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삼척의 승리 탈핵의 시작

ⓒ이옥분


삼척 시민들의 뜻은 분명했다. 지난 10월 8, 9일 주민투표명부 등록자 4만2488명 중 2만8868명이 참가한 삼척 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 결과 신규원전유치 반대는 85퍼센트로 찬성 14.4퍼센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미 6.4 지방선거에서 삼척시민들은 반핵 후보를 시장에 당선시켜 한차례 반핵의 뜻을 보여주었고 주민투표를 실시해 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핵발전소 부지 선정은 국가사무라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며 실체도 확인되지 않은 찬성인 서명부를 근거로 수용성을 확인했다고 묵살해온 터다. 하지만 삼척시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간주도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선거를 준비하고 또 다시 주민들의 뜻을 세상에 밝혔다. 반면 정부가 유치 근거로 내세웠던 삼척시민 찬성인 서명 명부는 조작 날조된 것임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제 이 땅에 막무가내식 핵발전소 건설은 불가하다!”고 주민들은 외치고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삼척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핵발전소 부지 선정을 철회하고 근본적으로 핵발전소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바꾸라는 소리가 높다.  

삼척의 승리, 탈핵의 시작이 될 그날을 담았다.  

 

투표 시작

ⓒ이옥분


10월 9일 오전 6시. 드디어 삼척 핵발전소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읍면동 주민센터 등 44개의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전날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투표인명부 등재 주민 3만8814명 중 5216명이 투표에 참가해 13.44퍼센트의 투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주민투표는 투표인명부에 등재한 주민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지 않으면 무산된다.  


투표에 나선 삼척시민들

ⓒ연합


“동네 사람들이 투표를 하면 원전을 막을 수 있대서 왔어. 원전 싸움을 끝낼 수 있다면 업혀서라도 투표장에서 와서 투표해야지. 이제 원전 싸움을 그만했으면 좋겠어.”  - 김 할머니 

“아버지가 반대하고, 마을 어른들이 수십 년간 싸워왔던 원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라서 의미가 남다르다. 꼭 이번 주민투표의 결과가 정부의 원전 철회 결정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홍 

(민중의 소리 ‘삼척 뜨거운 주민투표 열기’ 기사 중 인터뷰 재인용)  

 

핵발전소 부지 선정 이후 주민투표까지 핵발전소 반대를 위한 1043일의 기록 

ⓒ이옥분

 

개표

ⓒ연합


오후 8시 투표는 마무리됐다. 다행히 투표인 명부에 등재된 4만2488명 중 2만8868명이 투표에 참여해 개표할 수 있는 조건은 만족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주민들의 뜻을 확인하는 절차만 남았다.

 

반대 85퍼센트 찬성 14퍼센트

ⓒ연합


“오늘은 마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희망의 햇빛을 보는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투표 결과로 나타난 시민의 의견을 바탕으로 청와대,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중앙부처를 상대로 삼척 원전 건설 백지화 의지 천명, 전원개발사업 대진원전 예정구역 지정고시 해제 요청, 원전 예정부지 물건조사 허가취소는 물론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되지 않도록 합리적이며 강력한 대정부 설득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병행해 정부에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할 수 있도록 에너지 정책 전환을 촉구할 계획이며 원전 건설 대체산업으로 2020년까지 8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2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할 것입니다.”(선거 개표 후 주민투표 결과 전달식에서 김양호 삼척시장의 ‘주민들에게 전하는 말’ 중)

 

법적 효력 없다 VS 지정고시 해제하라

ⓒ산업통상자원부

 

10월 10일 산업자원부 입장 발표 “삼척 전원개발사업(대진원자력발전소) 예정구역이 삼척시 신청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2012년 9월 하자 없이 지정고시 되었다는 점을 확인하며, 이러한 국가사무를 대상으로 찬반투표가 실시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 산업부는 찬반투표가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에 대한 법적 효력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힌다.” 

 

ⓒ연합


같은 날 삼척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 기자회견 “이제 정부는 더 이상의 국력 낭비와 시민 갈등을 즉각 종식시킬 것을 촉구한다. 갈등과 아픔을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삼척시민들에게 누구도 더 이상의 방해 요소는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목숨을 건 투쟁으로 대응하겠다.” 

 

다시 원전백지화를 위해

ⓒ이옥분

 

주민투표 후 원전백지화 기념탑을 찾은 삼척시민들. 2014년 10월은 1998년 핵발전소 부지 예정지 해제, 2005년 핵폐기장 유치동의안 부결에 이어 또 한 번 삼척의 승리와 탈핵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글 | 함께사는길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