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의 위기를 보는 다른 시선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지난 9월 16일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위원장 자격으로 직권상정했다. 최근 <위키리스크> 폭로에 의하면 그는 2006년 2월 1일,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정부가 농민에게 완전개방을 설득하기보다 보조금으로 불만을 무마해왔는데 국회가 농민에 저항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일찍이 레스터 브라운도 지적했듯이 농업보조금을 가장 질 나쁜 방식으로, 가장 대규모로 지급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자국 농민들의 석유 낭비적 관행농업을 보조금을 주어 지원함으로써 지하수 고갈과 석유 고갈을 부추기는 농업정책을 펴는 나라다. 그렇게 생산한 식량을 값싸게 매점해 세계시장에 유통시키는 건 초국적 식량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이익을 미국 정부가 혈세로 지원하는 꼴이다. 이런 반지구적, 비윤리적 보조금정책을 의심 없이 베껴온 것이 한국의 농업보조금 정책이다.
그러면 농업보조금 자체가 나쁜 것일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을 보조하는가에 따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예컨대 유기소농에 대한 국가보조는 어떤가? 그런 정책은 선하고 올바르며 원칙적으로 세계무역기조에 어긋나지도 않는다. 안전하게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보조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농사를 포기하면 휴경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농업 자체를 죽이는 나쁜 보조금이다. 지금 한국의 농업보조금은 후자와 같은 나쁜 보조금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더욱 남 의원의 발언은 고약한 것이다.
미국의 농업보조금 비율은 한국의 4배 이상이다. 농민 한 사람의 농사 규모는 비교할 수도 없다. 그토록 다른 형편의 두 나라 농민들이 ‘`동일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내모는 게 한미FTA다. 바로 그 한미FTA 국회비준을 직권상정한 이가 ‘`한국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던 것이다. 남 의원은 국적을 의심받지 않을 수 없다. 마땅히 남 의원은 ‘`더 규모 있는 농업지원예산을 확보해 한국 농업을 유기소자작농 위주로 재편하는 데 쓰겠다. 그러니 미국은 한미FTA에서 농업 부문을 빼라!`’고 했어야 하고 한미FTA 비준 거부에 나섰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한미외교와 무역정책에 관한 응당한 발언과 행동인 것만은 아니다. 미구에 닥쳐올 거대한 식량위기시대에 한국이 생존하기 위한 최선의 해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9월 15일 정전사태의 가장 밑돌에 지구상에서 가장 급속한 온난화를 겪는 한반도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 헌데 한반도 온난화의 30퍼센트 이상은 이미 80퍼센트를 훌쩍 넘긴 도시화에 의한 것이다. 석유 대 밀 교환율도 13 대 1 수준을 넘은 지 오래다. 그렇게 석유로 생산한 식량을 가장 대량으로 소비하는 공간 또한 도시다. 문제는 이들 도시가 그 많은 에너지 소비에도 불구하고, 식량이라고는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하는 불모지라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후변화, 석유고갈, 도시화 문제는 만난다. 장기적인 식량위기!
한국이 이 거대한 위기를 피하려면, 자동차 판매이익과는 교환되지 않는 ‘`식량가치`’에 입각한 유기소자작농 확대를 통해 식량자급률을 제고해야 한다. 그러자면 ‘`농업구조 개편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FTA 비준을 위해 앞뒤 없이 보조금 철폐를 타령하는 사고는 그래서 무지하고 위험한 것이다. 맹성이 요구된다, 집권세력!
밥의 위기를 보는 다른 시선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지난 9월 16일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위원장 자격으로 직권상정했다. 최근 <위키리스크> 폭로에 의하면 그는 2006년 2월 1일, 미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정부가 농민에게 완전개방을 설득하기보다 보조금으로 불만을 무마해왔는데 국회가 농민에 저항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일찍이 레스터 브라운도 지적했듯이 농업보조금을 가장 질 나쁜 방식으로, 가장 대규모로 지급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자국 농민들의 석유 낭비적 관행농업을 보조금을 주어 지원함으로써 지하수 고갈과 석유 고갈을 부추기는 농업정책을 펴는 나라다. 그렇게 생산한 식량을 값싸게 매점해 세계시장에 유통시키는 건 초국적 식량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의 이익을 미국 정부가 혈세로 지원하는 꼴이다. 이런 반지구적, 비윤리적 보조금정책을 의심 없이 베껴온 것이 한국의 농업보조금 정책이다.
그러면 농업보조금 자체가 나쁜 것일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을 보조하는가에 따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예컨대 유기소농에 대한 국가보조는 어떤가? 그런 정책은 선하고 올바르며 원칙적으로 세계무역기조에 어긋나지도 않는다. 안전하게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보조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농사를 포기하면 휴경 보조금을 주는 정책은 농업 자체를 죽이는 나쁜 보조금이다. 지금 한국의 농업보조금은 후자와 같은 나쁜 보조금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더욱 남 의원의 발언은 고약한 것이다.
미국의 농업보조금 비율은 한국의 4배 이상이다. 농민 한 사람의 농사 규모는 비교할 수도 없다. 그토록 다른 형편의 두 나라 농민들이 ‘`동일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내모는 게 한미FTA다. 바로 그 한미FTA 국회비준을 직권상정한 이가 ‘`한국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했던 것이다. 남 의원은 국적을 의심받지 않을 수 없다. 마땅히 남 의원은 ‘`더 규모 있는 농업지원예산을 확보해 한국 농업을 유기소자작농 위주로 재편하는 데 쓰겠다. 그러니 미국은 한미FTA에서 농업 부문을 빼라!`’고 했어야 하고 한미FTA 비준 거부에 나섰어야 한다. 이것은 비단 한미외교와 무역정책에 관한 응당한 발언과 행동인 것만은 아니다. 미구에 닥쳐올 거대한 식량위기시대에 한국이 생존하기 위한 최선의 해법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9월 15일 정전사태의 가장 밑돌에 지구상에서 가장 급속한 온난화를 겪는 한반도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 헌데 한반도 온난화의 30퍼센트 이상은 이미 80퍼센트를 훌쩍 넘긴 도시화에 의한 것이다. 석유 대 밀 교환율도 13 대 1 수준을 넘은 지 오래다. 그렇게 석유로 생산한 식량을 가장 대량으로 소비하는 공간 또한 도시다. 문제는 이들 도시가 그 많은 에너지 소비에도 불구하고, 식량이라고는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하는 불모지라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후변화, 석유고갈, 도시화 문제는 만난다. 장기적인 식량위기!
한국이 이 거대한 위기를 피하려면, 자동차 판매이익과는 교환되지 않는 ‘`식량가치`’에 입각한 유기소자작농 확대를 통해 식량자급률을 제고해야 한다. 그러자면 ‘`농업구조 개편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한미FTA 비준을 위해 앞뒤 없이 보조금 철폐를 타령하는 사고는 그래서 무지하고 위험한 것이다. 맹성이 요구된다, 집권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