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특별법 통과의 안과 밖

 

지난 7월 26일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미세먼지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였고, 8월 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법적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미세먼지특별법은 △미세먼지와 2차 생산물질에 대한 용어정리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 및 지자체의 시행계획의 수립 △국무총리 산하의 미세먼지 위원회와 국가 미세먼지 정보센터 설립 △간이측정기에 대한 정부 인증기준 마련 등 미세먼지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미세먼지특별법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사후 저감보다 사전 예방책이 더 필요 

미세먼지특별법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부족한 점은 없을까? 국민들이 미세먼지특별법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비상저감조치’일 것이다. 당장에 경기, 인천, 서울의 경우에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여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당선되면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실효성 강화’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또한 운행제한을 지키지 않을 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낼 강제수단이 마련됐다.

 

 

분명 이전과 다른 이행 강제력을 가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의 비상저감조치 시행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온전히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없다. 가장 효과적으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은 ‘미세먼지 배출원의 근본적 저감’이다. 배출원 저감정책에는 강력한 제재가 따르는 만큼 사회적 혼란 발생이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배출원 저감정책에 관한 사회적 합의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렇다면 3월에서 6월 시행되는 봄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중단처럼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시즌에 단계적인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기간 예보에 따라 단계적으로 차량 운행 제한과 혼잡통행료 인상 등을 진행한다면 국민들의 수용성을 확보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줄여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를 점차 확대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 배출 저감조치를 강화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의 인증제만큼이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미세먼지 관련 제품에 대한 점검도 진행되어야 한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미세먼지 스프레이부터 고가의 마스크, 화장품과 아웃도어 용품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들이 미세먼지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세먼지 관련 제품으로 인한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는 공기청정기의 과장광고를 들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미세먼지 99.9퍼센트 바이러스 99.9퍼센트 정화” 등을 광고한 공기청정기 업체에게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제 정수기만큼이나 필수가전이 된 공기청정기이지만 공인된 유해물질 제거 실험 등이 없기에 발생한 문제인 만큼 다른 제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문제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 위한 정책 통합적 솔루션 마련해야

 

지난 7월6일 환경부장관과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모여 미세먼지 퇴출 동맹을 결의했다 ⓒ환경부

 

미세먼지특별법이 출발하기까지 국회가 보여준 모습은 더욱 문제적이다. 미세먼지와 2차생산물질에 대한 용어정리가 이제야 이루어진 점, 늘 봄과 겨울만 되면 찾아오는 고농도 미세먼지에 관한 법적근거가 오늘에서야 마련된 점 등 국회가 삶의 정치, 생활의 정치와 멀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미세먼지특별법의 뒤늦은 통과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올 초 연일 계속되는 고농도의 미세먼지만큼이나 중앙정부의 무력한 대처가 비판의 중심에 있었다. 서울시의 대중교통무료이용정책 또한 사회적인 논란이 되었다. 정부의 고농도 비상저감조치야 시행 초부터 공공기관에 한정된 차량2부제 등으로 인해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정책이었지만 올해에는 여야 할 것 없이 서울시의 대중교통무료이용정책을 비판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라 대안 있는 비판보다 비난이 많았지만 그래도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던 시기였다. 그렇게 서울시와 정부는 사회적인 비판을 받으면서 공통적으로 차량2부제의 의무화와 지자체의 권한 강화를 이야기하며, 국회에 미세먼지특별법의 통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는 정쟁이 아닌 민생중심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미세먼지특별법 통과를 거론했다. 그러나 실제로 2월 임시국회는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김영철 방남을 이유로 파행하였고, 그 이후에도 국회는 소모적인 논쟁과 정쟁을 일삼으며 할 일을 하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미세먼지 재난 해결이 정쟁에 밀린 것이다.

그렇게 국회가 할 일을 못하는 동안 어린이 통학차량부터 경유차의 매연저감 장치, 친환경차 보급, 장거리 이동오염원 등 다양한 미세먼지 관련 법안들이 쌓여 길게는 2년씩 계류 중이다. 봄, 겨울만 되면 미세먼지 관련 법안들을 쏟아내고, 선거철에는 미세먼지 관련 공약을 쏟아내다 때가 지나면 다시 정치적 이슈에 골몰할 일이 아니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필요한 때 필요한 일을 하는 면모를 국회가 보여줘야 한다. 

미세먼지특별법은 지연 출발됐고 내용에는 배출원의 근본적 저감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 국회와 정부가 특별법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기후, 교통, 건설, 제조 등 사실상 사회 전반적으로 통합적인 미세먼지 배출원 저감과 발생기전의 축소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 안보의 첫 걸음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특별법의 내용을 평가하고 보완해 가기 바란다. 미세먼지는 재난이다. 재난의 해결이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한다.

 

 

글 / 이민호 서울환경운동연합 대기·교통 부문 활동가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