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사람이 살지 않는 땅, 아무르 강의 사람들은 어디로 갔는가

아무르 강 유람선에 탄 젊은 연인들

 

러시아의 동쪽 끝, 중국의 북부 지방에 아무르 강이 흐른다. 이 글과 사진은 원주민들이 다무르 또는 흑룡강이라고 부르는 이 강의 상류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다룬 연구이자 다큐멘터리다.   

1650년 경 러시아 군대는 아무르 강 상류로 진격해 강기슭에 알바지노 요새를 건설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지역을 두고 중국의 청나라와 지역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결국 러시아는 요새를 불태우고 이 지역에서 철수했다. 이후 150년 이상 러시아는 이 지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세기 중엽 러시아의 루스 차르 제국은 이 지역을 탈환했고 적극적인 정착 정책을 펼쳤다.  특히 아무르 강 상류 지역이 목표였다. 루스 차르 제국은 그곳에 수인들과 실패한 혁명가들을 보냈고 러시아 중부지대의 농부들 또한 막대한 토지를 약속받고 이주했다. 이를 통해 루스 차르 제국은 광대한 영토를 확장했다. 그 당시 중국 청나라는 쇠약해져가고 있었고 러시아에게 북방 영토를 많이 잃었다. 

 

러시아령 아무르 지역에서 아무르 강을 따라 건설되는 주요 도로의 러시아 인 노동자

 

소비에트 연방 시절, 아무르 강 상류에는 바이칼-아무르 철도건설사업(BAM railway)과 같은 대형 건설·건축사업들을 수행하기 위해 수많은 이주민들이 동원됐다. 이 시기에는 금광을 비롯한 광산자원 개발, 통나무 벌채, 그리고 다른 여러 부존자원 개발사업들이 더 규모 있게 더 자주 벌어졌고 이 일을 담당할 인력들이 이 지역으로 유입됐다. 아무르 강 상류 지역은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 이곳에 이주한 사람들이 건설한 정착지들이 ‘대 러시아’와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과의 사이에 안정적인 완충지대를 형성했다. 

 

러시아령 아무르 지역 접경지대 마을의 거주자. 노인은 사라진 무엇을 보고 있는가

 

러시아령 아무르 지역의 아픈 딸을 돌보는 엄마

 

그러나 그들은 지금 ‘프리아무리예’라 불리는 러시아령 아무르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중국령 아무르령과 마주하는 1000킬로미터 길이의 아무르 강 상류지역 러시아령에는 10~12개의 마을만 있다. 반면 아무르 강 상류 접경지대의 중국령 한 성의 인구만 1억5000만 명에 달한다. 이 지역의 원주민들인 예벤키나 다무르 인들의 거주지는 지도에서 사라졌고 이들은  드넓은 시베리아 동부로 옮겨갔다. UN에 따르면 러시아는 그 광대한 영토에 거주할 인구가 향후 50년 내에 1억 명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 프리아무리예 지역 도시들에는 수많은 건설사업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제 그 도시들은 비었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일자리가 줄어들자 현대 러시아 경제 성장의 주요 요소가 된 석유와 다이아몬드 그리고 다른 부존자원들이 있는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런 인구학적 변화, 거주의 변화, 경제구조의 변화가 러시아 사회에서 점증하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와 함께 아무르 강 상류의 상황을 더욱 어렵고 극적이며 예측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글 · 사진 |  발레리 니스트라토브 사진작가

발레리 니스트라토브(Valeri Nistratov)는  17세에 사진작가가 되어 소비에트 연방 해체기 소련의 면면을 세계 미디어에 게재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해 21세에 이미 국제적인 예술다큐작가로 인정받은 러시아의 대표적 사진작가. 러시아와 아시아 접경지대의 인종, 문화, 사회적 갈등과 조화의 표정을 천착해온 그의 작품세계는 지역적 정체성과 정신세계, 소비에트 연방 이전과 이후 러시아인들의 의식세계, 사회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삼고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국제적 미디어들이 그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협조 수원화성국제사진축제(http://suwon.photo)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