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비활성화•불안전•절망의 2015년 예산안

매해 원전 홍보예산으로만 수백억씩 지출된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18일 「경제·안전·희망을 위한 2015년 예산안」 편성을 발표했다. 정부는 경제 활성화, 안전사회 구현, 서민생활 안정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고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2015년 예산안은 특정 기업의 이익 대변과 환경파괴를 부르는 토목건설 계속사업, 그리고 그대로 국민부담으로 남게 될 예산안의 확장이다. 국민을 위한 나라는 없었다.

 

2015년 예산안 편성과 내용

지난 4월 14일 배포된 「201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 확정 보도자료에는 “재원대책 없는 세출확대 없다”며 각 부처의 세출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9월 18일 발표된 2015년 정부예산안에는 “침체된 민간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경제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확장적으로 재정운용”하겠다고 발표해, 지침과 편성의 방향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총지출은 2014년 예산안에 비해 무려 20조 원이 증가한 376조 원이다. 주목할 부분은 SOC 분야가 7000억 원 증액된 24.4조 원이고, 안전예산은 2.2조 원 증액된 14.6조 원이다. 창조경제 분야는 1.2조 원 증액되어 8.3조 원으로 편성되었으며 환경 분야는 3000억 원 증액된 6.7조 원이다. 물론 환경 예산이 환경을 지키는 예산이라면 다행이지만, 환경을 파괴하는 예산이 만만찮다. 우선 정부가 밝힌 사전예방과 위험 SOC 개선 등에 중점 지원하겠다는 안전예산에 주목해 보았다.

 

안전예산이 말하는 진짜 의미 

환경연합은 기획재정부에 ‘2015년도 안전예산(14.6조 원) 사업 목록 정보공개청구’를 했었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안전예산은 327개의 사업을 안전예산으로 분류했고, 10억 원 미만 소액사업은 제외한다고 명기했다. 안전예산에서 가장 많은 사업을 차지하는 기관은 국토교통부이다. 327개의 사업 중, 국토교통부가 무려 51개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해양수산부 38개, 소방방재청이 30개로 뒤를 이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안전예산이라 함은 당연히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 예방, 원전 사고 예방, 또는 긴급하게 투입되어야하는 예산을 떠올리기 쉽다. 정부는 사후복구→사전예방, 비상대응→일상관리로 안전투자 방향을 전환한다고 했다.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 일상관리의 숨은 의미는 바로 SOC 사업의 증액에 있다. 계속 사업으로 집행해 오던 SOC의 유지·관리비를 안전예산으로 분류해 예산을 증액시킨 것이다. 특히, 시설 유지·보수 격인 사업들이 총체적 문제사업인 4대강사업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국가하천유지보수 사업은 4대강사업으로 신설된 대규모 하천 공간에 대한 관리 사업이고, ▲댐유지관리비의 경우는 4대강사업의 완료 시점인 2012년에 사업비가 무려 102억 원이나 상승된 293억 원이었다. 정부는 이런 사업들을 안전예산이라고 분류한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 취약지점을 개선하여 통행속도를 확보하는 ▲위험도로개선 사업과 ▲자동차 부품자기인증제도 시행에 따른 자동차 안전점검 시설장비 사업 등이 있다. 그리고 ▲한국시설안전공단 출연과 ▲교통안전공단 출연 ▲금융위원회의 산업·기업은행 출자와 같이, 계속 사업으로 출연·출자되었던 예산을 안전예산으로 분류한 것은 누가 봐도 어색하다. 이와 같은 사업들은 특정한 기관·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뿐이다. 이제는 그 이익마저도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안전 만들기’의 일환으로 군의 병사 봉급 15퍼센트 인상, 신형 방탄복 보급 등 장병 안전·복지 향상을 약속했지만, 안전예산으로 분류된 327개의 사업 어디에도 국방부 관련 사업을 찾을 수 없었다. 하겠다고 한 것은 하지 않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업을 안전예산이라고 분류한 것이다.

 

4대강사업의 뒤치다꺼리 예산을 정부는 안전예산으로 분류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환경예산으로 존재하는 무수한 파괴 예산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예산이 환경을 파괴하는 예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 예산이 이토록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부·처·청에 분포되어있다는 사실에 절망하게 된다. 환경예산이라면 보통 환경을 지키는 예산을 생각하지만,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하는 ▲물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아이디어 발굴 상품화, 창업지원 기반 마련을 위한 친환경 창조경제 구축지원 같은 사업도 환경부의 환경예산이라고 분류되어있다. 토목건설 사업이 전방위로 깔려있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원자력문화재단 등을 산하기관으로 가진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 산하기관들은 원자력 에너지의 긍정적인 면과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내용으로 홍보하는 ‘원전 홍보예산’을 수백억 씩 지출하고 있다. 

 

예산의 수혜자는 누구일까 

“재정의 역할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시장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는 민간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재정은 민간의 자발적 투자유인을 높이기 위한 마중물 역할 수행에 중점” 정부가 한 말이다. 민간역량 활용과 자발적 투자는 다른 말로 하면 민자유치가 된다. 이 민자유치가 낳는 결과가 재정구조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53조(재정지원)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사업시행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장기대부를 할 수 있다. 즉, 정부가 사업자에게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인데, 실제로 국토교통부 사업에는 ▲민자유치활성화 지원과 ▲민자유치건설보조금, ▲민자철도 운영지원이 있다. 이 예산지출은 민간사업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미래세대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농후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부예산서에는 하나같이 사업의 수혜자를 ‘전국민’ 또는 ‘주민’으로 명기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예산인가. 오는 10월 31일, 시민사회단체 연대기구인 ‘예산감시네트워크’는 「제 2회 정부예산만 만민공동회」를 개최한다. 정부가 특정한 이익집단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정부예산안의 문제사업들을 조목조목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정부가 얼마나 국가경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는지를 알릴 것이다.


글 | 정위지 환경운동연합 전국사무처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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