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Friends of the Earth 52] 지카바이러스와 빨간 불 켜진 인류 건강

2016-05-01

지카바이러스가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세계 각국은 비상이 걸렸다 ⓒAgencia Brasilia

 

전 세계가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공포에 떨고 있다. 2015년 4월부터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국가 일대에 유행하기 시작하던 지카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었고,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월 2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4월 8일 기준으로 최근 2개월 이내에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총 45곳이다. 이중 33개 국가는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고 12개 국가는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바이러스가 신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공식 선언하면서 공포는 극에 치닫고 있다. 

 

지카바이러스, 소두증 유발 확인 

지카바이러스는 뎅기열바이러스와 황열바이러스, 일본뇌염바이러스처럼 모기를 통해 감염된다. 특히 중남미에 주로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가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발진, 관절통, 결막염, 눈의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면 대부분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임산부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추정되어왔고 이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공식 확인했다. 소두증은 뇌의 크기가 너무 작은 선천적 결손증을 뜻한다. 소두증이 있는 아기는 뇌의 기능이 좋지 않아 정상적인 신체 발육을 할 수 없고, 지능이 낮아 정신지체 등의 증상을 보이다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14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보고된 소두증 의심사례는 총 7015건이다. 이 가운데 1113건이 소두증 확진 판정을 받았고, 2066건은 소두증과 무관함이 확인됐으며, 남은 3836건은 조사중이다. 브라질 당국은 소두증 확진 신생아 가운데 지카바이러스와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는 170건 이상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27개 주 전 지역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지카바이러스 피해가 브라질 인구 40퍼센트 이상이 몰려있는 남동부로 확산함에 따라 지카바이러스 피해는 4월과 5월 중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카바이러스가 급증한 이유를 환경 변화에서 찾는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등 기상이변 때문에 모기 개체 수가 급증했고, 무차별적인 환경개발로 인해 모기 서식지가 대거 도시로 이동하면서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사망의 23퍼센트 사인은? 

“건강한 인류는 건강한 환경에 의해 가능하다”(WHO 사무처장). 사진은 대기개선을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활동가들 ⓒFriends of the Earth Scotland


지카바이러스로 전 세계 보건에 적색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최근 WHO는 환경이 개선되면 전 세계 사망의 약 4분의 1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100인 이상의 전문가가 참여한 WHO의 이번 보고서는 환경이 사람들의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환경적 리스크를 줄이면 질병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러므로 전 세계 보건 당국의 질병예방 조치가 환경적 측면과 다각적으로 접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거릿 첸(Margaret Chan) WHO 사무처장은 “건강한 인류는 건강한 환경에 의해 가능하다.”며 “만약 세계 각국이 사람들이 살아가고 일하는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수백만 명이 계속 아프고 일찍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15일 WHO는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 질병과 상해로 2012년 기준 연간 1260만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사망의 23퍼센트에 해당한다. WHO는 환경적 리스크를 줄이면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의 26퍼센트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환경적 리스크를 “사람에게 외부적인, 모든 신체적 "화학적 "생물학적 요소, 그리고 이와 관련된 모든 행동”이라고 정의하며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없는 자연환경은 배제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책을 고려하여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들만 환경적 리스크로 보았다는 얘기다.

WHO는 간접흡연을 포함한 대기오염, 화학적 "생물학적 물질로 인한 수질오염 혹은 토양오염, 자외선과 전리방사선, 소음, 전자기장, 직업적 리스크와 작업조건, 주거환경, 농업 방식,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및 생태계 변화, 손 세정을 위한 깨끗한 물 수급 등 환경적 요소와 관련된 행동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환경적 요소’로 꼽았다. 반면 주류와 담배 소비,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음식, 습지와 호수 같은 개선될 수 없는 자연환경, 모기망에 먹인 살충제, 실업, 꽃가루 같은 자연적 "생물학적 요소, 합리적으로 예방될 수 없는 인간 대 인간에 의한 전염 등은 환경적 리스크에서 배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 세계 사망 5560만 건 가운데 환경적 요인에 의한 사망은 총 1260만 건으로 전체 사망의 23퍼센트에 해당된다.  

환경적 리스크 줄이면 아이들 생명도 구해 

연간 23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허혈성 심장질환은 전 세계 치사율과 장애의 으뜸가는 원인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고혈압, 식사, 물리적 활동, 담배 연기도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지만 환경적 리스크 역시 병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환경에 기인한 병의 비중은 무려 35퍼센트에 이른다. 

그럼 환경적 리스크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어떻게 유발한다는 것일까. 대기오염은 허혈성 심장질환을 진행시키고,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이며, 수명을 여러 해 단축시킬 수 있다. 고체연료(장작, 숯, 석탄, 연탄 등 고체로 된 연료)를 써서 발생하는 가정에서의 대기오염 또한 허혈성 심장질환의 중요한 원인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요리에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간접흡연이나 납에 노출되는 것도 환경적 리스크다. 이는 혈압을 높임으로써 허혈성 심장질환에 기여한다. 

비슷한 방식으로 보고서는 연간 250만 명을 사망시키고 있는 스트로크(뇌졸증과 발작 등 뇌 이상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의 42퍼센트가 환경적 요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사망의 경우 환경적 요인의 비중은 독성질환의 85퍼센트, 화기로 인한 사고의 78퍼센트, 익사의 74퍼센트, 설사병의 57퍼센트, 말라리아의 42퍼센트, 도로교통사고의 41퍼센트, 낙상의 31퍼센트 등으로 환경적 리스크를 줄이면 아이들의 생명도 구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건강한 인류를 위해

이와 함께 WHO는 환경적 리스크가 중저소득 국가에서 환경 질환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 환경적 사망의 추세가 감염성 "기생충 "영양적 원인에서 비전염성 질환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 등을 짚었다. 

사소한 것 같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환경에 대한 일상적인 주의와 환경을 고려하는 세심한 정책이 결국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든다. 전 세계는 지카바이러스 유행의 종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만큼 평소 환경에 대한 개선이 뒤따르고 환경적 리스크를 개선하는 조치가 정책에 반영된다면 합리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죽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글 | 김현지 환경운동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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