이 포함되었을 뿐이다. 원전해체 비용, 핵폐기물 관리비용은 2년마다 검토해 고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비용이 매년 오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중저준위 방폐물 관리비용을 1373만 원(200리터 드럼당)으로 산정해 고시했다. 이는 2015년에 비해 12.6퍼센트가 증가한 금액이다. 원전해체 비용 충당금도 16.7퍼센트 올린 7515억 원으로 산정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부담금은 산정조차 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뤘다. 분명한 것은 이 비용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핵폐기물을 비롯한 원전 사후 처리 비용은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부담하도록 되어있지만 한수원은 전혀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백재현 국회의원이 산자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전사후처리 총사업비와 적립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총 사업비 100.6조 원 중 19.3조 원만 적립되었을 뿐이다. 이마저도 13.3조 원은 부채 형식으로 적립됐다. 남은 81조 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사업자는 혹시 있을지 모를 사고 발생에도 대비해야 한다. 2011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처리 비용을 5조8천억 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집계된 후쿠시마 사고 처리 비용은 손해배상액 7조9천억 엔, 폐로 비용 8조 엔, 제염 비용 4조2천억 엔 등 총 23조5천억 엔(236조 원)으로 4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 2018.07.11 ‘원전이 싸다는 착각, 사고폐로 비용 부담자를 모르니까’) 이 금액엔 제염 폐기물 최종 처리 비용과 사고 주변 지역인 ‘귀환 곤란 지역’ 제염 비용 등은 빠져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공개한 한국전력의 ‘균등화 발전원가 해외사례조사 및 시사점 분석’ 연구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기준으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중대사고 발생 시 원전 지역 사고비용은 △한울(울진) 원전 864조 원 △한빛(영광) 원전 907조 원 △월성 원전 1419조 원 △고리 원전 2492조 원 등으로 나타났다. 4개 원전지역의 평균 사고 추정비용은 평균 피해 액수는 1421조 원이다. 현재 원자력손해배상법에 따르면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수원의 손해배상 책임 범위는 최대 5000억 원이다. 이에 한수원의 무한책임을 내용으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법이 개정된다 해도 한수원에게 모든 책임을 지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2017년 기준으로 한수원의 자산총액은 약 53조 원이다. 한수원이 사고 발생에 대비해 가입된 보험도 고작 460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국민들과 다음 세대가 고스란히 받게 될뿐더러 그 비용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격경쟁력은 태양광이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와 달리 세계 여러 나라들은 균등화발전비용으로 발전비용을 평가한다. 균등화발전비용이란 단순히 건설비, 연료비, 운전유지비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까지 발전설비의 수명기간 동안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총발전량으로 균등화한 비용을 말한다. 균등화발전비용을 도입한 미국과 유럽연합 등지에서는 태양광이 원자력보다 더 싸다고 평가한다. 미국은 2022년이면 태양광(1㎿당 66.8달러)이나 육상 풍력(52.2달러) 발전 비용이 원자력(99.1달러)을 크게 밑돌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영국도 2025년 기준 발전비용은 태양광(1㎿당 63파운드)과 육상 풍력(61파운드)이 원자력(95파운드)보다 낮아진다고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균등화발전비용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조직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경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의 균등화 발전비용은 원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굳이 균등화발전비용이 아니더라도 태양광의 발전단가는 더 떨어질 것이다. 태양광발전은 연료비가 따로 들어가지 않는다. 반면 석탄화력발전과 원전은 연료 전량을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그 비용 또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은 유지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적다. 태양광 발전단가의 대부분을 태양광 모듈과 패널 설치비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보급량이 증가하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17년 1kw의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비는 1388달러로 2010년 설치비의 31.6퍼센트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회예산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태양광 설치비는 1kwh당 2005년 1473만 원에서 2010년 442만 원, 2018년 143만 원으로 떨어졌다. 균등화발전비용으로 태양광 발전단가를 산정하면 1kwh당 2005년 1123원에서 2017년 126원, 2018년 121원으로 떨어졌다. 2023년 이후엔 100원 이하로 낮아지고 2030년에는 84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
글 | 박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