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가 고래를 안심시켰듯이 셀룰로이드는 코끼리, 거북이, 산호충이 자신의 서식지에서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점점 더 희소해지는 물질을 구하려고 지구를 탈탈 뒤질 필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플라스틱 사회』, 을류문화사)
지구를 구하라는 사명을 갖고 태어난 셀룰로이드는 플라스틱의 시초다. 1860년대 당시 당구공은 코끼리 상아로 만들었다. 코끼리 상아는 당구공뿐만 아니라 단추, 피아노 건반, 빗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당구가 크게 인기를 끌자 덩달아 코끼리 상아 수요도 급증했고 이 때문에 코끼리들이 수난을 겪게 됐다. 코끼리처럼 원료 공급으로 수난당하는 야생동물들이 적지 않았다. 대모거북 등껍질로 만든 빗도 수요가 늘자 대모거북도 멸종위기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이들을 구하겠다며 나선 것이 바로 셀룰로이드였고 플라스틱이 이 땅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유다.
일회용품의 대명사된 플라스틱
이후 셀룰로이드를 넘어서는 새로운 물질들이 개발되었지만 이들의 목적은 코끼리 상아로 만든 당구공처럼 대모거북 등껍질로 만든 빗처럼 보이게끔 모방하는데 열중했으며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미미했다. 2차 세계대전을 겪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플라스틱은 급성장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에게 위협이 된 것도 이 때부터다. 무기를 비롯해 각종 군수물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신물질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사용한 원자폭탄을 비롯한 각종 무기들이 전쟁터에서 맹위를 떨쳤다. 전쟁은 신물질의 최대 수요처인 동시에 신물질을 시험하는 실험장이었다. 기존 셀룰로이드를 뛰어넘어 석탄과 원유 등에서 나온 물질을 합성한 신물질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플라스틱이란 이름을 얻은 것도 이 때다. 전쟁에 사용된 플라스틱 양도 엄청났는데 1939년 9660만 킬로그램에서 1945년 3억7100만 킬로그램으로 불과 6년 만에 4배나 증가했다.
전쟁이 끝나고 쓸모가 사라진 플라스틱은 인류를 살상했던 무기에서 장난감, 생활용품으로 모습을 바꾸고 일상생활 속을 파고들었다. 전쟁으로 몸집을 키운 플라스틱은 천연재료를 모방하는 것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었다. 기계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했고 원료도 충분했다.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휘발유 수요가 급증했는데 원유에서 휘발유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로 플라스틱 개발에 성공한 터라 값싼 원료는 차고 넘쳤다. 플라스틱이 더 빨리 더 많이 소비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 생활의 편리함과 풍요로움, 위생적인 삶을 내세우며 플라스틱은 일회용품 시대를 열었고 빠르게 인류를 그리고 지구를 장악해갔다.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갔을까
UNEP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그중 포장재, 일회용품 등 일회성 제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플라스틱 10개 중 3개 이상이 한 번 사용되도록 만든 제품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생산국이며 소비국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1415만4000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해 840만1000톤을 수출했다. 국내에서 소비된 플라스틱은 669만2000톤이다. 1957년 국내에서 사용한 플라스틱은 4000톤 정도. 60년 만에 1673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버려지는 플라스틱에서 물질을 회수해 또 다른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고 또 에너지로 회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극히 드물다. 한 연구(Adapted from Geyer, Jambeck, and Law, 2017; Jambeck et al., 2015)에 따르면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 중 단 9퍼센트만 재활용되고 대부분이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처리되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015년 버려진 일회용 폐기물 중 14퍼센트만 재활용되었고 나머지는 땅에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일일 평균 2916톤(가정과 사업장 생활폐기물)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했는데 2016년 7272.2톤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중 4312.4톤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대부분이 매립 또는 소각 처리됐다(환경부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은 2959.8톤이다. 이들 전량이 다 재활용되지는 않는다. 일단 재활용이 쉽지 않다.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가 많아 별도로 비용을 들여 선별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폐기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분리 배출된 재활용 폐기물 중 38.8퍼센트가 재활용할 수 없는 물질이다. 그 과정을 거쳐 통과된 플라스틱도 품질이 떨어지는 저급의 플라스틱 제품으로밖에 재활용이 되지 못한다. 과자, 빵, 라면 봉지 등 필름류는 그조차도 되지 않는다. 이런 폐플라스틱은 에너지 회수라는 이름으로 시멘트공장, 염색공장, 제철소, 제지공장 등에서 연료로 사용되거나 열원으로 사용된다. 한 마디로 그냥 태워 없애는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
재활용도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은 순간이지만 사라지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린다. 얇은 비닐봉지 한 장도 최소 1000년이 걸려야 분해가 될까 말까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땅과 강, 바다를 떠돌며 자연 생태계를 위협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국내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은 개수와 무게에서 단연 1위다(해양쓰레기 대응센터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


해양학자 Christine Figgener가 촬영한 바다거북 구조영상 중 한 장면. 바다거북 콧구멍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나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Christine Figgener
버려진 플라스틱은 점점 작은 크기로 분해되는데 이는 인류에게 또 다른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라 부르는 지름 5밀리미터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알갱이는 돌고 돌아 결국 우리에게 돌아왔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 해양생물의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고 그 해양생물을 통해 우리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평균적인 유럽인이 홍합과 굴 섭취를 통해서만 해마다 1만1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게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땅 속도 안전하지 않다. 미국의 비영리매체 <오브미디어>가 9개국에서 판매되는 11개 브랜드 생수 259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 생수 중 93퍼센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환경부가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전 세계는 플라스틱과 전쟁 중
전 세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아프리카 25개국은 국가 차원에서 비닐봉지 생산과 사용을 금지했다. 인도 카르나타카 주는 비닐봉지, 플라스틱 식기, 숟가락, 랩 등 일회용플라스틱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시작으로 공공기관 건물에서 페트병 생수 판매 금지, 스티로폼으로 만든 포장용, 일회용 용기 등을 금지했다. 시애틀 시는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칼 등의 사용을 금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뉴욕시도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 사용 금지 규제를 추진 중이다. 대만 정부도 내년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면봉, 빨대, 식기 등 10가지 제품을 만들 때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적인 대체 물질을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며 회원국들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병의 90퍼센트를 수거하도록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살리는 사람이 선택한 일회컵과 빨대 대신 텀블러와 스텐인리스 빨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거부 파동을 계기로 202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퍼센트 감축하고 70퍼센트 이상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커피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 1회용 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제품 설계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생산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등의 대책을 세웠다. 플라스틱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다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의 진화를 모색중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재앙을 불러온 것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다.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버려 지구를 뒤덮고 재앙이 된 것이다. 이 재앙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일회용 플라스틱으로부터 이별을 고해야 한다. 1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일회용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라.
글 / 박은수 기자
“석유가 고래를 안심시켰듯이 셀룰로이드는 코끼리, 거북이, 산호충이 자신의 서식지에서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점점 더 희소해지는 물질을 구하려고 지구를 탈탈 뒤질 필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플라스틱 사회』, 을류문화사)
지구를 구하라는 사명을 갖고 태어난 셀룰로이드는 플라스틱의 시초다. 1860년대 당시 당구공은 코끼리 상아로 만들었다. 코끼리 상아는 당구공뿐만 아니라 단추, 피아노 건반, 빗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당구가 크게 인기를 끌자 덩달아 코끼리 상아 수요도 급증했고 이 때문에 코끼리들이 수난을 겪게 됐다. 코끼리처럼 원료 공급으로 수난당하는 야생동물들이 적지 않았다. 대모거북 등껍질로 만든 빗도 수요가 늘자 대모거북도 멸종위기에 내몰린 상황이었다. 이들을 구하겠다며 나선 것이 바로 셀룰로이드였고 플라스틱이 이 땅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유다.
일회용품의 대명사된 플라스틱
이후 셀룰로이드를 넘어서는 새로운 물질들이 개발되었지만 이들의 목적은 코끼리 상아로 만든 당구공처럼 대모거북 등껍질로 만든 빗처럼 보이게끔 모방하는데 열중했으며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미미했다. 2차 세계대전을 겪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플라스틱은 급성장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에게 위협이 된 것도 이 때부터다. 무기를 비롯해 각종 군수물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신물질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사용한 원자폭탄을 비롯한 각종 무기들이 전쟁터에서 맹위를 떨쳤다. 전쟁은 신물질의 최대 수요처인 동시에 신물질을 시험하는 실험장이었다. 기존 셀룰로이드를 뛰어넘어 석탄과 원유 등에서 나온 물질을 합성한 신물질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고 플라스틱이란 이름을 얻은 것도 이 때다. 전쟁에 사용된 플라스틱 양도 엄청났는데 1939년 9660만 킬로그램에서 1945년 3억7100만 킬로그램으로 불과 6년 만에 4배나 증가했다.
전쟁이 끝나고 쓸모가 사라진 플라스틱은 인류를 살상했던 무기에서 장난감, 생활용품으로 모습을 바꾸고 일상생활 속을 파고들었다. 전쟁으로 몸집을 키운 플라스틱은 천연재료를 모방하는 것으로는 살아남기 힘들었다. 기계화로 대량생산이 가능했고 원료도 충분했다.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휘발유 수요가 급증했는데 원유에서 휘발유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로 플라스틱 개발에 성공한 터라 값싼 원료는 차고 넘쳤다. 플라스틱이 더 빨리 더 많이 소비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 생활의 편리함과 풍요로움, 위생적인 삶을 내세우며 플라스틱은 일회용품 시대를 열었고 빠르게 인류를 그리고 지구를 장악해갔다.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갔을까
UNEP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그중 포장재, 일회용품 등 일회성 제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플라스틱 10개 중 3개 이상이 한 번 사용되도록 만든 제품이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생산국이며 소비국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1415만4000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해 840만1000톤을 수출했다. 국내에서 소비된 플라스틱은 669만2000톤이다. 1957년 국내에서 사용한 플라스틱은 4000톤 정도. 60년 만에 1673배나 늘어난 것이다.
그 많은 플라스틱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버려지는 플라스틱에서 물질을 회수해 또 다른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고 또 에너지로 회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극히 드물다. 한 연구(Adapted from Geyer, Jambeck, and Law, 2017; Jambeck et al., 2015)에 따르면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쓰레기 중 단 9퍼센트만 재활용되고 대부분이 땅에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처리되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015년 버려진 일회용 폐기물 중 14퍼센트만 재활용되었고 나머지는 땅에 매립되거나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일일 평균 2916톤(가정과 사업장 생활폐기물)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했는데 2016년 7272.2톤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중 4312.4톤은 종량제 봉투에 담겨 대부분이 매립 또는 소각 처리됐다(환경부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분리 배출된 폐플라스틱은 2959.8톤이다. 이들 전량이 다 재활용되지는 않는다. 일단 재활용이 쉽지 않다.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가 많아 별도로 비용을 들여 선별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폐기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분리 배출된 재활용 폐기물 중 38.8퍼센트가 재활용할 수 없는 물질이다. 그 과정을 거쳐 통과된 플라스틱도 품질이 떨어지는 저급의 플라스틱 제품으로밖에 재활용이 되지 못한다. 과자, 빵, 라면 봉지 등 필름류는 그조차도 되지 않는다. 이런 폐플라스틱은 에너지 회수라는 이름으로 시멘트공장, 염색공장, 제철소, 제지공장 등에서 연료로 사용되거나 열원으로 사용된다. 한 마디로 그냥 태워 없애는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플라스틱
재활용도 되지 않는 플라스틱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은 순간이지만 사라지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린다. 얇은 비닐봉지 한 장도 최소 1000년이 걸려야 분해가 될까 말까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땅과 강, 바다를 떠돌며 자연 생태계를 위협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국내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은 개수와 무게에서 단연 1위다(해양쓰레기 대응센터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
해양학자 Christine Figgener가 촬영한 바다거북 구조영상 중 한 장면. 바다거북 콧구멍에서 플라스틱 빨대가 나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줬다 ⓒChristine Figgener
버려진 플라스틱은 점점 작은 크기로 분해되는데 이는 인류에게 또 다른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라 부르는 지름 5밀리미터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알갱이는 돌고 돌아 결국 우리에게 돌아왔다.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한 해양생물의 몸에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되고 그 해양생물을 통해 우리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평균적인 유럽인이 홍합과 굴 섭취를 통해서만 해마다 1만1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게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땅 속도 안전하지 않다. 미국의 비영리매체 <오브미디어>가 9개국에서 판매되는 11개 브랜드 생수 259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 생수 중 93퍼센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환경부가 수돗물의 미세플라스틱 실태를 조사한 결과, 24개 정수장 중 3개 정수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전 세계는 플라스틱과 전쟁 중
전 세계가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아프리카 25개국은 국가 차원에서 비닐봉지 생산과 사용을 금지했다. 인도 카르나타카 주는 비닐봉지, 플라스틱 식기, 숟가락, 랩 등 일회용플라스틱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비닐봉지 사용 금지를 시작으로 공공기관 건물에서 페트병 생수 판매 금지, 스티로폼으로 만든 포장용, 일회용 용기 등을 금지했다. 시애틀 시는 빨대를 포함한 일회용 플라스틱 숟가락, 포크, 칼 등의 사용을 금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뉴욕시도 음식점에서 플라스틱 일회용 빨대 사용 금지 규제를 추진 중이다. 대만 정부도 내년 7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은 면봉, 빨대, 식기 등 10가지 제품을 만들 때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적인 대체 물질을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며 회원국들은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병의 90퍼센트를 수거하도록 규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살리는 사람이 선택한 일회컵과 빨대 대신 텀블러와 스텐인리스 빨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 거부 파동을 계기로 202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퍼센트 감축하고 70퍼센트 이상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커피점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 1회용 봉투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제품 설계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생산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은 단계적으로 퇴출하는 등의 대책을 세웠다. 플라스틱도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다는 생분해 플라스틱으로의 진화를 모색중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재앙을 불러온 것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다.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버려 지구를 뒤덮고 재앙이 된 것이다. 이 재앙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금 당장 일회용 플라스틱으로부터 이별을 고해야 한다. 1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일회용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라.
글 / 박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