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가 말하는 것들

2017년 3월 여성환경연대가 생리대 속 유해물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후, 정의당 여성위원회에서 2017년 9월 환경부에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했다. 이어 11월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생리대 건강영향조사에 대한 청원을 수용한 후 2018년 3~8월에 일회용 생리대의 건강영향예비조사가 완료됐다. 예비조사 결과 연구참여자들의 호소 증상은 생리양 변화, 생리통, 생리주기 변화, 생리혈색 변화, 작열감, 짓무름, 뾰루지, 질염, 냄새, 외음부 덩어리, 생리전증후군 등이었고, 특정 생리대보다는 일회용생리대 전체에 두루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시사됐다. 이후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에 따라 일회용생리대 건강영향연구가 2019년(1차 연구)과 2020년(2차연구)에 수행됐다. 1차 연구는 대규모 단면연구와 2차년도 패널연구를 위한 시범연구로 구성되었고, 2차 연구는 패널연구였다. 단면연구는 생리대 속 유해물질이 생리관련 증상과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고, 2차년도는 패널연구를 통해 시간적 관련성까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어떤 방법으로 연구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방법론에 관한 논의가 연구 초·중기에 민관협의회에서 있었고 논의 결과를 연구에 반영해 최종보고서가 완성되었다. 연구의 시작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민관 협의에 의해 결정된 연구방법론에 의해 최종보고서가 나온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연구방법론에 문제를 제기했고 보고서 공개는 지연됐다. 이번 연구가 정말 연구방법론적 문제가 있어 공개가 지연될 만한 것이었을까. 보고서의 내용을 시민들과 함께 살펴본다. 


생리중 화학물질 노출 클수록 몸이 아팠다

먼저, 이번 연구에서 연구대상자는 생리 관련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대근무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배제했다. 또한, 생리대에 의해 노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식약처가 2017년과 2018년에 발표한 생리대 666종에 포함된 84종에 대해 설문을 통해 조사한 생리대 종류, 크기, 모양에 대해 분류하여 식약처 노출자료와 매칭하여 평가하였다. 

교육부의 협조와 노동조합, 인터넷을 통한 광고 등을 통해 모집한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생리대 속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생리 관련 증상의 관련성’을 중간 평가한 단면연구의 결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모집은 참여자가 편향성이 있고 대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표본조사를 하기로 했다. 단면조사 연구비로 2만 명을 대표성까지 확보하여 모집하고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질병청에서 조사표본을 선정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가 표본 추출을 통해 모집하므로 표본 추출된 대상자에 생리대건강영향 조사를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했지만, ‘지역사회건강조사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붙여서 할 수 없다.’는 질병청의 의견이 있어서 지역사회건강조사와 함께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표본을 찾기 위해,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시도별 연령군별 비례할당을 통하여 1만6000명을 모집했다. 최종 인터넷 등을 통한 연구진 자체 모집 5000여 명, 여론조사 업체를 통한 표본 1만6000명을 모집했다. 단면조사에서 개인적 특성, 생리 관련 특성(초경 나이, 생리기간, 생리주기 등) 등이 연구진이 모집한 5000여 명과 표본 추출한 1만6000명이 유사했고, 표본 추출한 대상자에서 생리중 노출되는 ‘유기화합물의 노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리 관련 증상 유병의 교차비가 유의하게 높게’ 나왔다.


생리대 화학물질 위험 결과에 표본 신뢰성 시비 건 식약처

단면조사에서 ‘유기화합물 노출량 증가와 생리 관련 증상 유병 교차비 증가’가 확인되었기 때문에, 2차년도 패널연구는 참가자들이 처음 연구에 참여할 때, 기초조사와 매달 생리일지를 9~11개월간 작성하여 참가자 2700여 명이 생리일지 6만4000여 건을 작성하도록 했다. 생리용품별 비교를 위해 생리컵 패널은 따로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400여 명을 추가로 모집해 5개월간 생리일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패널조사 결과에서도 ‘생리대 속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노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리 관련 증상 유병률의 위험이 증가’했고, 생리컵 사용자에 비해 생리대 사용자에서 생리 관련 외음부 증상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생리컵이 일회용생리대보다 더 안전한 것인가? 생리컵은 기존의 다른 연구에서 독성쇽증후군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컵 관리를 잘못하거나, 생리컵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질내 손상을 일으키고 이 손상 부위를 통해 균에 감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일회용생리대에 의한 피부증상보다 더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 관리했을 때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는 렌즈를 착용할 것인지 불편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없는 안경을 선택할 것인지와 비슷한 측면이다. 무엇을 사용할지는 ‘생리컵의 위험성을 알고’ 생리컵과 일회용 생리대 중 개인이 선택할 문제다.

2020년 생리대 연구가 종료된 후 민관협의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다양한 방식의 추가분석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개별 노출을 평가하지 않았고, 연구대상자 선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연구의 규모와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문제 제기이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역학조사이다. 6만4000여 건의 생리일지마다 생물학적 모니터링을 통해 노출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식약처가 생리대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유해성 평가시 사용하였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노출을 평가했다. 노출평가 방식이 일부 제한점은 있지만 역학조사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연구자가 임의로 모집한 5000여 명, 표본 추출한 1만6000여 명의 기본통계가 유사하고, 패널 대상자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1만6000명과 6만4000개의 생리일지로 자료의 수가 커서 참값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 연구대상자에 의한 결과 왜곡 가능성은 낮다.


식약처는 안전정보 추가제공, 기업은 제품 내 화학물질 줄여야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물질을 분류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은 역학연구이다. 사람에게서 어떤 물질이 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오면 동물실험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역학연구에서 그 위험성이 높다면 그 물질을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예를 들면, 일본 인쇄소 근로자들의 담관암 집단 발병 유발 물질로 1,2-디클로로프로판(1,2-DCP)이 강력히 의심됐고, 인쇄소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서 1,2-DCP 노출에 따른 담관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간암, 간선종의 발생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역학적 근거가 충분한 것으로 확인돼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이와 같이 역학은 독성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 자료다. 역학조사에서 설문조사는 가장 기본적인 조사 방법이고, 노출평가도 개별평가보다는 한 측정 자료와 사용량을 가지고 추정하는 것은 널리 활용되는 방법이다. 생리대 연구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생리 관련 증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질병이 아니라 증상이라 그 심각성은 떨어진다고 해도, ‘노출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피부 및 점막 자극 증상을 유발하는 특성이 있어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의한 생리 관련 증상 발생의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럼 향후 생리기간중 느끼는 불편함이 휘발성 유기화합물 노출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까? 필자는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해 비용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식약처는 중증 질환의 측면에서 독성을 평가하지만, 생리대를 사용하는 많은 여성은 생리를 하는 동안 발생하는 피부 문제에도 불편함을 느낀다. 식약처는 생리대의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양을 표시하도록 하여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제조사는 생리대 속 유해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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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8일 국회에서 여성환경연대와 한국환경보건학회의 공동주최로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그 이후를 제안한다’의 긴급토론회가 열렸다 Ⓒ여성환경연대


글 정경숙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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