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확대 전력정책이 성공하려면

 

2017년 새로운 정권의 출범과 함께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과거와 비교할 때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부분의 미디어들이 전기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우려하는 기사를 매일이다시피 싣고 있을 정도여서 국민들의 국가 에너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싸고 안정적인 전력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전력으로

국가 에너지정책의 주요한 변화를 정리하자면 우선적으로 ‘석탄과 원자력 중심의 연료체계가 신재생에너지와 가스 중심의 연료체계로 변환’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은 과다한 탄소 배출과 미세먼지 등 환경보건 상의 문제가 크고, 원자력발전은 무엇보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싸고 안정적인 전기를 편리하게 공급하는 것이 에너지정책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기요금을 더 내더라도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를 쓰자!’는 국민 여론이 사회적으로 확산된 현실이 이러한 정책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가장 우선한 가치가, ‘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있었다면 이제는 ‘깨끗하고 안전한 전력공급’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전기에너지 공급의 가치’가 바뀐 것이다. 

원자력과 석탄의 대형발전단지 중심의 전력공급체계는 계획 측면, 건설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전력공급 방식이다. 급격히 증가하는 수요에 맞추어서 안정적으로 시설을 확충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때문에 실제로, 지금까지의 설비계획은 증가하는 전력부하에 대응하여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기의 용량 확보를 중심으로 전력공급계획이 이루어졌으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이렇게 확보한 전력을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송전망의 안정성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력망 문제 불러온 발전소 집중과 수요 집중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인 발전단지의 대형화, 전력수요의 수도권 중심 집중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되자 전력수급문제뿐 아니라 송전망 사고가 발생할 때 그 연쇄적인 파급효과로 인해 광역정전의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또한 전력계통의 신뢰도 하락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대형발전단지의 전력을 수요지까지 수송하기 위한 대용량 초고압 송전선의 건설은 송전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불가피한 피해를 불러 사회적 갈등을 불러왔다. 이러한 주민 수용성 문제로 인해 대용량 발전, 장거리 송전방식의 전력공급은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대용량 발전단지 집중화 경향은 7차 전력수급계획에까지 이어져서 여전히 대형발전단지를 중심으로 한 발전소 건설계획이 이루어졌다. 

발전소의 집중뿐 아니라 수요의 집중도 전력망 구조에서 공급 신뢰도를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난 6월 11일 수도권 광명 일대에서 발생한 정전의 경우, 수요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고장전류에 대처하기 위해 모선 분리 운전을 했는데 이때문에 정전이 발생했다. 그 정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요의 과도한 집중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송전망 측면에서는 발전기의 집중뿐 아니라 수요의 집중 또한 공급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요소가 된다. 

 

전원의 분산화가 송전망 안정성에도 유리

따라서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를 줄이면서 가스 발전기로 대체하고 △신재생에너지원을 대폭 확대하여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원을 20퍼센트까지 늘리는 전원의 분산화는 ‘송전망의 신뢰도 측면에서 볼 때 매우 바람직한 정책 변화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송전망의 안정성 측면에서 분산화는 원자력이든 석탄이든 한 발전소 부지에 많은 발전기를 두지 않고 분산하여 건설해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부지 확보의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반면, 가스 발전기나 신재생에너지는 석탄이나 원자력에 비해 부지의 제약이 훨씬 적기 때문에 전원의 분산화에 그만큼 더 적합한 전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도 풍력과 태양광은 더 이상 화석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영구청정 에너지원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이다. 이러한 장점이 세계 각국이 ‘신재생 확대정책을 유지’하면서 ‘수용성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라 할 것이다. 

 

풍력과 태양광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한 몇 가지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 확대의 주요 대상이 되는 풍력과 태양광은 기상상황에 따라 전기에너지 출력이 달라진다. 이 점이 기존의 발전원들과 매우 다른 특성이라 할 수 있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전력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해외의 경우 이러한 출력의 간헐성 문제로 정전을 경험한 경우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이 있다. △신재생설비의 기술적 한계를 개선 △적절한 백업설비의 확보를 통한 수용성 확대가 그것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풍력이나 태양광설비의 간헐성을 완화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배터리나 양수발전기 등 에너지 저장장치를 확대하는 것이다. 에너지 저장장치는 신재생출력이 많은 경우 계통의 안정화에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전력 피크 때 저장장치를 활용함으로써 신재생설비의 피크 기여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도 신재생설비 확대와 에너지 저장장치 확대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적이다. 

가스복합발전기를 가스 단독운전이 가능하도록 설비를 개선하고, 필요한 경우 빠른 시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가스발전기 등 설비의 보강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백업설비를 가장 경제적으로 필요한 만큼 확보하는 것이며, 수요자원시장과 백업설비를 연계하면 더욱 경제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다. 


안전한 전력 공급 위해 지혜를 모을 때

신재생에너지가 가지는 기술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력당국에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기술 개발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정책적, 학문적 노력도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력설비가 실제로 전력생산 현장에서 확대되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풍력이나 태양광 설치를 위한 부지의 확보, 다지점에서 확대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처리하는 송전망과 변전소의 추가 설치하는 데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절실하다. 국민 수용성 문제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어렵다면 우리 전력공급시스템은 화석연료 중심의 공급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전력공급시스템은 전력당국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20퍼센트 이상의 확대는 확실히 도전적인 목표이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원믹스 측면에서 더 장기적이고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전력’의 공급이라는 가치 위에 ‘안전한 전력’의 공급이라는 가치를 더할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글 | 전영환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 교수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