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태 3년 우리의 대처법은?

후쿠시마 사태가 어느덧 3주년을 맞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이라는 시간은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사람들의 인식 사이에 조금씩 괴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사람들이 무뎌지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사고가 일어났던 2011년 3월 11일은 그저 시작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후쿠시마 사태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현재 매일 800톤의 방사능 오염수를 양산하고 있다. 발전소 부지 내에는 40만 톤의 오염수가 저장되어 있다. 오염수는 심심찮게 바다로 흘러들고 있으며, 도쿄전력 측은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해 작년 7월 채취한 물에서 방출 기준치의 16만 배가 넘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사실을 지난 2월 초에나 밝히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지난 1월 방한한 고이데 히로아키 도쿄대 교수는 사고 핵연료의 상태에 관한 질문에 “모른다. 현장에 갈 수가 없다. 측정기 배치도 없다. 원자로가 녹아버린 것은 사실이다. 격납용기 파손도 사실이다. 녹아내린 노심이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사태 수습은커녕 사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13일, 일본에서 파견한 아마노 유키야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대책으로 그동안 일본정부가 추진해오던 대로 해양방출을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은 “앞으로 일본정부가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출 기준치에 맞춰 희석해서 바다로 방류할 경우, 방사능 오염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오염수를 희석한다고 해서 오염수의 총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앞날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이후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방사능 안전사회를 위해 일선에서 활동하는 김혜정 위원장에게 방사능 식품안전에 관해 궁금한 점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궁금해요! 방사능 식품안전 Q&A 

수입은 된다는데 시중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본 적이 없다. 일본산 수산물은 다 어디로 유통되나?

지난해 9월 정부가 후쿠시마 현을 포함한 인근 8개현 수산물 수입은 금지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은 여전히 수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중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유통과정에서 원산지가 세탁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후쿠시마 인근 8개현 수산물은 수입 금지 되었지만, 수산물 가공품은 여전히 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산물가공품의 경우 원산지(생산지명) 표기가 되지 않고 그냥 일본산으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원산지를 알 길조차 없다.

 

러시아산 등 다른 나라에서 잡힌 생선이나 국내산은 괜찮은가?

2013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입 수산물은 러시아산이 32퍼센트, 중국산이 28퍼센트, 대만산이 6퍼센트, 일본산이 2.3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수산물의 경우 중요한 것은 국적이 아니라 산지이다. 예를 들어 명태가 주로 잡히는 어장은 일본 북해도에서 멀지 않은 오오츠크 해인데, 이곳에서는 러시아 배가 잡으면 러시아산, 중국 배가 잡으면 중국산, 한국 배가 잡으면 국내산이 된다. 지난해 국내 유통중인 꽁치에서 세슘이 검출된 적이 있는데 나중에 대만산으로 밝혀졌다. 대만 배가 방사능에 오염된 해역에서 잡은 생선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해양수산부가 하고 있는 국내산 수산물 방사능 검사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적은 없고 다시마에서 검출된 사례는 있다.

 

다른 국가들은 수산물 수입을 어떻게 하고 있나?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중국은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10개현의 모든 식품과 사료를 수입 금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산 수산물의 경우 일본을 상대로 수•출입하는 업자들이 국가에 등록하도록 하고 산지와 수송 경로 등을 표기하게 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대만은 후쿠시마 인근 5개현의 모든 식품을 수입 금지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식품은 대만 현지에서 전수조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후쿠시마 인근 8개현에 대한 수산물과 수산가공품을 수입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일본산 수산물 수입에 대해 철저히 규제하고 있는 편이다. 일례로 2012년 일본에서 수입된 공산품이 자국의 방사능 기준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송 조치할 정도로 식품뿐만 아니라 공산품까지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다. 

 

수산물 외에 다른 식품은 안전하나? 일본산 맥주나 각종 가공식품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일본 전역이 방사능에 오염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고 원전에서 계속 방사능 물질이 대기와 바다로 방출되고 있어 일본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는 방사능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아베 정부가 ‘특정비밀보호법’을 제정하여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오염과 관련한 정보를 원천적으로 통제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일본 내의 식품 제조 시스템을 더더욱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측정기를 구입해 직접 측정을 한다는 식당도 생겼다. 믿을만한가?

일부 수산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 비치된 휴대용 측정기로는 식품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측정할 수 없다. 휴대용 측정기는 대기 중의 방사선량은 측정할 수 있으나,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의 오염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한 밥상을 위해 시민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가능하면 일본산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원산지를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특히 아이들은 방사능 피폭에 취약하기 때문에 학교급식에서 일본산 식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비롯하여 시민단체들이 지방자치선거를 앞두고 학교급식에서 일본산 식품과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방사능 없는 공공급식조례’ 제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글 | 함께사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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