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올해 6월 CJ제일제당의 PHA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해 최초로 인증서를 발급하면서 앞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태계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환경부는 일회용품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올해부터 친환경제품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부와 산업부 간 서로 다른 정책방향을 보이고 있어 정책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뜩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념 혼선이 큰 상태에서 정책혼선까지 겹쳐져 시민들 혼란이 크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간주하고 육성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그린워싱으로 간주하는 것이 맞을까?

바이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우선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매우 빠르게 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여기서 분해란 플라스틱이 미생물에 의해서 물과 이산화탄소 혹은 물과 메탄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빠르다는 기준은 절대적인 것은 아닌데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조건에서는 6개월 내에 플라스틱의 90% 이상이 분해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흔히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가 잘 되기 때문에 식물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석유로도 만들 수 있다. PLA는 옥수수 등 식물 원료로 만들고, PHA는 미생물 체내의 원료를 추출해서 만드는 반면 PBAT 같은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다. 따라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 플라스틱과 석유 원료 플라스틱으로 구분해서 그 의미를 따져야 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상위 개념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합친 개념이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를 20% 이상 사용한 플라스틱으로 분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일반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다. 정리하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 기반의 분해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식물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 석유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말한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를 사용해서 일반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 PE는 석유로 만든 PE와 같은 재질이다. 따라서 석유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재질이 같을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고, 기능성이 뛰어나다. 식물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태우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투기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분해가 빨리 되기 때문에 환경에 투기될 경우에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자연환경 조건에서는 생각보다 빨리 분해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서는 분해가 빨리 되기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 문제 대응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반면 쓰레기로 정상적으로 배출되어 처리될 경우에는 분해가 잘 된다는 성질은 장점이 되기 어렵다. 재활용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라스틱 재활용을 오히려 방해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소각될 경우에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잘 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매립할 경우에는 빠른 분해로 인해서 매립가스(메탄)가 생성되어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일으킨다. 석유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소각, 자연환경 분해, 매립 모든 경우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따라서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는 석유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인데 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모든 문제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해당 종류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된다. 의도하지 않는 환경투기가 많이 일어나는 분야(어구나 농업용 멀칭비닐 등)는 식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우선 보급하는 게 맞고, 재활용이 잘 되는 분야는 석유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혼용하면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서서히 대체해 가는 게 맞다. 재활용이 당장 되지 않는 곳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대체해서 소각할 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일회용품의 경우는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정책목표이기 때문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했다고 해서 친환경제품으로 분류하는 것은 맞지 않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이냐에 관계없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리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친환경적이라거나 무용하다고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구체적 상황에 따라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친환경적이 될 수도 있고 그린워싱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서 구체적 조건에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재질과 관계없이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지구를 구하는 친환경 재질이란 없다.
글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산업부는 올해 6월 CJ제일제당의 PHA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해 최초로 인증서를 발급하면서 앞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태계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환경부는 일회용품의 경우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올해부터 친환경제품 인증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관련된 환경부와 산업부 간 서로 다른 정책방향을 보이고 있어 정책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뜩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념 혼선이 큰 상태에서 정책혼선까지 겹쳐져 시민들 혼란이 크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간주하고 육성하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그린워싱으로 간주하는 것이 맞을까?
바이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우선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리가 필요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매우 빠르게 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여기서 분해란 플라스틱이 미생물에 의해서 물과 이산화탄소 혹은 물과 메탄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빠르다는 기준은 절대적인 것은 아닌데 생분해성 플라스틱 인증조건에서는 6개월 내에 플라스틱의 90% 이상이 분해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흔히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분해가 잘 되기 때문에 식물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석유로도 만들 수 있다. PLA는 옥수수 등 식물 원료로 만들고, PHA는 미생물 체내의 원료를 추출해서 만드는 반면 PBAT 같은 플라스틱은 석유로 만든다. 따라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 플라스틱과 석유 원료 플라스틱으로 구분해서 그 의미를 따져야 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상위 개념이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합친 개념이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를 20% 이상 사용한 플라스틱으로 분해가 되지 않는 것은 일반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다. 정리하면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 기반의 분해가 되지 않는 플라스틱(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식물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 석유 원료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말한다.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식물 원료를 사용해서 일반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바이오 PE는 석유로 만든 PE와 같은 재질이다. 따라서 석유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재질이 같을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고, 기능성이 뛰어나다. 식물 원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태우더라도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에 투기될 경우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일으킨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분해가 빨리 되기 때문에 환경에 투기될 경우에는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자연환경 조건에서는 생각보다 빨리 분해가 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서는 분해가 빨리 되기 때문에 미세 플라스틱 문제 대응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반면 쓰레기로 정상적으로 배출되어 처리될 경우에는 분해가 잘 된다는 성질은 장점이 되기 어렵다. 재활용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라스틱 재활용을 오히려 방해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소각될 경우에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잘 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매립할 경우에는 빠른 분해로 인해서 매립가스(메탄)가 생성되어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일으킨다. 석유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소각, 자연환경 분해, 매립 모든 경우에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따라서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는 석유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는 복잡하고 다차원적인데 한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모든 문제를 대응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해당 종류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면 된다. 의도하지 않는 환경투기가 많이 일어나는 분야(어구나 농업용 멀칭비닐 등)는 식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우선 보급하는 게 맞고, 재활용이 잘 되는 분야는 석유로 만든 일반 플라스틱과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혼용하면서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서서히 대체해 가는 게 맞다. 재활용이 당장 되지 않는 곳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대체해서 소각할 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일회용품의 경우는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정책목표이기 때문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대체했다고 해서 친환경제품으로 분류하는 것은 맞지 않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이냐에 관계없이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리하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친환경적이라거나 무용하다고 획일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구체적 상황에 따라서 생분해성 플라스틱 친환경적이 될 수도 있고 그린워싱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서 구체적 조건에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재질과 관계없이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지구를 구하는 친환경 재질이란 없다.
글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