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가 들이친 타라와 북부에서 남쪽으로 배를 타고 피난 가던 아빠가 4살 아들을 해변으로 먼저 내려 주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남태평양의 저지대 국가들과 북극 주변 공동체들이 겪는 현존하는 위협이다. 해수면 상승, 해변 황폐화, 빙하의 해빙, 남극과 북극해 얼음의 감소, 영구동토층의 해동, 그리고 슈퍼 태풍들은 수십 년 내에 수많은 공동체들이 사라질 거라는 과학자들의 예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Warm Waters(번역주-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부풀어 오르는 바닷물)’ 프로젝트는 태평양 전 지역의 공동체 속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를 조사하는 사진기록작업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브라드 소킨은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에 이르는 탐사를 통해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의 시각적 증거들을 모아왔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로비스트들 그리고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법을 찾는 데 골몰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의 영향들은 이미 현실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들과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이 함께 경험하는 지구온난화 기록들은, 기후변화가 우리 후손들이 겪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고심해야 할 현실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해수면 상승으로 폐가가 늘어난 마을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는 수십 년 내 국토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거라는 기후 과학자들의 최악의 예상을 현실로 입증해왔다. 키리바시의 아바이앙 환초 섬의 테분지나코 마을 공동체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현실을 보여준다. 키리바시 정부는 테분지나코를 ‘키리바시가 겪게 될 미래의 바로미터’라고 부른다. 테분지나코의 해변 침식은 마을 대부분을 삼킬 정도로 심각하다.
키리바시의 수도 타라와의 몇몇 공동체 거주지역들은 이미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 끊임없이 몰아쳐오는 거대한 파도에 방조제는 부서지고 주민들의 주택과 정원은 끊임없는 위협에 놓여있다. 바닷물 상승으로 조수가 높아지고 홍수가 집을 삼키는 날에는 이 지역 부모들은 아이들이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기둥에다 묶어둔다.
키리바시처럼 마셜제도공화국도 해수면 상승으로 금세기 말 안에 바다 속에 가라앉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너무나 빈번하게 거대한 파도가 지역 주민들의 집을 휩쓸고 학교, 녹지대와 공동묘지들을 물에 침수시킨다.
비정상적인 고온과 폭풍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도 작은 섬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 2015년 3월 시속 250킬로미터의 파괴적인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팸’이 바누아투와 투발루를 유린했다. 팸은 주택가를 휩쓸고 드넓은 지대의 삼림을 황폐화시켰다.
‘팸’은 바누아투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16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각 지역의 학교들과 유치원들은 일부 또는 전부 부서졌고 아이들은 수주일 동안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식수가 오염됐고 식량 재배지역이 홍수에 휩쓸렸고 바닷물에 침습됐다.
투발루 북부의 환초섬인 누이, 바이투부, 누쿠페타우도 ‘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투발루의 수상 에네레 소포아가는 전 국민의 45퍼센트인 1만 명의 주민들이 이주해야 했다고 발표했다.
팸과 같은 폭풍과는 별도로, 투발루는 기후변화로 인한 다른 위협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어떤 전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거대한 파도인 ‘킹 타이드’, 염수에 의한 민물 오염, 외곽 섬들에서 수도인 퐁가페일 섬으로 몰려드는 이주민과 도시화는 식수 공급과 토지 가용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 소녀는 수해를 피해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 섬으로 피난 온 이주민의 자식이다. 2세들은 이주섬에서 ‘마이너리터’의 삶을 살고 있다
인구과잉과 해수면 상승으로 고통 받던 약 100명의 투발루인들이 남태평양의 작은 국가 니우에 정부의 초청에 응했다. 2000년대 초 그들은 니우에로 이주해 베이어 마을에 정착했다. 그들 다수는 자신들을 ‘최초의 기후난민’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해수면 상승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고향에서보다 더 넓은 소유지에서 새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저지대 섬나라 공동체들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미육군 공병대는 160개 이상의 알래스카 시골 마을들이 기후변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의 2~3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평균 겨울철 기온은 지난 50년 사이 섭씨 6.3도나 상승했다.

급격한 해빙과 온난화로 집단 이주를 거듭하는 알래스카 원주민들. 녹아가는 얼음 뒤에 홀로 선 원주민 소녀의 운명이 위태롭다
알래스카에서 가장 시골마을의 인구는 겨우 몇 백 명에 불과하지만 차지하는 면적은 수백 제곱킬로미터나 된다. 발 아래 땅이 녹고 있지만 원주민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의 일원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남태평양의 제3세계 국민들처럼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집 앞까지 바닷물이 차오르는 파괴적인 폭풍들이 사람들의 삶의 터와 그들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다. 기온이 상승해 단단한 얼음에 균열을 내듯이 튼튼했던 공동체에서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오래된 공동체 지역들은 해법을 찾고 있지만, 얼음은 그들의 발밑에서 더 빨리 녹아간다. 과학자들과 로비스트들이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동안 알래스카 주민들의 삶은 기후변화에 적응, 이주 등 생존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를 통해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사진 | Vlad Sokhin 사진작가
역 | 박현철 parkhc@kfem.or.kr
해수가 들이친 타라와 북부에서 남쪽으로 배를 타고 피난 가던 아빠가 4살 아들을 해변으로 먼저 내려 주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는 남태평양의 저지대 국가들과 북극 주변 공동체들이 겪는 현존하는 위협이다. 해수면 상승, 해변 황폐화, 빙하의 해빙, 남극과 북극해 얼음의 감소, 영구동토층의 해동, 그리고 슈퍼 태풍들은 수십 년 내에 수많은 공동체들이 사라질 거라는 과학자들의 예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Warm Waters(번역주-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부풀어 오르는 바닷물)’ 프로젝트는 태평양 전 지역의 공동체 속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를 조사하는 사진기록작업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브라드 소킨은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에 이르는 탐사를 통해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의 시각적 증거들을 모아왔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로비스트들 그리고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해법을 찾는 데 골몰했다. 그러나 예상했던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의 영향들은 이미 현실이 됐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들과 가장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이 함께 경험하는 지구온난화 기록들은, 기후변화가 우리 후손들이 겪을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가 고심해야 할 현실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해수면 상승으로 폐가가 늘어난 마을
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는 수십 년 내 국토가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거라는 기후 과학자들의 최악의 예상을 현실로 입증해왔다. 키리바시의 아바이앙 환초 섬의 테분지나코 마을 공동체는 기후변화가 불러온 현실을 보여준다. 키리바시 정부는 테분지나코를 ‘키리바시가 겪게 될 미래의 바로미터’라고 부른다. 테분지나코의 해변 침식은 마을 대부분을 삼킬 정도로 심각하다.
키리바시의 수도 타라와의 몇몇 공동체 거주지역들은 이미 바다로 가라앉고 있다. 끊임없이 몰아쳐오는 거대한 파도에 방조제는 부서지고 주민들의 주택과 정원은 끊임없는 위협에 놓여있다. 바닷물 상승으로 조수가 높아지고 홍수가 집을 삼키는 날에는 이 지역 부모들은 아이들이 파도에 휩쓸려가지 않도록 기둥에다 묶어둔다.
키리바시처럼 마셜제도공화국도 해수면 상승으로 금세기 말 안에 바다 속에 가라앉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너무나 빈번하게 거대한 파도가 지역 주민들의 집을 휩쓸고 학교, 녹지대와 공동묘지들을 물에 침수시킨다.
비정상적인 고온과 폭풍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이변도 작은 섬나라들을 위협하고 있다. 2015년 3월 시속 250킬로미터의 파괴적인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열대성 저기압인 사이클론 ‘팸’이 바누아투와 투발루를 유린했다. 팸은 주택가를 휩쓸고 드넓은 지대의 삼림을 황폐화시켰다.
‘팸’은 바누아투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16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었다. 각 지역의 학교들과 유치원들은 일부 또는 전부 부서졌고 아이들은 수주일 동안 수업을 들을 수 없었다. 식수가 오염됐고 식량 재배지역이 홍수에 휩쓸렸고 바닷물에 침습됐다.
투발루 북부의 환초섬인 누이, 바이투부, 누쿠페타우도 ‘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투발루의 수상 에네레 소포아가는 전 국민의 45퍼센트인 1만 명의 주민들이 이주해야 했다고 발표했다.
팸과 같은 폭풍과는 별도로, 투발루는 기후변화로 인한 다른 위협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 어떤 전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거대한 파도인 ‘킹 타이드’, 염수에 의한 민물 오염, 외곽 섬들에서 수도인 퐁가페일 섬으로 몰려드는 이주민과 도시화는 식수 공급과 토지 가용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 소녀는 수해를 피해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 섬으로 피난 온 이주민의 자식이다. 2세들은 이주섬에서 ‘마이너리터’의 삶을 살고 있다
인구과잉과 해수면 상승으로 고통 받던 약 100명의 투발루인들이 남태평양의 작은 국가 니우에 정부의 초청에 응했다. 2000년대 초 그들은 니우에로 이주해 베이어 마을에 정착했다. 그들 다수는 자신들을 ‘최초의 기후난민’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해수면 상승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고향에서보다 더 넓은 소유지에서 새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저지대 섬나라 공동체들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미육군 공병대는 160개 이상의 알래스카 시골 마을들이 기후변화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래스카는 미국 본토의 2~3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고 평균 겨울철 기온은 지난 50년 사이 섭씨 6.3도나 상승했다.
급격한 해빙과 온난화로 집단 이주를 거듭하는 알래스카 원주민들. 녹아가는 얼음 뒤에 홀로 선 원주민 소녀의 운명이 위태롭다
알래스카에서 가장 시골마을의 인구는 겨우 몇 백 명에 불과하지만 차지하는 면적은 수백 제곱킬로미터나 된다. 발 아래 땅이 녹고 있지만 원주민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 수 없다. 알래스카 원주민 공동체들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의 일원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남태평양의 제3세계 국민들처럼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집 앞까지 바닷물이 차오르는 파괴적인 폭풍들이 사람들의 삶의 터와 그들의 영혼을 잠식하고 있다. 기온이 상승해 단단한 얼음에 균열을 내듯이 튼튼했던 공동체에서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오래된 공동체 지역들은 해법을 찾고 있지만, 얼음은 그들의 발밑에서 더 빨리 녹아간다. 과학자들과 로비스트들이 기후변화의 원인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동안 알래스카 주민들의 삶은 기후변화에 적응, 이주 등 생존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를 통해 더 많은 사진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 · 사진 | Vlad Sokhin 사진작가
역 | 박현철 parkhc@kfe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