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준
지난 2월 28일 대한민국 해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와 주민, 활동가 등 개인 116명을 대상으로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 책임을 묻겠다며 34억 원대의 구상금을 청구했다. 구상권은 남을 대신하여 빚을 갚아 준 사람이 다른 연대 채무자나 주된 채무자에게 그만큼의 재산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연 대한민국의 구상금 청구의 근거는 타당한가. 강정마을 구상금 청구 사건을 살펴보자.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다
위 소송의 원고는 대한민국, 피고는 대한민국 국민 116명과 사회단체 5개이다. 원고인 대한민국이 제시한 구상금 청구의 근거는, ‘대한민국은 삼성물산과의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계약상 의무가 있고, 피고들은 삼성물산에 대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있는데, 양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이며, 양 채무의 발생은 피고들의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서 대한민국의 과실은 없다 할 것이므로, 대한민국과 피고들 상호 간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부담 부분은 0이고, 따라서 피고들은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한 부분을 대한민국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보전 및 손해배상을 대한민국에 요구한 바 있다. 계약상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한 대한민국은 이 가운데 약 34억 원을 구상금 청구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 등으로부터 받겠다는 것이다.
피고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항의를 한 이유는 공사의 시작과 진행 과정에서 불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입지타당성의 부존재, 설계오류, 주민들의 동의 없이 공사를 시행한 것(2007년 당시 이루어진 마을 총회는 무효이다) 등이 그 불법이다. 그리고 공사가 지연되어 대한민국이 공사대금을 추가지급하게 된 이유도 그러한 불법들과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입지타당성조사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강정마을로 입지선정을 했기 때문에, 해군기지건설공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강정 앞바다는 풍랑이 세어서 오탁방지막이 자주 훼손되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오탁방지막이 훼손된 중에도 준설공사를 강행하였고,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오탁방지막을 복구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리고 강정해안에 태풍이 지나가자 케이슨(방파제의 기초가 되는 시멘트 구조물) 여러 개가 파손되어서 케이슨을 새로 제작해야만 했고, 옆으로 밀려난 케이슨은 케이슨 속을 파내어 다시 바닥 정지작업(바다 바닥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한 뒤 재거치(케이슨을 다시 제자리에 위치시키는 것)시켜야만 했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부담부분은 0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책임의 대부분을 대한민국이 져야 한다. 더욱이 이렇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항의한 국민들에게 추가공사대금 지급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구상금청구를 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기 위한 소송
이 사건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정부나 대기업에 비판적인 집회 등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유형의 소송을 전략적 봉쇄소송(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 : SLAPP)이라고 하여 조기에 각하시키는 법리가 마련되어 있다. 전략적 봉쇄소송은 소송에 수반되는 비용, 시간 및 정신적 부담으로 인해 공적 발언 및 참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소송을 조기각하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피고는 원고의 소송 제기가 사회적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연방헌법 수정 제1조가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행한 피고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는 점만 입증하면 되고 원고에게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려는 의도(intend to chill)가 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없다. 그리고 제출된 모든 서면자료에 의해 판단할 때 원고의 승소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국정원)이 민간인 사찰의혹을 제기한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2008년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인근 상인들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쇠고기수입업체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등 공적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의 소송이 많이 제기되어 전략적 봉쇄소송 법리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특히 전략적 봉쇄소송의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가압류 "가처분이다. 가압류로 인한 심리적 타격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노조 등에 대한 기업체의 봉쇄소송 기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압류 등을 악용해 SLAPP를 시도하는 것을 받아들여주지 않도록 하는 Anti-SLAPP 법이 있는데, 아직 국내도입 가능성은 낮다.
다만, 목적물의 가액과 보전명령 종류만 보고 담보액을 결정하게 되어 있는 현행 가압류 제도를 조금 바꾸어, 채무자의 예상 손해와 승소 가능성을 살펴보고 법원의 재량을 일정부분 열어두는 방식으로 바꾼다면 봉쇄소송에 대한 억제가 조금이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은 잘못된 국책사업에 대한 표현의 자유이며 해군의 구상금 청수소송을 철회하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이영웅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전원재판부 결정). 표현의 자유의 일종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본질적 요소를 이루고 있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그 속성상 많은 경우에 타인의 명예, 사생활의 자유, 업무의 평온 등 다른 권리나 이익과 충돌하는 면이 있다. 만약 타인의 명예, 사생활, 권리 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현행위만을 보호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의 한계는 다른 권리나 이익의 제한에 대한 수인(受忍)한도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제주지방법원 2016. 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대법원은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나 통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라고 판시하였고, “소비자 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 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 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이 규모 및 영향력, 불매 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 "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라고 판시하였다.
국책사업 반대 국민들에 대한 응징을 거둬라
대한민국은 강정마을에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그것은 강정마을 공동체의 파괴나 환경훼손에 그치지 않으며, 제주 해군기지의 앞으로의 유지비용의 부담, 제주해군기지가 국가안보에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는 점 등 한국국민 전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반 국민들까지 모두 이러한 문제들을 수없이 많이 지적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러한 목소리를 모두 ‘공사방해행위’로만 보고, 형사 처벌에 이어 거액의 구상금청구소송에까지 이르렀다. 잘못된 국책사업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국민들에게 이러한 방식의 응징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이 위축되어 잘못을 보고도 문제제기 하기 꺼려하게 된다면,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떠한 미래를 갖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글 | 백신옥 변호사
ⓒ김병준
지난 2월 28일 대한민국 해군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와 주민, 활동가 등 개인 116명을 대상으로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 책임을 묻겠다며 34억 원대의 구상금을 청구했다. 구상권은 남을 대신하여 빚을 갚아 준 사람이 다른 연대 채무자나 주된 채무자에게 그만큼의 재산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연 대한민국의 구상금 청구의 근거는 타당한가. 강정마을 구상금 청구 사건을 살펴보자.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을 요구하다
위 소송의 원고는 대한민국, 피고는 대한민국 국민 116명과 사회단체 5개이다. 원고인 대한민국이 제시한 구상금 청구의 근거는, ‘대한민국은 삼성물산과의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계약상 의무가 있고, 피고들은 삼성물산에 대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있는데, 양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이며, 양 채무의 발생은 피고들의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서 대한민국의 과실은 없다 할 것이므로, 대한민국과 피고들 상호 간의 내부관계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부담 부분은 0이고, 따라서 피고들은 공사 방해 행위로 인한 부분을 대한민국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보전 및 손해배상을 대한민국에 요구한 바 있다. 계약상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한 대한민국은 이 가운데 약 34억 원을 구상금 청구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 등으로부터 받겠다는 것이다.
피고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항의를 한 이유는 공사의 시작과 진행 과정에서 불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입지타당성의 부존재, 설계오류, 주민들의 동의 없이 공사를 시행한 것(2007년 당시 이루어진 마을 총회는 무효이다) 등이 그 불법이다. 그리고 공사가 지연되어 대한민국이 공사대금을 추가지급하게 된 이유도 그러한 불법들과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입지타당성조사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강정마을로 입지선정을 했기 때문에, 해군기지건설공사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강정 앞바다는 풍랑이 세어서 오탁방지막이 자주 훼손되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오탁방지막이 훼손된 중에도 준설공사를 강행하였고,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오탁방지막을 복구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하라는 명령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리고 강정해안에 태풍이 지나가자 케이슨(방파제의 기초가 되는 시멘트 구조물) 여러 개가 파손되어서 케이슨을 새로 제작해야만 했고, 옆으로 밀려난 케이슨은 케이슨 속을 파내어 다시 바닥 정지작업(바다 바닥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을 한 뒤 재거치(케이슨을 다시 제자리에 위치시키는 것)시켜야만 했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부담부분은 0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책임의 대부분을 대한민국이 져야 한다. 더욱이 이렇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며 항의한 국민들에게 추가공사대금 지급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구상금청구를 할 수 없다.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기 위한 소송
이 사건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여 정부나 대기업에 비판적인 집회 등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유형의 소송을 전략적 봉쇄소송(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 : SLAPP)이라고 하여 조기에 각하시키는 법리가 마련되어 있다. 전략적 봉쇄소송은 소송에 수반되는 비용, 시간 및 정신적 부담으로 인해 공적 발언 및 참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소송을 조기각하시킴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피고는 원고의 소송 제기가 사회적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연방헌법 수정 제1조가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행한 피고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는 점만 입증하면 되고 원고에게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려는 의도(intend to chill)가 있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은 없다. 그리고 제출된 모든 서면자료에 의해 판단할 때 원고의 승소가능성이 인정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국정원)이 민간인 사찰의혹을 제기한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2008년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인근 상인들이 시민단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쇠고기수입업체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PD수첩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등 공적사안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의 소송이 많이 제기되어 전략적 봉쇄소송 법리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특히 전략적 봉쇄소송의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가압류 "가처분이다. 가압류로 인한 심리적 타격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노조 등에 대한 기업체의 봉쇄소송 기법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압류 등을 악용해 SLAPP를 시도하는 것을 받아들여주지 않도록 하는 Anti-SLAPP 법이 있는데, 아직 국내도입 가능성은 낮다.
다만, 목적물의 가액과 보전명령 종류만 보고 담보액을 결정하게 되어 있는 현행 가압류 제도를 조금 바꾸어, 채무자의 예상 손해와 승소 가능성을 살펴보고 법원의 재량을 일정부분 열어두는 방식으로 바꾼다면 봉쇄소송에 대한 억제가 조금이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은 잘못된 국책사업에 대한 표현의 자유이며 해군의 구상금 청수소송을 철회하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이영웅
헌법 제21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0. 2. 25. 선고 2008헌마324 전원재판부 결정). 표현의 자유의 일종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의 본질적 요소를 이루고 있는 매우 중요한 기본권이다.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그 속성상 많은 경우에 타인의 명예, 사생활의 자유, 업무의 평온 등 다른 권리나 이익과 충돌하는 면이 있다. 만약 타인의 명예, 사생활, 권리 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표현행위만을 보호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의 한계는 다른 권리나 이익의 제한에 대한 수인(受忍)한도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제주지방법원 2016. 2. 18. 선고 2014노589 판결).
대법원은 “집회나 시위는 다수인이 공동 목적으로 회합하고 공공장소를 행진하거나 위력 또는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인의 의견에 영향을 주거나 제압을 가하는 행위로서, 그 회합에 참가한 다수인이나 참가하지 아니한 불특정 다수인에게 의견을 전달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소음이나 통행의 불편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부득이한 것이므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아니한 일반 국민도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라고 판시하였고, “소비자 불매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해당 소비자 불매운동의 목적, 불매운동에 이르게 된 경위, 대상 기업의 선정 이유 및 불매운동의 목적과의 연관성, 대상 기업의 사회 "경제적 지위와 거기에 비교되는 불매운동이 규모 및 영향력, 불매 운동 참여자의 자발성, 불매운동 실행과정에서 다른 폭력행위나 위법행위의 수반 여부, 불매운동의 기간 및 그로 인하여 대상 기업이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그에 대한 대상기업의 반응이나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 "실질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도410 판결)라고 판시하였다.
국책사업 반대 국민들에 대한 응징을 거둬라
대한민국은 강정마을에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그것은 강정마을 공동체의 파괴나 환경훼손에 그치지 않으며, 제주 해군기지의 앞으로의 유지비용의 부담, 제주해군기지가 국가안보에 오히려 위협이 될 수 있는 점 등 한국국민 전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과, 일반 국민들까지 모두 이러한 문제들을 수없이 많이 지적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러한 목소리를 모두 ‘공사방해행위’로만 보고, 형사 처벌에 이어 거액의 구상금청구소송에까지 이르렀다. 잘못된 국책사업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국민들에게 이러한 방식의 응징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그리하여 국민들이 위축되어 잘못을 보고도 문제제기 하기 꺼려하게 된다면, 이 나라는 앞으로 어떠한 미래를 갖게 될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글 | 백신옥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