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1] 4년 전 그날,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벌어진 일

2011년 3월 11일 도쿄전력이 운영하던 후쿠시마 다이이치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했다. 도쿄전력은 지진과 해일로 인해 핵발전소에 전력공급이 끊겼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인 12일 가장 낡은 1호기가 폭발하고 이어 3호기, 2호기, 4호기가 차례대로 폭발했다. 위험한 방사성 물질들이 어마하게 공기와 해양으로 퍼져나갔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다. 

‘핵발전소 사고 확률은 100만분의 1도 안 된다’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안전 기술을 갖췄다’고 자신하던 일본이었다. 하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고 수습 또한 하지 못하고 있다. 3월 11일 그날의 사고로 일본의 핵발전소 안전 신화는 무너졌다. 

그날의 기록은 일본의 비극으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설계수명을 끝내고도 10년의 수명연장을 받아 가동중인 핵발전소를 비롯해 22기의 핵발전소가 가동중에 있다. 또 최근 수명 연장을 허가받은 노후 핵발전소 1기가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사고 확률 제로는 없다. 2011년 3월 11일 그날의 일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했다. 핵발전소가 가동되는 이상 100퍼센트 안전대책이란 것은 세울 수 없으며 사고가 발생하면 인간의 힘으로 수습이 불가능한 일임을 말해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안전한가. (참고: 일본 도쿄전력 홈페이지, 한국과학기술원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경과와 영향 그리고 교훈’, 그린피스의 ‘방사능방재계획 2013, 한국은 준비되지 않았다’)

 

 

일본 후쿠시마 다이이치발전소 사고 당시

•가동중: 1호기(1971년수명연장 허가) / 2호기(1974년) / 3호기(1976년)

•정기점검중: 4호기(1978년) / 5호기(1978년) / 6호기(1979년)

•운영: 도쿄전력

 

2011년 3월 11일(사고 1일)

오후 2시 46분

150킬로미터 떨어진 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9.0 지진 발생

지진 감지한 1~3호기는 자동으로 제어봉을 삽입해 가동을 중단했다. 지진으로 외부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나 비상 디젤발전기로 전력 공급을 할 수 있었다.

 

오후 3시 27분

높이 14미터의 해일이 발전소를 덮쳤다. 해일을 막기 위해 발전소 앞에 방벽을 세웠었지만 5.7미터의 방벽은 14미터의 해일을 막지 못했다. 방벽을 넘은 해일은 발전소를 덮쳤고 발전소는 바닷물에 잠겼다. 비상디젤발전기 등 전원설비를 비롯해 펌프, 배관, 탱크 등 대부분의 시설이 침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오후 4시 36분

발전소 전원 공급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축전지로 제어할 수 있는 노심격리냉각시스템을 설치했었다. 하지만 노심격리냉각시스템은 축전지가 방전되거나 과열로 고장이 나 냉각기능을 잃었다. 여전히 외부 전원은 공급되지 못했다. 냉각수 공급이 지연되면서 원자로는 과열되기 시작했다. 그 열로 인해 원자로 안에 있던 물이 끓어 증발하면서 핵연료가 물 밖으로 드러났다. 열이 계속 올라오고 급기야 연료 외부를 덮고 있던 피복관이 손상방사성 물질이 방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오후 8시 45분

원전 인근 2킬로미터 내 거주자 대피령

 

오후 9시 23분

원전 인근 3~10킬로미터 내 거주자 옥내 대피

 

오후 10시

제1원전 현장을 지휘했던 요시다 마사오 소장은 1호기 원자로 건물의 방사선량이 상승하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서야 비상냉각장치 작동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긴급대책실에 연락해 경유로 움직이는 펌프로 물을 보충하라고 지시했으나 사태는 이미 늦었다. 증기와 다량의 수소 발생으로 격납용기 내부의 압력은 증가했다.

 

 

3월 12일(사고 2일)

오전 5시 44분

원전 인근 10킬로미터 내 거주자 대피령

 

오후 3시 36분 원전1호기 폭발

이날 새벽 간 나오토 총리는 격납용기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방사능 공기 배출을 허가했지만 전력이 없어서 밸브를 돌릴 수가 없었다. 총리가 현장을 찾아 직접 지시한 후 2시 30분 결사대가 투입돼 밸브를 열고 증기 방출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원전1호기는 폭발했고 방사능 물질은 공기 중에 방출됐다.

 

오후 6시 25분

원전 인근 20킬로미터 내 거주자 대피령

 

3월 14일(사고 4일)

오전 11시 1분

원전 3호기 폭발

 

3월 15일(사고 5일)

오전 6시 14분

원전 2호기 폭발 4호기 화재

4호기는 정기 보수를 위해 정지중이었으나 사용후핵연료 저장소에 냉각이 중단되면서 이로 인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소 역시 냉각이 되지 않으면 온도가 상승냉각수가 증발할 수밖에 없다.

 

3월 21일(사고 11일)

1, 2, 5, 6호기 외부전원 연결

 

3월 25일(사고 15일)

원전 인근 20~30킬로미터 내 거주자 자율 대피 권고

 

4월 17일(사고 38일)

도쿄전력 사고회복을 위한 로드맵 발표

 

4월 21일(사고 42일)

원전 인근 20킬로미터 경계구역으로 설정

 

4월 22일(사고 43일)

원전에서 5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대피령 발표



정리 | 박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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