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 솔라 10] 태양광 패널은 사용 후 어떻게 처리될까?

2000년 환경연합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함께사는길 이성수

태양광의 경제성이 확보되고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계획’에 따른 지원 정책이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국내 태양광 발전시설의 보급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만 해도 9월까지 1.4기가와트(GW)의 태양광이 신규 설치되면서 지난해 신규 설치용량(1.3GW)을 이미 넘어섰고,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 누적 보급용량은 약 7.2GW에 도달했다. 한편, 태양광 확산에 따라 앞으로 발생될 폐모듈의 사용후 처리 방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폐패널은 중금속 범벅의 악성 공해 덩어리’라는 괴담까지 나오며 태양광의 확산에 제동을 걸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폐모듈은 앞으로 얼마나 발생할까? 정말 유해한 물질이 유출되는 것일까? 해외에서는 폐모듈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처리되는 것일까? 아래에서 네 가지 질문에 대한 사실을 확인해보자.

 

우리나라 태양광 폐모듈은 얼마나 발생할까?

먼저 산업통상자원부(2017)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서 폐모듈 발생량을 2020년 233톤, 2025년 4604톤, 2030년 1만9077톤으로 예측하였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태양광 보급이 확대되기 시작하였으므로, 모듈수명을 고려하였을 때 2020년대 중후반부터 폐모듈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자료(『End-of-Life Management: Solar Photovoltaic Panels』,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누적 태양광 폐모듈 발생량은 2016년 600~3000톤, 2020년 1500~1만 톤, 2030년 2만5000~15만 톤, 2040년 30만~82만 톤, 2050년 150만~230만 톤으로 전망된다. 연도별로 발생 최소량은 모든 태양광 패널이 30년 수명을 다 하고 폐기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며, 최대량은 패널이 수명이 다 되기 전에 손상되어 조기 폐기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태양광 모듈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태양광 패널은 크게 결정질 실리콘계 패널(c-Si PV)과 박막계 패널(CIGS계, CdTe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 세계와 우리나라 모두 결정질 실리콘계 패널(c-Si PV)이 시장점유율 92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2014년 기준). 실리콘계 패널은 일반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유리(패널 표면, 76퍼센트), 고분자(밀봉재와 백시트 호일 등, 10퍼센트), 알루미늄(프레임, 8퍼센트), 실리콘(셀 등, 5퍼센트), 구리(1퍼센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해물질로는 중량기준으로 단 0.1퍼센트 이하의 납이 소량 포함돼 있다(IRENA, 2016). 중금속인 납은 소량이라도 임의로 폐기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나,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카드뮴은 애초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폐패널이 중금속 범벅이라는 말 또한 과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태양광 폐모듈은 어떤 과정으로 처리될까? 

유럽연합(EU)에서는 2014년부터 태양광 패널을 폐전자제품 처리지침(「WEEE, 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의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폐모듈의 사용후 처리 관리 체계를 구축·시행하고 있다. 이 지침은 폐모듈의 회수 및 재활용 목표율을 정량적으로 설정하고 생산자가 그 책임을 지도록 한다. 생산자는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 설계부터 폐모듈의 수거·운반·재활용 처리에 대한 비용조달, 보고, 정보 제공 의무를 갖게 된다. EU 내 태양광 폐모듈의 회수 및 재활용은 <PV CYCLE>이라는 단체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처리 의무를 가진 제조업체, 판매업체, 수입업체 등 생산자가 <PV CYCLE>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재활용 규모에 따라 회비를 지불하면, <PV CYCLE>에서 직접 폐모듈을 회수하여 재활용 처리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폐모듈 처리 계획은?

우리나라 환경부도 앞선 EU사례를 벤치마킹하여 태양광 패널을 전자제품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및 유해물질사용제한(RoHS) 대상 품목으로 포함시켜 패널 제조사에 재활용부담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을 올해 10월 발표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는 생산업체에 자사 제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재활용할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현재 냉장고, 세탁기 등 27종의 전자제품에 대해 시행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이 EPR의 대상 품목이 된다면 한화큐셀과 같은 패널 제조업체가 스스로 수명이 다한 폐모듈을 회수하여 직접 재활용하거나, 전문 재활용 업체 등 제3자에게 위탁하고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환경부는 폐패널의 회수 체계, 전문 재활용 업체 등 재활용 기반이 마련되는 기간을 고려해 2021년 이후에 의무량을 부과할 예정이다. 한편, 산업부도 태양광 폐모듈 수거체계 수립 및 상용화 기술개발 등을 위해 2016년부터 ‘태양광재활용센터 구축 기반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며, 그 일환으로 충북 진천에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폐모듈 재활용센터를 건립 중이다. 태양광 폐모듈에서 유리,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은, 납 등을 회수하여 재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대 중후반부터 수명이 다한 폐모듈이 급증할 전망이며, 앞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정부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폐모듈의 수거·재사용·재활용 등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중에 있다. 태양광 패널의 경우 수거 및 재활용 체계만 잘 정립된다면 90퍼센트 이상 재활용 혹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태양광 폐모듈을 이유로 태양광 확대에 막연한 비난을 하기보다는, 현명한 폐모듈 처리 시스템을 만들고 성숙한 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재활용률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아닐까?

 

글 | 임현지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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