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상수도 민영화 움직임의 선봉에 서있던 포항시는 현재 민간자본으로 통합정수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포항은 지금 남구에 있는 기존의 4개 정수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소위 남구통합정수장 건설 문제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동안 상수도 민간위탁과 관련한 정부의 계획에서 늘 선봉에 서 왔던 포항시를 생각하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BTO(민간자본으로 준공 후 약정된 시설관리 운영기간 동안 시설 사용자로부터 직접 이용료를 징수하여 수익을 올리고 투자금을 회수)방식의 민간투자로 남구통합정수장을 짓는다는 소식은 일부 지역 언론에서만 다루어졌을 뿐 슬그머니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왔다. 오래된 정수장의 시설용량이 부족하고 유지관리비용이 늘어난다는 점, 각종 산업단지와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안정적인 용수 수요량 확보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포항시의 입장이다. 더구나 이를 담당할 민간사업자는 민영화된 공기업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건설로 미리 낙점되어 있었다.
그동안 포항시는 2012년 말 통합정수장 건설에 관한 환경부의 승인을 받은 후 민간위탁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는 지난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지역 언론사를 통해서야 이 사업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다행히 포항시의회 상임위(복지환경위원회)에서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적인 행정과 민간위탁에 대한 우려를 문제로 제기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더 이상 지체할 일이 아니었다. 지역 시민단체들에 연대를 제안했고 ‘포항시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를 급히 꾸렸다. 추석 후 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할 시점을 고려하여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대책회의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민간위탁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포항시가 추진하는 남구통합정수장 민간투자사업 1단계(9만 톤/일)는 사업비 1439억 원을 들여 ‘제2수원지와 택전 정수장’을, 2단계(6만2000톤/일)에는 ‘유강과 병포 정수장’을 대상으로 하여 2021년을 목표로 4개 정수장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정수장을 건설하여 지자체로 이양한 후 25년 동안 운영권을 가지고 정수된 수돗물의 톤당 단가를 산정하여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먹는 물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포항시가 시도하는 것이다.
민간의 투자를 받아 남구통합정수장을 건설하면 그 소유권은 포항시에 귀속된다. 소유권을 포항시가 가지고 운영을 함께한다는 이유로 포항시는 민영화가 절대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나 지자체가 가격을 결정한다 해도 운영권을 확보한 민간기업은 수질을 담보로 협상의 우위에 서게 된다. 물은 대체 불가능한 생필품이자 핵심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도요금도 세금이요 지자체가 추가로 투입하는 예산도 시민이 낸 세금이다. 하물며 그 예산의 대부분이 민간투자로 충당될 때 기업의 이윤을 위한 많은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심지어 “민간위탁을 광의로 해석하여 소유권 이전을 수반하는 민영화를 포함하여 분석한다”고 명시된 포항시 수도정비기본계획에서의 민영화에 대한 정의는 결정적이라 할 만하다. 민간투자가 개입된 모든 계약관계는 민영화를 포장하기 위한 다른 표현방식일 뿐이다. 포항시는 지금 본격적인 상수도 민영화로 가는 선두에 서 있다.

포항시는 민영화가 아니라 부정하고 있지만, 민간위탁으로 운영될 남구통합정수장 건설은 민영화의 신호탄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제공 포항환경운동연합
부풀려진 인구증가, 과다한 수요예측
2012년 6월에 포항시 상수도사업소장은 남구와 북구의 정수시설을 증설해 7만2000톤/일의 용수를 확보함으로써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음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에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은 ‘포항시 수도정비기본계획’에 의하면, 포항시는 2020년까지 ‘각종 도시개발 및 산업단지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어 급속한 인구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용수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남구통합정수장 신설을 실시하여 용수 수급계획을 수립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어떤 변수를 근거로 남구통합정수장 신설계획을 세운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예를 들어 2010년 포항시 인구는 50만8000명이었고 2014년 현재는 52만3000명으로 4년 사이에 겨우 1만5000명이 증가했다. 그런데 포항시 장래용수공급계획에는 2015년의 계획인구를 56만9000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1년에 5만 명의 인구증가를 예측하여 수요량을 과다 산정한 터무니없는 용수공급계획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전국수도종합계획에서는 급수체계조정을 통한 잉여수량 활용 위주로의 상수도 공급정책 전환을 제시했다. 또한 수도시설 확충(개발) 위주에서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급수체계 조정 위주로 상수도 공급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 이와 같이 제시되었음에도 포항시는 과다한 수요예측으로 공급용수를 부풀리면서까지 기존의 정수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버리고 통합정수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상수도 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후된 수도관로에서의 수질변화와 파손으로 인한 누수와 오염의 문제이다. 정수장에서의 처리공정은 그동안 많은 개선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므로 노후관 교체로 유수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상수도 시설과 관련된 지방재정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상수도 민영화의 사례
볼리비아는 IMF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상수도를 미국의 다국적 기업 벡텔에 매각한 후에 수돗물값이 300퍼센트 이상 인상되었다. 그러자 빈민들은 오염된 강물을 먹고 병에 걸리거나 빗물을 받아 마셔야 했다. 6년간의 힘겨운 투쟁 후에야 소송이 마무리되었고 볼리비아 정부는 벡텔의 시설운영권을 박탈했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시민들은 10배 오른 수도요금 때문에 2004년 헌법을 개정하고, 물을 공공관리로 전환했다. 물 기업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그로노블도 수도요금이 102퍼센트 올랐는데 2000년 시 소유로 전환됐다. 파리도 2009년 위탁이 끝나자마자 재공공화했다. 해외의 앞선 사례를 보더라도 민영화된 지역의 주민들은 힘겹게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싸워야 했고 승리한 곳은 다시 국유화 되었다. 이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논산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자원공사에 상수도 사업을 위탁 운영한 지역이다. 위탁 직전인 2003년도 관련 예산은 67억6595만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120억2185만 원으로 7년 만에 178퍼센트로 증가하였으며 위탁 비용도 2004년 첫해에는 33억3451만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93억9052만 원으로 281퍼센트로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수도요금은 톤당 709원에서 883원으로 25퍼센트 올랐다. 경북 영주시의회는 2011년 8월 상수도 수공 위탁에 대해 ‘요금 인상 요인이 많고 독소조항이 많아’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한 바 있다. 물 민영화는 수공뿐만 아니라 민간참여의 형태로 확대되며 진행중이다.

민간자본 통합정수장 건설의 실체가 드러나자 포항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제공 포항환경운동연합
남구통합정수장은 상수도 민영화의 신호탄!
지난 2008년, 포항은 상수도 관리를 통합한 후 민간위탁을 하기 위한 시범사업 대상지 12개 시·군 중 하나로 채택된 바 있었으나,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5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도는 민영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주도하는 물 민영화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물 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8개의 세계적인 물 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3만7000개를 만들어 세계 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2018년까지 6340억 원을 들여 권역별 물 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 8월 27일 2015년 4월 열리는 ‘제7차 대구·경북 세계 물 포럼’을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북 권역별 물 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물 기업을 육성하여 세계 물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바꾸어 말하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의 물 기업이 우리나라에 진출하도록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우리의 물 기업 육성은 개발도상국으로의 해외진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든 우리에게 물은 더 이상 지금처럼 친숙한 물이 아닐 것이다. 모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물 민영화는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에 와 있다. 우리는 예상보다 더 빨리 음료수보다 더 비싼 물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대책회의는 그동안 상수도과,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과의 간담회, 행정감사 등을 통해 포항시의 추진 현황과 의지를 확인하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환경부의 승인이 민간위탁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밝혀졌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상수도 사업소의 조심스런 답변도 듣게 되었다. 순식간에 부각된 반대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암암리에 진행하려 했던 포항시 물 관련 토론회에 시민단체의 참석을 제안해 왔다. 우리가 시민 캠페인에서 만난 남녀노소의 걱정은 이 불경기에 닥칠 요금인상이다. 민간위탁으로 인한 수도요금의 상승문제를 본능적으로 인식하는 살림의 여왕들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막아낼 것이다.
그간 상수도 민영화 움직임의 선봉에 서있던 포항시는 현재 민간자본으로 통합정수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포항은 지금 남구에 있는 기존의 4개 정수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소위 남구통합정수장 건설 문제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동안 상수도 민간위탁과 관련한 정부의 계획에서 늘 선봉에 서 왔던 포항시를 생각하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BTO(민간자본으로 준공 후 약정된 시설관리 운영기간 동안 시설 사용자로부터 직접 이용료를 징수하여 수익을 올리고 투자금을 회수)방식의 민간투자로 남구통합정수장을 짓는다는 소식은 일부 지역 언론에서만 다루어졌을 뿐 슬그머니 일방적으로 추진되어왔다. 오래된 정수장의 시설용량이 부족하고 유지관리비용이 늘어난다는 점, 각종 산업단지와 도시개발계획에 따른 안정적인 용수 수요량 확보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포항시의 입장이다. 더구나 이를 담당할 민간사업자는 민영화된 공기업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코건설로 미리 낙점되어 있었다.
그동안 포항시는 2012년 말 통합정수장 건설에 관한 환경부의 승인을 받은 후 민간위탁을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필자는 지난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지역 언론사를 통해서야 이 사업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다행히 포항시의회 상임위(복지환경위원회)에서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적인 행정과 민간위탁에 대한 우려를 문제로 제기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더 이상 지체할 일이 아니었다. 지역 시민단체들에 연대를 제안했고 ‘포항시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를 급히 꾸렸다. 추석 후 시의회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할 시점을 고려하여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대책회의의 활동이 시작되었다.
민간위탁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포항시가 추진하는 남구통합정수장 민간투자사업 1단계(9만 톤/일)는 사업비 1439억 원을 들여 ‘제2수원지와 택전 정수장’을, 2단계(6만2000톤/일)에는 ‘유강과 병포 정수장’을 대상으로 하여 2021년을 목표로 4개 정수장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정수장을 건설하여 지자체로 이양한 후 25년 동안 운영권을 가지고 정수된 수돗물의 톤당 단가를 산정하여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먹는 물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포항시가 시도하는 것이다.
민간의 투자를 받아 남구통합정수장을 건설하면 그 소유권은 포항시에 귀속된다. 소유권을 포항시가 가지고 운영을 함께한다는 이유로 포항시는 민영화가 절대 아니라고 우긴다. 그러나 지자체가 가격을 결정한다 해도 운영권을 확보한 민간기업은 수질을 담보로 협상의 우위에 서게 된다. 물은 대체 불가능한 생필품이자 핵심적인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도요금도 세금이요 지자체가 추가로 투입하는 예산도 시민이 낸 세금이다. 하물며 그 예산의 대부분이 민간투자로 충당될 때 기업의 이윤을 위한 많은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다. 심지어 “민간위탁을 광의로 해석하여 소유권 이전을 수반하는 민영화를 포함하여 분석한다”고 명시된 포항시 수도정비기본계획에서의 민영화에 대한 정의는 결정적이라 할 만하다. 민간투자가 개입된 모든 계약관계는 민영화를 포장하기 위한 다른 표현방식일 뿐이다. 포항시는 지금 본격적인 상수도 민영화로 가는 선두에 서 있다.
포항시는 민영화가 아니라 부정하고 있지만, 민간위탁으로 운영될 남구통합정수장 건설은 민영화의 신호탄이 분명해 보인다 사진제공 포항환경운동연합
부풀려진 인구증가, 과다한 수요예측
2012년 6월에 포항시 상수도사업소장은 남구와 북구의 정수시설을 증설해 7만2000톤/일의 용수를 확보함으로써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음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같은 해 12월에 환경부로부터 승인받은 ‘포항시 수도정비기본계획’에 의하면, 포항시는 2020년까지 ‘각종 도시개발 및 산업단지개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어 급속한 인구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용수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남구통합정수장 신설을 실시하여 용수 수급계획을 수립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불과 6개월 사이에 어떤 변수를 근거로 남구통합정수장 신설계획을 세운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예를 들어 2010년 포항시 인구는 50만8000명이었고 2014년 현재는 52만3000명으로 4년 사이에 겨우 1만5000명이 증가했다. 그런데 포항시 장래용수공급계획에는 2015년의 계획인구를 56만9000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1년에 5만 명의 인구증가를 예측하여 수요량을 과다 산정한 터무니없는 용수공급계획이 아닐 수 없다.
2007년 환경부에서 발표한 전국수도종합계획에서는 급수체계조정을 통한 잉여수량 활용 위주로의 상수도 공급정책 전환을 제시했다. 또한 수도시설 확충(개발) 위주에서 기존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급수체계 조정 위주로 상수도 공급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이 이와 같이 제시되었음에도 포항시는 과다한 수요예측으로 공급용수를 부풀리면서까지 기존의 정수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버리고 통합정수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상수도 시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후된 수도관로에서의 수질변화와 파손으로 인한 누수와 오염의 문제이다. 정수장에서의 처리공정은 그동안 많은 개선과 노력으로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러므로 노후관 교체로 유수율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상수도 시설과 관련된 지방재정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상수도 민영화의 사례
볼리비아는 IMF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상수도를 미국의 다국적 기업 벡텔에 매각한 후에 수돗물값이 300퍼센트 이상 인상되었다. 그러자 빈민들은 오염된 강물을 먹고 병에 걸리거나 빗물을 받아 마셔야 했다. 6년간의 힘겨운 투쟁 후에야 소송이 마무리되었고 볼리비아 정부는 벡텔의 시설운영권을 박탈했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시민들은 10배 오른 수도요금 때문에 2004년 헌법을 개정하고, 물을 공공관리로 전환했다. 물 기업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그로노블도 수도요금이 102퍼센트 올랐는데 2000년 시 소유로 전환됐다. 파리도 2009년 위탁이 끝나자마자 재공공화했다. 해외의 앞선 사례를 보더라도 민영화된 지역의 주민들은 힘겹게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싸워야 했고 승리한 곳은 다시 국유화 되었다. 이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논산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자원공사에 상수도 사업을 위탁 운영한 지역이다. 위탁 직전인 2003년도 관련 예산은 67억6595만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120억2185만 원으로 7년 만에 178퍼센트로 증가하였으며 위탁 비용도 2004년 첫해에는 33억3451만 원이었으나 2010년에는 93억9052만 원으로 281퍼센트로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수도요금은 톤당 709원에서 883원으로 25퍼센트 올랐다. 경북 영주시의회는 2011년 8월 상수도 수공 위탁에 대해 ‘요금 인상 요인이 많고 독소조항이 많아’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한 바 있다. 물 민영화는 수공뿐만 아니라 민간참여의 형태로 확대되며 진행중이다.
민간자본 통합정수장 건설의 실체가 드러나자 포항 시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제공 포항환경운동연합
남구통합정수장은 상수도 민영화의 신호탄!
지난 2008년, 포항은 상수도 관리를 통합한 후 민간위탁을 하기 위한 시범사업 대상지 12개 시·군 중 하나로 채택된 바 있었으나,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5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도는 민영화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함께 주도하는 물 민영화의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2010년 ‘물 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8개의 세계적인 물 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3만7000개를 만들어 세계 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경상북도는 2018년까지 6340억 원을 들여 권역별 물 산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도는 지난 8월 27일 2015년 4월 열리는 ‘제7차 대구·경북 세계 물 포럼’을 계기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북 권역별 물 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물 기업을 육성하여 세계 물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바꾸어 말하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세계의 물 기업이 우리나라에 진출하도록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한 우리의 물 기업 육성은 개발도상국으로의 해외진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든 우리에게 물은 더 이상 지금처럼 친숙한 물이 아닐 것이다. 모든 가능성이 열린 가운데 물 민영화는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에 와 있다. 우리는 예상보다 더 빨리 음료수보다 더 비싼 물을 걱정해야 할지 모른다.
대책회의는 그동안 상수도과,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과의 간담회, 행정감사 등을 통해 포항시의 추진 현황과 의지를 확인하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환경부의 승인이 민간위탁을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밝혀졌다. 시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상수도 사업소의 조심스런 답변도 듣게 되었다. 순식간에 부각된 반대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암암리에 진행하려 했던 포항시 물 관련 토론회에 시민단체의 참석을 제안해 왔다. 우리가 시민 캠페인에서 만난 남녀노소의 걱정은 이 불경기에 닥칠 요금인상이다. 민간위탁으로 인한 수도요금의 상승문제를 본능적으로 인식하는 살림의 여왕들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막아낼 것이다.
글 |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