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멀리서 들리는 소리

2014-02-01
겨울 들판에 서 보라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있다
 
산맥을 타고 올라오는 
봄바람 소리다
 
얼어붙은 겨울 강江가에 나가
얼음 밑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 보라
 
먼 산골짜기 바위틈에서
도란도란 흐르는 
여울소리가 스며있다
 
동트는 첫 햇살을 받으며
언덕에 올라 
눈을 감아 보라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태양太陽을 이글거리게 하는
우주의 원음原音이 조금씩 증폭增幅하는
생명의 소리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는
가슴으로 듣는다
 
귀보다 먼저
눈보다 먼저
가슴이 그 소리를 감지할 때부터
사람들은 변화의 희망을 가진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혁명에 대하여
진보에 대하여
 
사람들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열망하기 시작한다
지평선地平線 너머 더 먼 곳에서
태양太陽이 어둠을 뚫고
치솟아 오르듯이
소리없이…
 
먼데서 오는 소리는 
그렇게 들리지 않는 빛처럼
절망의 심연深淵을 거쳐 오르는
미래의 태양太陽을 숨기고 있다
 
멀리서 오는 소리를
귀담아 들으라
 
들리지 않을 것 같은 세미한 소리로
그대를 찾아오는
태양太陽을 안으라
 
새해는 지금
그 아침을 안고
우리 앞에 와 있다


 

글 | 정학

<참길회> 대표이신 정학 선생님은 환경연합의 공동대표를 역임하신 환경연합의 어르신 가운데 한 분이시다. 일생 ‘아픈 자들의 친구, 자연을 지키는 사람들의 배경이자 원군’으로서 활동하신 선생님께 함께사는길이 갑오년 새해, 독자들께 보낼 신년 권두시를 청했다. 병환으로 항암치료제의 독성과 싸우면서도 써 보내주신  「멀리서 들리는 소리」에서 노시인의 꺾이지 않는 기개, 형형히 미래를 밝히는 시선이 번쩍인다. ‘희망을 잃지 마라, 겁먹지 마라!’ 북돋우는 소리를 듣는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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