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시민감시센터는 ‘생활방사능119 측정소’를 마련하고 시민들이 의뢰한 생활용품의 방사능을 측정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생활방사능 119 측정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
지난 5월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개월을 넘고 있다. 그동안을 돌아보면 한마디로 답답함 그 자체로 표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가장 빠른 조치를 요구했던 매트리스 수거도 대진침대 본사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멈춰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수거 대상 매트리스 4만8천 개 중 7천 개는 수거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겠다고 하지만 방사능에 대한 우려와 관계부처에 대한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활 속 방사선으로 인한 문제와 피해가 대진침대 매트리스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된 것처럼 일부 라텍스 제품 등에서도 모나자이트와 같은 광물을 사용해 라돈 등이 검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은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내놓고 있지 않다. 해당 의심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이 라돈이 검출되는지 검사라도 해달라고 관계부처들에 문의를 했지만, 어렵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생활 주변 제품들 방사능 조사했더니
환경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방사선 검출이 우려되는 생활 제품들에 대해 생활방사능 119 측정소를 설치해 방사선 간이 측정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 19일부터 8월 10일까지 시민들의 의뢰를 받아 측정한 결과를 지난 7월 18일 그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 조사 결과 총 107명이 환경연합에 마련된 생활방사능119 측정소에 방문해 283건의 제품들에 대해 방사선 검출 여부를 의뢰했다. 시민들이 가져온 제품의 종류로는 라텍스(매트리스, 베개 등) 제품이 전체 71.4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건강 기능성 제품이 많았는데 음이온 벨트, 팔찌, 목걸이, 온열기기, 속옷 등이 12.7퍼센트, 생활용품(주방, 욕실 등)이 11.3퍼센트를 차지했다.
측정은 방사선(감마선, 베타선) 간이 측정기와 라돈측정기로 간이 검사를 진행했다. 배경 선량 값(인위적인 방사선 노출이 없을 경우에 해당하는 자연방사선량)과 비교해 이상 수준의 선량이 검출되는지, 라돈측정기의 경우 실내공기질 기준(4Pci/리터) 이상 검출되는지 확인했다.


측정 결과 조사대상 283건 중 31.8퍼센트에 해당하는 90건의 제품에서 방사선(감마, 베타)이 배경선량 이상 검출되었다. 배경선량 이상 방사선이 검출된 제품 51건에 대해서 라돈측정을 추가로 진행했는데, 88.2퍼센트인 45건에서 라돈이 실내공기질 기준 이상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텍스 제품의 경우 베타선, 감마선이 검출된 모든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라텍스 제품들의 원산지(구입장소 등)을 살펴본 결과 중국이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국(7건), 필리핀(3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한국, 홍콩이 각각 1건이었다.
환경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이번 중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진침대 매트리스와 같이 유사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방사선 검출 라텍스 매트리스, 베개 제품과 생활용품 등 24개 제품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정밀조사를 의뢰하고 대책을 요구하였다.
현재까지 조사를 봤을 때도 이번 라돈 검출 매트리스 사건은 단지 대진침대만의 문제로 끝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음이온 제품으로 홍보하는 각종 라텍스 매트리스, 건강 기능성 용품, 생활용품 등에서도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피해(내부피폭, 외부피폭)가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해당 제품 사용자들의 피해와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방사선(라돈 등) 검출이 확인된 제품 사용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다수 문제조차 모른 채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알더라도 제품 수거나 폐기 등에 대한 정부대책이 제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대진침대 사태 해결조차 끙끙대고 있는 지금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생활 속 방사능 문제에 대해 지금 정부의 대처를 보면 재발방지는커녕 문제를 일부러 반복해서 만드는 꼴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사건에만 3달 넘게 매달려 있고, 다른 부처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시민단체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며 제안한 민관합동대책기구는 검토조차 안 되고 있는 듯하다.
이번 라돈검출 사태는 무엇보다 그동안 ‘미량의 방사선은 문제가 없다’, ‘기준치 미만의 방사선은 안전하다’고 앵무새처럼 외쳐왔던 원자력 전문가들과 정부관료들의 안전불감증에 기인한다. 문제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눈과 귀를 막는 데만 급급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렵다.
지금도 포털 검색창에 ‘음이온’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침구류, 건강 팔찌, 속옷, 화장품, 생리대 등 제품이 수두룩 유통되고 판매되고 있다. 정부가 문제를 알면서도 미온적인 대처를 계속한다면 시민들은 계속해서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정부가 시중에 유통 중인 생활 속 방사선 피해 의심 제품들에 대해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 개정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원료를 생활 속 제품들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는 사이 방사선 측정을 위해 폭염에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매트리스를 끌고 환경연합 사무실을 방문한 시민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돈다. “세금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글 /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시민감시센터는 ‘생활방사능119 측정소’를 마련하고 시민들이 의뢰한 생활용품의 방사능을 측정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생활방사능 119 측정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
지난 5월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개월을 넘고 있다. 그동안을 돌아보면 한마디로 답답함 그 자체로 표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이 가장 빠른 조치를 요구했던 매트리스 수거도 대진침대 본사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멈춰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수거 대상 매트리스 4만8천 개 중 7천 개는 수거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겠다고 하지만 방사능에 대한 우려와 관계부처에 대한 불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생활 속 방사선으로 인한 문제와 피해가 대진침대 매트리스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된 것처럼 일부 라텍스 제품 등에서도 모나자이트와 같은 광물을 사용해 라돈 등이 검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은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내놓고 있지 않다. 해당 의심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시민들이 라돈이 검출되는지 검사라도 해달라고 관계부처들에 문의를 했지만, 어렵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다.
생활 주변 제품들 방사능 조사했더니
환경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방사선 검출이 우려되는 생활 제품들에 대해 생활방사능 119 측정소를 설치해 방사선 간이 측정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 19일부터 8월 10일까지 시민들의 의뢰를 받아 측정한 결과를 지난 7월 18일 그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 조사 결과 총 107명이 환경연합에 마련된 생활방사능119 측정소에 방문해 283건의 제품들에 대해 방사선 검출 여부를 의뢰했다. 시민들이 가져온 제품의 종류로는 라텍스(매트리스, 베개 등) 제품이 전체 71.4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건강 기능성 제품이 많았는데 음이온 벨트, 팔찌, 목걸이, 온열기기, 속옷 등이 12.7퍼센트, 생활용품(주방, 욕실 등)이 11.3퍼센트를 차지했다.
측정은 방사선(감마선, 베타선) 간이 측정기와 라돈측정기로 간이 검사를 진행했다. 배경 선량 값(인위적인 방사선 노출이 없을 경우에 해당하는 자연방사선량)과 비교해 이상 수준의 선량이 검출되는지, 라돈측정기의 경우 실내공기질 기준(4Pci/리터) 이상 검출되는지 확인했다.
측정 결과 조사대상 283건 중 31.8퍼센트에 해당하는 90건의 제품에서 방사선(감마, 베타)이 배경선량 이상 검출되었다. 배경선량 이상 방사선이 검출된 제품 51건에 대해서 라돈측정을 추가로 진행했는데, 88.2퍼센트인 45건에서 라돈이 실내공기질 기준 이상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텍스 제품의 경우 베타선, 감마선이 검출된 모든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라텍스 제품들의 원산지(구입장소 등)을 살펴본 결과 중국이 57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국(7건), 필리핀(3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한국, 홍콩이 각각 1건이었다.
환경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이번 중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진침대 매트리스와 같이 유사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방사선 검출 라텍스 매트리스, 베개 제품과 생활용품 등 24개 제품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정밀조사를 의뢰하고 대책을 요구하였다.
현재까지 조사를 봤을 때도 이번 라돈 검출 매트리스 사건은 단지 대진침대만의 문제로 끝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음이온 제품으로 홍보하는 각종 라텍스 매트리스, 건강 기능성 용품, 생활용품 등에서도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과 마찬가지로 방사선 피해(내부피폭, 외부피폭)가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해당 제품 사용자들의 피해와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방사선(라돈 등) 검출이 확인된 제품 사용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다수 문제조차 모른 채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알더라도 제품 수거나 폐기 등에 대한 정부대책이 제시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대진침대 사태 해결조차 끙끙대고 있는 지금 또 다른 피해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생활 속 방사능 문제에 대해 지금 정부의 대처를 보면 재발방지는커녕 문제를 일부러 반복해서 만드는 꼴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사건에만 3달 넘게 매달려 있고, 다른 부처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시민단체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며 제안한 민관합동대책기구는 검토조차 안 되고 있는 듯하다.
이번 라돈검출 사태는 무엇보다 그동안 ‘미량의 방사선은 문제가 없다’, ‘기준치 미만의 방사선은 안전하다’고 앵무새처럼 외쳐왔던 원자력 전문가들과 정부관료들의 안전불감증에 기인한다. 문제가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눈과 귀를 막는 데만 급급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대로 마련하기 어렵다.
지금도 포털 검색창에 ‘음이온’ 키워드로 검색만 해도 침구류, 건강 팔찌, 속옷, 화장품, 생리대 등 제품이 수두룩 유통되고 판매되고 있다. 정부가 문제를 알면서도 미온적인 대처를 계속한다면 시민들은 계속해서 불필요한 방사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루 빨리 정부가 시중에 유통 중인 생활 속 방사선 피해 의심 제품들에 대해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생활주변방사선안전관리법 개정을 통해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원료를 생활 속 제품들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는 사이 방사선 측정을 위해 폭염에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매트리스를 끌고 환경연합 사무실을 방문한 시민들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계속 맴돈다. “세금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글 /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