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일대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들 사진제공 자원순환사회연대
우리나라의 밤은 참 화려하다. 밤에 시내 번화가를 걷다 보면 여기저기 휘황찬란한 불빛들의 유혹이 상당히 많다. 화려하고 세련된 곳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빛은 활기차고 발전된 도시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척도로 여겨져 왔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한때 한강 다리를 빛을 이용해서 장식한 적도 있고, 루미나리에 등 다양한 빛 축제를 진행하는 지자체가 많았다.
밤을 밝게 해주는 빛은 물론 밤에도 야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생산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밤거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과도하면 그만큼의 부작용도 나타나는 법이다. 사람들은 너무 밝은 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밤에 잠을 못 자거나 거리를 걷다 보면 눈이 아픈 느낌을 받는 등 점차 과도한 빛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각한 빛 공해 기준 초과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올해 대도시 지역 중 서울, 부산, 대전 지역 번화가의 빛 공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실태조사에 나섰다.
먼저 서울지역은 번화가 6곳(충정로, 시청역, 신촌역, 강남역,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광고조명 19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44퍼센트인 85개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신촌역 부근은 조사대상 14개 광고물 중 10개(71.4퍼센트)가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빛 공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부근도 조사대상 34개 광고물 중 18개(52.9퍼센트)가 기준 이상으로 밝아 빛 공해를 일으키고 있었다.
부산지역은 번화가 4곳(광복동 구시가지, 서면 신시가지, 해운대 관광특구, 해운대 신시가지 주변)의 광고조명 57개 중 57개 모두(100퍼센트)가, 대전지역은 번화가 5곳(비래동, 용전동, 둔산동, 궁동, 은행동 일대)의 광고조명 58개 중 57개(90.3퍼센트)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대상 지역 도시 모두 빛 공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받는 청소년들
과도한 빛 사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함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영향이 컸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전국 33개 지역 408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밝은 빛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조사해본 결과, 가로등이나 주택가에 설치된 보안등으로 인해 피해를 느낀다는 응답이 36.1퍼센트나 됐고, 광고조명으로 인해 피해를 느낀다는 응답도 33.4퍼센트로 나타났다. 특히 특별시 및 광역시, 도청소재지 등과 같은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은 39.7퍼센트, 도농복합지역은 24.2퍼센트로 나타나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피해를 더 많이 받고 더 큰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로등이나 주택가에 설치된 보안등으로 인해 눈의 피로를 느꼈다는 응답은 51.0퍼센트, 수면방해 33.6퍼센트, 스트레스 23.8퍼센트로 나타나 가로등이나 보안등이 청소년들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은 눈의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60.1퍼센트나 됐고, 수면방해를 받는다는 응답도 34.0퍼센트나 됐다.
광고조명의 영향도 컸다. 광고 조명으로 눈의 피로를 느낀 경우가 47.3퍼센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27.9퍼센트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의 경우 눈의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55.3퍼센트로 역시 도농복합지역 23.5퍼센트보다 훨씬 높았고, 스트레스에 있어서도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은 35.0퍼센트, 도농복합지역 청소년들은 6.9퍼센트로 나타나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느끼는 광고조명 피해가 도농복합지역 청소년들보다 더 컸다.
기준치의 325배나 초과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치킨집 간판 조명 사진제공 자원순환사회연대
빛 공해, 이제 관리해야
과도한 빛은 야간에 생성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변화하여 불면증, 피로,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나타나고, 암의 발생확률을 증가시키므로 조속한 빛 공해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조명환경관리구역의 지정은 해당 구역 내에 적용되는 방사허용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준이 마련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지정이 가장 빠른 서울시의 경우도 2015년 1월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하여 시행할 예정이고 법률상 조명환경관리구역 시행 이후 5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결국 2020년 1월 이후에나 제대로 된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도 소극적인 지자체가 많다. 국민건강과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서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조속히 지정하고, 체계적인 빛 공해 관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강남역 일대의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들 사진제공 자원순환사회연대
우리나라의 밤은 참 화려하다. 밤에 시내 번화가를 걷다 보면 여기저기 휘황찬란한 불빛들의 유혹이 상당히 많다. 화려하고 세련된 곳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빛은 활기차고 발전된 도시 문화를 상징하는 하나의 척도로 여겨져 왔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한때 한강 다리를 빛을 이용해서 장식한 적도 있고, 루미나리에 등 다양한 빛 축제를 진행하는 지자체가 많았다.
밤을 밝게 해주는 빛은 물론 밤에도 야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생산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어두운 밤거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줄이는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과도하면 그만큼의 부작용도 나타나는 법이다. 사람들은 너무 밝은 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밤에 잠을 못 자거나 거리를 걷다 보면 눈이 아픈 느낌을 받는 등 점차 과도한 빛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각한 빛 공해 기준 초과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올해 대도시 지역 중 서울, 부산, 대전 지역 번화가의 빛 공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실태조사에 나섰다.
먼저 서울지역은 번화가 6곳(충정로, 시청역, 신촌역, 강남역,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광고조명 193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44퍼센트인 85개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신촌역 부근은 조사대상 14개 광고물 중 10개(71.4퍼센트)가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빛 공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압구정 로데오거리 부근도 조사대상 34개 광고물 중 18개(52.9퍼센트)가 기준 이상으로 밝아 빛 공해를 일으키고 있었다.
부산지역은 번화가 4곳(광복동 구시가지, 서면 신시가지, 해운대 관광특구, 해운대 신시가지 주변)의 광고조명 57개 중 57개 모두(100퍼센트)가, 대전지역은 번화가 5곳(비래동, 용전동, 둔산동, 궁동, 은행동 일대)의 광고조명 58개 중 57개(90.3퍼센트)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조사대상 지역 도시 모두 빛 공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받는 청소년들
과도한 빛 사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함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 영향이 컸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전국 33개 지역 408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밝은 빛으로 인한 피해 정도를 조사해본 결과, 가로등이나 주택가에 설치된 보안등으로 인해 피해를 느낀다는 응답이 36.1퍼센트나 됐고, 광고조명으로 인해 피해를 느낀다는 응답도 33.4퍼센트로 나타났다. 특히 특별시 및 광역시, 도청소재지 등과 같은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비율은 39.7퍼센트, 도농복합지역은 24.2퍼센트로 나타나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피해를 더 많이 받고 더 큰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로등이나 주택가에 설치된 보안등으로 인해 눈의 피로를 느꼈다는 응답은 51.0퍼센트, 수면방해 33.6퍼센트, 스트레스 23.8퍼센트로 나타나 가로등이나 보안등이 청소년들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은 눈의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60.1퍼센트나 됐고, 수면방해를 받는다는 응답도 34.0퍼센트나 됐다.
광고조명의 영향도 컸다. 광고 조명으로 눈의 피로를 느낀 경우가 47.3퍼센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27.9퍼센트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의 경우 눈의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55.3퍼센트로 역시 도농복합지역 23.5퍼센트보다 훨씬 높았고, 스트레스에 있어서도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은 35.0퍼센트, 도농복합지역 청소년들은 6.9퍼센트로 나타나 도시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느끼는 광고조명 피해가 도농복합지역 청소년들보다 더 컸다.
기준치의 325배나 초과한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치킨집 간판 조명 사진제공 자원순환사회연대
빛 공해, 이제 관리해야
과도한 빛은 야간에 생성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억제하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변화하여 불면증, 피로,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나타나고, 암의 발생확률을 증가시키므로 조속한 빛 공해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조명환경관리구역의 지정은 해당 구역 내에 적용되는 방사허용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준이 마련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지정이 가장 빠른 서울시의 경우도 2015년 1월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하여 시행할 예정이고 법률상 조명환경관리구역 시행 이후 5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어 결국 2020년 1월 이후에나 제대로 된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아직도 소극적인 지자체가 많다. 국민건강과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서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조속히 지정하고, 체계적인 빛 공해 관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각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 |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