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로 간 일본산 수산물 정부는 뭘 했나

일본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전. 원전사고 발생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하루 300톤의 방사성 오염수가 방출되고 있으며 수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IAEA


일본정부가 한국정부의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분쟁이 패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17일 새벽 WTO로부터 「일본 수산물 WTO 분쟁 패널 최종보고서」가 한국정부에 전달되었음을 알렸다.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2013년 9월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조치로 그나마 확보했던 먹거리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동안 정부가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은 하고 있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실제 2015년 일본정부가 WTO에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진 시점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은 그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았다. 미량의 방사능은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태도의 원자력공학자를 ‘방사능안전관리 민간전문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한 것은 물론, 현지 조사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의 성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면서 불안감이 커졌지만, 당시 정부는 이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느슨한 검사시스템과 안일한 대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수산물이 그대로 시중에 유통되게 했고 전체 수산물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2013년 9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일부 수입금지 및 추가검사 조치를 시행하기 전까지 혼란의 연속이었다.

 

 

다행히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규제 조치는 수산물의 방사능 불안을 해소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다. 규제조치 이후 4년이 지나가는 지금 국내 유통 중인 수산물에 대한 기피현상을 거의 사라졌다. 

실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 및 검사 현황을 보면 상당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규제조치 시행 전까지 2년 6개월의 기간 동안 총 131건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수산물이 있었지만 단 1건도 반송 없이 시중에 유통되었다. 하지만 규제조치 시행 이후 현재까지 4년 동안 총 5건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었고, 모두 반송처리 되었다. 

방사성물질 검출 건수도 대폭 줄었지만, 실제 검출된 수산물들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반송된 것이다. 이는 일본의 수산물에서 이제 더 이상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입업자들이 일본에서 수출하는 단계에서 실시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수산물을 들여오지 않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수산물 안심할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6년이 넘고 있다. 물론 지금 사고 초기처럼 대량의 방사성물질이 유출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수습이 완료된 상황이 아니다. 여전히 하루에 300톤의 방사성오염수가 방출되고 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안에는 녹아내린 핵연료 냉각을 위해 원자로에 쏟아 부어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보관 중이다. 2014년 8월 도쿄전력은 하루에 스트론튬90 50억 베크렐, 세슘137 20억 베크렐이 바다에 방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도쿄전력 회장은 탱크에 보관 중인 약 78톤의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겠다는 이야기를 기자들에게 말했다가 일본 어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입장을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수습할 방안을 아직 찾지 못했고, 언제 완료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박완주 국회의원은 2016년 국정감사에서 일본 후생노동성 홈페이지 자료를 통해 일본수산물 검사건 총 1만8868건 중 1976건(10.5%)에서 세슘-134와 세슘-137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먹거리 안전, 정부가 지켜야 한다

아직 일본산 수산물 WTO 분쟁이 끝나지 않았다. 내년 1월 최종결과가 공개되고, 항소의 절차가 남아 있다. 최종 마무리되면 2019년에나 조치가 시행된다. 남은 기간 정부가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대책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들을 답답하게 해서는 안 된다. 관련해서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고, 소통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대처방식의 실패를 제대로 평가하고 민관합동대응기구 등을 통해 소통하고 지혜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안심하고 먹을 권리가 있다.

 

 글 |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탈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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