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의 거대한 풍경

3년에 걸쳐 발표된 『Fine Dust I, II, III 』 시리즈는 미세먼지에 관한 한국의 산업적 풍경을 다루고 있다. 사진예술을 통해서 환경오염의 현실을 시각으로 인지하고 각성을 촉구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북한산 2020 『Fine Dust I』



잠실사거리 2019 『Fine Dust I』



서산간척지 2018 『Fine Dust I』


『Fine Dust I』 시리즈는 명승지로 알려져 있거나 랜드마크가 있는 곳을 선택하여 미세먼지가 거의 없는 맑은 날과 미세먼지가 심하게 덮인 날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맷으로 촬영하여, 두 사진을 겹쳐 맑은 날을 일부 보여주는 이중프레임을 선택했다. 일부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새겨진 곳을 선택하여 미세먼지로 점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오염 이전의 맑은 풍경이 우리가 지향할 곳임을 명백히 하고 싶었다. 



북정동 2019 『Fine Dust II』








잠실 2020『Fine Dust II』 시리즈


『Fine Dust II : 14월』 시리즈는 2019~2020년까지 1년간  매일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1년의 미세먼지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각 작품은 하루를 한 개의 사각 유닛으로 오려내어 달력 형식으로 합성하여 재창조했다. 그래서 12개월의 12개의 작품과 특별히 2편의 작품 『Fine Dust II-0월』과 『Fine Dust II-13월』을 더 만들었다. 작품 『Fine Dust II-0월』은 1년간 찍은 사진 중에 대기가 맑고 깨끗한 날만 고른 반면, 『Fine Dust II-13월』은 1년 중에 흐리고 먼지로 더러운 날만을 골라서 만든 작품이다. 전자는 산업화 이전의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가 되었으면 하는 유토피아의 세계이고 후자는 우리의 현실이자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산업 활동의 가속화로 인해 결국 미세먼지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미래의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그린 것이다. 


두물머리 『Fine Dust Ⅲ』

 

『Fine Dust III』 시리즈는 특별히 합성이나 조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작품을 더하였다. 미세먼지를 채집하러 다니면서 카메라의 기계적 조작에 의해 광학적 무의식으로 찍힌 이 사진들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는 사진의 강력한 힘을 이야기하고 싶다. 

『Fine Dust』 시리즈는 사진의 본령인 기록과 표현의 경계를 오가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환경문제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플라스틱이나 폐타이어 등 버려지는 물건들을 가지고 작업한 많은 정크아트 작품들이 있다. 이 시리즈 역시 산업 쓰레기의 가장 작은 알갱이인 미세먼지를 대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정크아트의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이라는 매개를 이용해서 이 작은 분자들을 이미지화하여 액자 속에 가두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인간문명의 현주소를 말하고 ‘더 이상 안돼!’라는 강한 부정의 목소리를 보태고자 한다.


| 한기애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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