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와이에 위치한 레이산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 ⓒUSFWS
질문 하나. 인간이 만든 화학적 발명품이며 가볍고 싸다. 방수성과 절연성을 갖췄으며 색과 모양 등을 가공하기 편리하다. 성분 자체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그리고 해양 쓰레기의 주범이다. 정답은?
답은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종류는 수만 가지이며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2킬로그램 정도로 많다. 페트(PET)병과 비닐봉지 등으로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는 플라스틱은 편리하지만 환염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내구성이 높아 물에 녹지도 않고, 부식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생분해되지 않는다는 건 살아있는 유기체에 의해 소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플라스틱은 점점 더 작은 조각들로 나누어질 뿐 썩어 없어지지 않는 플라스틱 분자는 지구상 어딘가에 남게 된다.
해양 쓰레기 연간 1270만 톤
담배꽁초를 비롯해 세상의 온갖 쓰레기들의 종착지는 결국 바다다. 그리고 해양 쓰레기의 90퍼센트는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해마다 800만 톤의 병, 봉지, 장난감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가고 있으며 밀도 차이로 인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양까지 감안하면 연간 127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떠돌다가 해류의 흐름을 타고 특정 지역에 모여들고 점점 세를 불려나간다.
1997년 미국의 해양환경운동가, 찰스 무어는 하와이에서 열린 요트 경기에 참여해 LA로 향하던 중 북태평양 한가운데 환류(gyre) 지대에서 빙빙 돌고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와 마주한다. 이른바 ‘플라스틱 섬’(plastic island)의 발견이었다. 이후에도 이런 섬들은 추가적으로 계속 발견되었으며 사람들은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를 ‘플라스틱 섬’ 혹은 ‘플라스틱 소용돌이’(plastic vortex)라고 불렀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지구상의 바다 위에 있는 다섯 개 쓰레기 섬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NASA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애니메이션에 따르면 해류에 의해 운반된 쓰레기들이 인도양, 태평양 북부 및 남부, 대서양 북부 및 남부 등에서 각각 소용돌이치며 다섯 곳으로 운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바다를 얼마나 더럽히고 있는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2004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바다에서 사라지다: 플라스틱은 모두 어디 있나’에서 톰슨 플리머스대 교수는 플라스틱이 바다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모습으로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마이크로 플라스틱)은 5밀리미터 크기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한다.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빛, 바람, 온도 등의 요인으로 분해되어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매우 작아서 하수처리장 시스템으로는 걸러지지 않으며 하천과 바다로 흘러가면 수십 년 동안 분해되지 않는다. 바다에서의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빛에 노출되는 정도나 온도 등의 요인으로 육지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약화된 플라스틱에서는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되었던 화학 첨가제가 바닷물로 침출돼 나올 수 있다.
바다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플라스틱 조각을 너무 먹어 죽은 알바트로스 사체 ⓒDuncan
무엇보다 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등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플라스틱 바다는 해양생물들에게 해를 끼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물의 신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거북이가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오해하고 먹으면 비닐봉지가 거북이 뱃속을 틀어막고 거북이를 굶겨 죽게 한다. 바다 새도 사정은 마찬가지. 북해 주변에서 90퍼센트 이상의 풀머갈매기(fulmars)가 죽은 채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그들 뱃속에는 플라스틱이 있었다.
알바트로스, 펭귄, 갈매기 등은 몸에 좋을 리 없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병뚜껑이나 파편을 먹고 있다. 2015년에는 바다에 사는 새들의 80퍼센트가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1960년대 초반에는 5퍼센트 미만의 새들이 플라스틱을 먹었으나 최근 10년간 그 수치가 급증해 2010년대에는 80퍼센트까지 도달했다는 것. 2050년에는 거의 대부분의 바닷새가 플라스틱을 먹을 것이 예측됐다.
한편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오인하고 먹거나 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은 생물체에 포만감을 줘서 영양 섭취를 저해한다. 또한 체내 장기의 좁은 부분에 걸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커다란 고래부터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물들이 먹게 될 수 있다. 생물체의 소화기관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세포막을 통과할 정도로 충분히 작은 경우 배설되지 않고 세포에 흡수돼 축적된다. 미세 플라스틱이 생물체 체내에 축적된다면 인간도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의 위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포장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플라스틱 생산은 과거 50년 동안 치솟아 왔는데 1964년 1500만 톤에서 2014년 3억1100만 톤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앞으로 20년에 걸쳐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매년 최소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졌고 지금까지 바다에 흘러간 플라스틱은 1억5000만 톤이 넘는다. 향후 20년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 더 늘어나는 추세를 무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2025년 바다 속에 있는 플라스틱과 물고기의 비율은 1대 3이 되고, 2050년에는 1대 1로 같아지는 지경에 이른다.
플라스틱으로부터 바다를 구하라
해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가운데 재활용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플라스틱이라는 성분 자체의 분해 주기는 반영구적일 만큼 긴 반면 제품으로서의 플라스틱의 수명은 인간들 사이에서 매우 짧다.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 가운데 포장 용도로 쓰이는 비중은 26퍼센트이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의 양은 약 14퍼센트에 불과하다. 포장이 아닌 일반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이보다 낮다. 종이의 재활용 비율이 58퍼센트, 철과 금속의 재활용 비율이 70퍼센트에서 90퍼센트 정도인 것에 비하면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턱없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죽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바다에 플라스틱 섬이 생겼을까. 해양생물 또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1차적 피해자가 되고 있고,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로 위험한 손길을 뻗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을 이대로 플라스틱 바다에서 헤엄치게 할 텐가?
글 | 김현지 환경운동연합 회원
하와이에 위치한 레이산섬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 ⓒUSFWS
질문 하나. 인간이 만든 화학적 발명품이며 가볍고 싸다. 방수성과 절연성을 갖췄으며 색과 모양 등을 가공하기 편리하다. 성분 자체의 수명은 반영구적이다. 그리고 해양 쓰레기의 주범이다. 정답은?
답은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종류는 수만 가지이며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1인당 연간 42킬로그램 정도로 많다. 페트(PET)병과 비닐봉지 등으로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는 플라스틱은 편리하지만 환염오염의 주범이기도 하다. 내구성이 높아 물에 녹지도 않고, 부식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생분해되지 않는다는 건 살아있는 유기체에 의해 소화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플라스틱은 점점 더 작은 조각들로 나누어질 뿐 썩어 없어지지 않는 플라스틱 분자는 지구상 어딘가에 남게 된다.
해양 쓰레기 연간 1270만 톤
담배꽁초를 비롯해 세상의 온갖 쓰레기들의 종착지는 결국 바다다. 그리고 해양 쓰레기의 90퍼센트는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해마다 800만 톤의 병, 봉지, 장난감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가고 있으며 밀도 차이로 인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양까지 감안하면 연간 127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떠돌다가 해류의 흐름을 타고 특정 지역에 모여들고 점점 세를 불려나간다.
1997년 미국의 해양환경운동가, 찰스 무어는 하와이에서 열린 요트 경기에 참여해 LA로 향하던 중 북태평양 한가운데 환류(gyre) 지대에서 빙빙 돌고 있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와 마주한다. 이른바 ‘플라스틱 섬’(plastic island)의 발견이었다. 이후에도 이런 섬들은 추가적으로 계속 발견되었으며 사람들은 이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를 ‘플라스틱 섬’ 혹은 ‘플라스틱 소용돌이’(plastic vortex)라고 불렀다.
미국항공우주국 NASA는 지구상의 바다 위에 있는 다섯 개 쓰레기 섬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NASA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애니메이션에 따르면 해류에 의해 운반된 쓰레기들이 인도양, 태평양 북부 및 남부, 대서양 북부 및 남부 등에서 각각 소용돌이치며 다섯 곳으로 운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바다를 얼마나 더럽히고 있는지 강조하는 대목이다.
2004년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 ‘바다에서 사라지다: 플라스틱은 모두 어디 있나’에서 톰슨 플리머스대 교수는 플라스틱이 바다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모습으로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마이크로 플라스틱)은 5밀리미터 크기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을 의미한다.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빛, 바람, 온도 등의 요인으로 분해되어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 미세 플라스틱은 크기가 매우 작아서 하수처리장 시스템으로는 걸러지지 않으며 하천과 바다로 흘러가면 수십 년 동안 분해되지 않는다. 바다에서의 플라스틱 분해 속도가 빛에 노출되는 정도나 온도 등의 요인으로 육지보다 느리기 때문이다. 약화된 플라스틱에서는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되었던 화학 첨가제가 바닷물로 침출돼 나올 수 있다.
바다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플라스틱 조각을 너무 먹어 죽은 알바트로스 사체 ⓒDuncan
무엇보다 물고기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등 바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플라스틱 바다는 해양생물들에게 해를 끼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양생물의 신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거북이가 비닐봉지를 해파리로 오해하고 먹으면 비닐봉지가 거북이 뱃속을 틀어막고 거북이를 굶겨 죽게 한다. 바다 새도 사정은 마찬가지. 북해 주변에서 90퍼센트 이상의 풀머갈매기(fulmars)가 죽은 채 발견된 적이 있었는데 그들 뱃속에는 플라스틱이 있었다.
알바트로스, 펭귄, 갈매기 등은 몸에 좋을 리 없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병뚜껑이나 파편을 먹고 있다. 2015년에는 바다에 사는 새들의 80퍼센트가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1960년대 초반에는 5퍼센트 미만의 새들이 플라스틱을 먹었으나 최근 10년간 그 수치가 급증해 2010년대에는 80퍼센트까지 도달했다는 것. 2050년에는 거의 대부분의 바닷새가 플라스틱을 먹을 것이 예측됐다.
한편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오인하고 먹거나 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은 생물체에 포만감을 줘서 영양 섭취를 저해한다. 또한 체내 장기의 좁은 부분에 걸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커다란 고래부터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여러 동물들이 먹게 될 수 있다. 생물체의 소화기관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세포막을 통과할 정도로 충분히 작은 경우 배설되지 않고 세포에 흡수돼 축적된다. 미세 플라스틱이 생물체 체내에 축적된다면 인간도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의 위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포장은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플라스틱 생산은 과거 50년 동안 치솟아 왔는데 1964년 1500만 톤에서 2014년 3억1100만 톤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앞으로 20년에 걸쳐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매년 최소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졌고 지금까지 바다에 흘러간 플라스틱은 1억5000만 톤이 넘는다. 향후 20년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 더 늘어나는 추세를 무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2025년 바다 속에 있는 플라스틱과 물고기의 비율은 1대 3이 되고, 2050년에는 1대 1로 같아지는 지경에 이른다.
플라스틱으로부터 바다를 구하라
해법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가운데 재활용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게 현실이다. 플라스틱이라는 성분 자체의 분해 주기는 반영구적일 만큼 긴 반면 제품으로서의 플라스틱의 수명은 인간들 사이에서 매우 짧다.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 가운데 포장 용도로 쓰이는 비중은 26퍼센트이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포장 쓰레기의 양은 약 14퍼센트에 불과하다. 포장이 아닌 일반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이보다 낮다. 종이의 재활용 비율이 58퍼센트, 철과 금속의 재활용 비율이 70퍼센트에서 90퍼센트 정도인 것에 비하면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턱없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죽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바다에 플라스틱 섬이 생겼을까. 해양생물 또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1차적 피해자가 되고 있고, 미세 플라스틱은 생태계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로 위험한 손길을 뻗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을 이대로 플라스틱 바다에서 헤엄치게 할 텐가?
글 | 김현지 환경운동연합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