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공간이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극적으로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가 스스로 기후변화를 막는 존재로 바뀌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활의 변화와 고통을 겪어야 하는 시민들을 지키도록 만드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도시 녹지를 늘리는 것이 변화의 비결이다. 녹지는 단지 시민들에게 심미적 기쁨만을 주는 공간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고 도시의 낮은 생태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는 공간이다. 도시 공간의 생태적 관리, 그 시작은 녹지를 늘리는 것이다.
도시·녹지·마을·숲

ⓒ서울환경운동연합
도시 녹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발이익을 제한하고 유휴공간을 녹지로 바꾸는 시민의 선택이 필요하다. 한 평의 땅이라도 도심에 있다면 엄청난 지가를 받는 오늘의 사회체제에서 이러한 선택을 만들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오래전부터 이러한 선택을 실천에 옮겨온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전통도시에서의 경험과 해외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먼저 우리의 전통도시들은 ‘치산(治山)’과 ‘비보(裨補)’를 실현하기 위해 숲을 활용했다. 오늘날의 도시계획에서 녹지축, 그린벨트, 인공조림, 토질, 기후조절 등 5개로 범주화된 산림생태계의 관리가 바로 전통적인 ‘치산’과 연관된 것이다. ‘비보’는 풍수에서는 모자란 것을 식재와 자연건축을 이용해 보충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늘날에는 식재를 이용한 보정, 지형 보완을 통한 보정, 물을 이용한 보정 등 3개 범주의 ‘생태보정’을 뜻한다.
전통도시에서 생태보정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는 바로 ‘마을숲’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마을숲’은 식재를 이용한 보정의 일반적 형태라 할 수 있다. 충주시 주덕읍 제내리 풍덕마을 들머리에는 1906년 조성된 마을숲이 존재한다. 이 마을은 뒷산이 있지만 앞이 너무 트여 한겨울 찬바람 막기가 쉽지 않은 지형이다. 당시 풍덕마을 주민들은 집집마다 보리 한말씩 거둬 마을 입구의 땅을 산 후 그 곳에 방풍림 용도의 인공버드나무숲을 조성하였다.
해외의 사례로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남부의 대표적 산업도시로서 가마솥 형상의 분지에 자리 잡고 있어 1900년 초부터 산업화 과정에서 지독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이 심각한 건강 위협을 받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 시는 바람길을 조성하여 인접한 ‘흑림’으로부터 바람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바람이 드는 길에 있거나 인접한 구릉의 녹지를 보전하고, 건축물신축을 금지시켰으며 대신 신규 녹지를 조성했다. 슈루트가르트의 바람길은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강하게 흐르는 흐름을 도시 공간에 확산시켜 흑림의 신선한 공기를 끌어들이고 도심의 오염된 공기를 외곽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바람길은 슈루트가르트의 녹지를 타고 흘러가는 바람의 길이 되었다.
언제 심어야 하는가

ⓒ서울환경운동연합
마을과 도시의 생태성을 높이는 도시 녹지의 확대는 기존의 생태축과 도심을 잇는 생태적 연장선(효과적인 장소)에 나무를 심는 일로써 구체적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하여 ‘나무를 언제 심어야 하는가?’와 관련한 논쟁이 2004년부터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나무 심는 적기는 수목생리적 요인과 토양(수분, 유기물 등) 상태와 조림 후 환경이 중요하다. 수목생리적으로는 수액이동이 멈추는 동절기가 좋으나 동절기에 굴취·식재를 할 경우 뿌리 손상 등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동절기에 식재할 경우 흙이 뿌리에 제대로 접촉되지 않고 공기가 들어갈 틈이 생겨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늦서리가 끝나고 새순이 나오기 전으로 이때 묘목을 옮겨 심으면 뿌리가 잘 활착한다. 기후변화는 식목일 시점의 기온도 변화시켰다. 4월 5일 식목일의 과거 30년(1931~1960년) 동안과 최근 30년(1979~2008년) 동안의 기온 분석 결과를 보면, 서울의 경우 과거 30년 평균 기온이 8.0℃ 이었는데 최근 30년 평균기온은 11.0℃로 3.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과거 30년의 식목일의 기온대는 최근 3월 28일로 과거에 비해 약 8일 빨라졌다.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땅속 5센티미터 지중온도도 1940년대에는 9.5℃였지만 최근 10년 사이 11.8℃로 2.3℃가 상승했다.
기후변화는 산림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변화를 유발시킨다.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는 식물의 분포와 생육범위가 변하여 산림식생대가 달라지고, 식생의 변화에 따른 곤충의 생리생태가 변하고, 곤충의 변화에 따라 야생동물의 생리생태가 변하게 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온 상승에 따라 수분과 열수지가 변하게 되고, 유기물의 분해속도가 변하게 되며 그 결과 양분순환체계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변화에 따라 식목일을 지키는 날짜도 정부와 시민단체 간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는 식목일 날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 2004년, 2008년, 2013년 3차례에 걸쳐 검토했으나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현행 유지를 선택한 이유로 기념일 변경에 따른 비용과 역사적 의미를 들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이 음력 2월 25일로 양력으로 환산하면 4월 5일이며, 다른 하나는 조선 성종 때 선농단에서 왕이 직접 나와 농사일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환경연합은 온난화 영향으로 나무를 심기 적당한 때가 4월 5일보다 8일 정도 앞당겨졌다는 기후변화시대의 생태적 진실과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 2010년부터 정부 지정 식목일보다 빠른 ‘온난화 식목일’ 행사를 시작했다. ‘온난화 식목일’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지구를 지킨다는 의미로 기획되었다. 2017년 제8회 행사는 3월 25일 잠실 한강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시민들은 정부지정 식목일보다 온난화 식목일을 따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전국 최대 묘목시장인 경북 경산 묘목시장은 3월 초부터 각종 묘목을 팔고 있으며 3월 중순이면 묘목 구입을 위해 외지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지만 4월 5일 식목일이 되면 남은 묘목이 거의 없는 지경이라 한다. 게다가 목본들은 3월 말까지는 식재를 마쳐야 활착률이 높다는 것이 수목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미 시민들은 변화한 기후에 맞춰 실질적으로 온난화 식목일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나무에게 물어보라

ⓒ서울환경운동연합
사실 식목에 적절한 날은 단 하루가 아니며 일정 기간으로 설정된다. 산림청에서 권고하고 있는 나무심기 기간은 경기와 강원지역이 속해 있는 온대북부지역은 3월 21일부터 4월 30일까지로 권장되고 있다. 파주시는 2007년부터, 고양시는 2008년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한 평년 기온 상승 등을 감안하여 춘분일에 식목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춘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로 봄이 시작되는 날이며, 겨울철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연약해지는 시기이고, 춘분에서부터 약 20일이 기온상승이 가장 큰 때이다. 토양이 충분히 풀리기 전에는 수분 및 유기물 이동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신속한 뿌리 발달을 저해하고 건조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늦서리가 끝나고 새순이 나오기 전으로서 이때 묘목을 옮겨 심으면 뿌리가 잘 활착한다.
중요한 것은 식목에 적당한 기간이 기후변화로 인해 앞당겨졌다는 사실이다. 이를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식목 자체에도 유리하다. 또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시민들이 인지하고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사회적 행동을 조직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온난화 식목일을 국가 지정 식목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의 ‘온난화 식목일’은 산림청의 권고기간, 경기지역 지자체 식목행사 날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4절기 가운데 ‘춘분’인 3월 21일 경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가 국가 기념일을 바꾸기 쉽지 않다면 지자체들이 먼저 이를 실시하면서 일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 가운데 그 규모와 영향력이 가장 큰 서울시가 먼저 ‘온난화 식목일’을 춘분일(2017년은 3월 20일)에 지정하고 지구를 살리는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한다.
글 | 김정수 서울환경운동연합 CO₂위원장이자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
도시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공간이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극적으로 받는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가 스스로 기후변화를 막는 존재로 바뀌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생활의 변화와 고통을 겪어야 하는 시민들을 지키도록 만드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도시 녹지를 늘리는 것이 변화의 비결이다. 녹지는 단지 시민들에게 심미적 기쁨만을 주는 공간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고 도시의 낮은 생태자원을 효과적으로 확대하는 공간이다. 도시 공간의 생태적 관리, 그 시작은 녹지를 늘리는 것이다.
도시·녹지·마을·숲
ⓒ서울환경운동연합
도시 녹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발이익을 제한하고 유휴공간을 녹지로 바꾸는 시민의 선택이 필요하다. 한 평의 땅이라도 도심에 있다면 엄청난 지가를 받는 오늘의 사회체제에서 이러한 선택을 만들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오래전부터 이러한 선택을 실천에 옮겨온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전통도시에서의 경험과 해외 사례를 함께 살펴보자
먼저 우리의 전통도시들은 ‘치산(治山)’과 ‘비보(裨補)’를 실현하기 위해 숲을 활용했다. 오늘날의 도시계획에서 녹지축, 그린벨트, 인공조림, 토질, 기후조절 등 5개로 범주화된 산림생태계의 관리가 바로 전통적인 ‘치산’과 연관된 것이다. ‘비보’는 풍수에서는 모자란 것을 식재와 자연건축을 이용해 보충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오늘날에는 식재를 이용한 보정, 지형 보완을 통한 보정, 물을 이용한 보정 등 3개 범주의 ‘생태보정’을 뜻한다.
전통도시에서 생태보정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는 바로 ‘마을숲’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마을숲’은 식재를 이용한 보정의 일반적 형태라 할 수 있다. 충주시 주덕읍 제내리 풍덕마을 들머리에는 1906년 조성된 마을숲이 존재한다. 이 마을은 뒷산이 있지만 앞이 너무 트여 한겨울 찬바람 막기가 쉽지 않은 지형이다. 당시 풍덕마을 주민들은 집집마다 보리 한말씩 거둬 마을 입구의 땅을 산 후 그 곳에 방풍림 용도의 인공버드나무숲을 조성하였다.
해외의 사례로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의 경우를 볼 수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남부의 대표적 산업도시로서 가마솥 형상의 분지에 자리 잡고 있어 1900년 초부터 산업화 과정에서 지독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시민들이 심각한 건강 위협을 받고 있었다. 슈투트가르트 시는 바람길을 조성하여 인접한 ‘흑림’으로부터 바람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 바람이 드는 길에 있거나 인접한 구릉의 녹지를 보전하고, 건축물신축을 금지시켰으며 대신 신규 녹지를 조성했다. 슈루트가르트의 바람길은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강하게 흐르는 흐름을 도시 공간에 확산시켜 흑림의 신선한 공기를 끌어들이고 도심의 오염된 공기를 외곽으로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바람길은 슈루트가르트의 녹지를 타고 흘러가는 바람의 길이 되었다.
언제 심어야 하는가
ⓒ서울환경운동연합
마을과 도시의 생태성을 높이는 도시 녹지의 확대는 기존의 생태축과 도심을 잇는 생태적 연장선(효과적인 장소)에 나무를 심는 일로써 구체적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하여 ‘나무를 언제 심어야 하는가?’와 관련한 논쟁이 2004년부터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나무 심는 적기는 수목생리적 요인과 토양(수분, 유기물 등) 상태와 조림 후 환경이 중요하다. 수목생리적으로는 수액이동이 멈추는 동절기가 좋으나 동절기에 굴취·식재를 할 경우 뿌리 손상 등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동절기에 식재할 경우 흙이 뿌리에 제대로 접촉되지 않고 공기가 들어갈 틈이 생겨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늦서리가 끝나고 새순이 나오기 전으로 이때 묘목을 옮겨 심으면 뿌리가 잘 활착한다. 기후변화는 식목일 시점의 기온도 변화시켰다. 4월 5일 식목일의 과거 30년(1931~1960년) 동안과 최근 30년(1979~2008년) 동안의 기온 분석 결과를 보면, 서울의 경우 과거 30년 평균 기온이 8.0℃ 이었는데 최근 30년 평균기온은 11.0℃로 3.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과거 30년의 식목일의 기온대는 최근 3월 28일로 과거에 비해 약 8일 빨라졌다. 식물 생장에 영향을 미치는 땅속 5센티미터 지중온도도 1940년대에는 9.5℃였지만 최근 10년 사이 11.8℃로 2.3℃가 상승했다.
기후변화는 산림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변화를 유발시킨다.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는 식물의 분포와 생육범위가 변하여 산림식생대가 달라지고, 식생의 변화에 따른 곤충의 생리생태가 변하고, 곤충의 변화에 따라 야생동물의 생리생태가 변하게 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온 상승에 따라 수분과 열수지가 변하게 되고, 유기물의 분해속도가 변하게 되며 그 결과 양분순환체계와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변화에 따라 식목일을 지키는 날짜도 정부와 시민단체 간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에서는 식목일 날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 2004년, 2008년, 2013년 3차례에 걸쳐 검토했으나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현행 유지를 선택한 이유로 기념일 변경에 따른 비용과 역사적 의미를 들고 있다. 역사적인 의미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이 음력 2월 25일로 양력으로 환산하면 4월 5일이며, 다른 하나는 조선 성종 때 선농단에서 왕이 직접 나와 농사일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서울환경연합은 온난화 영향으로 나무를 심기 적당한 때가 4월 5일보다 8일 정도 앞당겨졌다는 기후변화시대의 생태적 진실과 사회적 의미를 고려해 2010년부터 정부 지정 식목일보다 빠른 ‘온난화 식목일’ 행사를 시작했다. ‘온난화 식목일’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민이 직접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지구를 지킨다는 의미로 기획되었다. 2017년 제8회 행사는 3월 25일 잠실 한강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로 시민들은 정부지정 식목일보다 온난화 식목일을 따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전국 최대 묘목시장인 경북 경산 묘목시장은 3월 초부터 각종 묘목을 팔고 있으며 3월 중순이면 묘목 구입을 위해 외지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지만 4월 5일 식목일이 되면 남은 묘목이 거의 없는 지경이라 한다. 게다가 목본들은 3월 말까지는 식재를 마쳐야 활착률이 높다는 것이 수목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미 시민들은 변화한 기후에 맞춰 실질적으로 온난화 식목일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나무에게 물어보라
ⓒ서울환경운동연합
사실 식목에 적절한 날은 단 하루가 아니며 일정 기간으로 설정된다. 산림청에서 권고하고 있는 나무심기 기간은 경기와 강원지역이 속해 있는 온대북부지역은 3월 21일부터 4월 30일까지로 권장되고 있다. 파주시는 2007년부터, 고양시는 2008년부터 지구온난화로 인한 평년 기온 상승 등을 감안하여 춘분일에 식목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춘분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날로 봄이 시작되는 날이며, 겨울철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연약해지는 시기이고, 춘분에서부터 약 20일이 기온상승이 가장 큰 때이다. 토양이 충분히 풀리기 전에는 수분 및 유기물 이동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신속한 뿌리 발달을 저해하고 건조피해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나무심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늦서리가 끝나고 새순이 나오기 전으로서 이때 묘목을 옮겨 심으면 뿌리가 잘 활착한다.
중요한 것은 식목에 적당한 기간이 기후변화로 인해 앞당겨졌다는 사실이다. 이를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식목 자체에도 유리하다. 또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시민들이 인지하고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의 사회적 행동을 조직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온난화 식목일을 국가 지정 식목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의 ‘온난화 식목일’은 산림청의 권고기간, 경기지역 지자체 식목행사 날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4절기 가운데 ‘춘분’인 3월 21일 경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가 국가 기념일을 바꾸기 쉽지 않다면 지자체들이 먼저 이를 실시하면서 일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면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자치단체 가운데 그 규모와 영향력이 가장 큰 서울시가 먼저 ‘온난화 식목일’을 춘분일(2017년은 3월 20일)에 지정하고 지구를 살리는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해 볼 것을 제안한다.
글 | 김정수 서울환경운동연합 CO₂위원장이자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