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중 고통 받는 환경피해자들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때문에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들에 대응하는 피해 주민들의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정의한 역학적 간극이 더욱 커진 것이다. 코로나가 불러온 사회적 이동량 감소로 전체 교통량은 줄어들었지만 산업 분야 물류 이동량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더 늘어난 측면이 있다. 반면 환경 피해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회 제한 등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감염시대의 제한조건으로 인해 활동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통제를 위해 일인시위만이 겨우 허용되는 상황이고 언론 취재 역시 움츠러든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피해자 운동가 이남억 씨(73세, 석면폐증1급)는 이렇게 지적했다.  “충남 홍성, 보령, 청양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석면질환 피해자가 발생하는 현실이지만 ‘석면피해자들이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 그들 가운데 ‘어떤 피해자들이 병원에 입원 상태이고 또 사망했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당국이 필요한 조사 등 행동에 나서도록 압박할 대응활동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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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환경보건시민대회에서 환경감사패를 받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운동가인 조병렬 씨가 청와대 앞에서 일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바 운동가들은 집회 자체가 봉쇄된 코로나 시국에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경 밖의 환경 피해 대응활동 또한 코로나19가 불러온 사회적 제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 건강 피해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언론의 현장 취재 또한 제한된 상태인 이 사건은 지난 2019년 5월 LG화학 인도 공장의 스타이렌 가스 누출사고로 발생한 현지 주민 건강 피해사건이다. 사고 당시 12명 이상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코로나 봉쇄 시국 속에 인도 언론조차 현지 취재를 제한 받고 있고 한국 언론은 아예 단 한 곳도 현지 취재를 하지 않고 있다. 인도 현지의 사회운동가 ‘쿠마르’ 씨는 “사건 초기 LG화학이 피해 주민 지원을 약속했지만 사건 발생 1년 7개월이 지나는 지금까지도 LG의 의료 지원은 전혀 없다. 인도 정부도 전국적인 코로나 피해로 인해 가스 누출사고 수습에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고 책임과 피해 보상 책임을 코로나가 덮어주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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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전국 51곳과 해외 6곳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 해결과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일인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한 피해자 유족이 온라인으로 일인시위에 참가했다


환경 피해자 유형은 △공장이나 발전소 등 환경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큰 시설과 인근 거주지 주민들의 피해 △가습기살균제·라돈침대·일회용생리대와 같은 소비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구분된다. 오염지 주민 피해와 건강위해제품 시민 피해로 나뉘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오염시설은 여전히 가동되고 건강위해제품도 계속 판매되지만, 주민과 소비자들의 대응활동은 크게 제약받아 위축되는 현실이다. 라돈침대를 오랫동안 사용하다 두번의 암이 발병한 호병숙 씨는 올해 여름 뙤약볕에서 원자력위원회 앞의 일인시위를 10회 이상 진행했다. 그러나 그와 어깨를 겯고 나서야 할 수만 명의 라돈침대 피해자들의 참여는 일어나지 않았다. 2021 환경시민상과 환경감사패 수상자인 가습기살균제 피해 유족 김태종 씨와 조병렬 씨의 상황도 유사하다. 법원이 SK, 애경, 이마트 등 가해기업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 여론이 크게 분노하는 상황이었지만 직접 항의행동에 나선 피해자들은 매우 적었다. 환경 피해로 인해 갖게 된 질병 위험에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이 가중되는 데다 일인시위 외 집회금지조처로 인한 사회적 제약이란 3중 제약에 걸려 있기 때문이다. 


글 · 사진 | 환경보건시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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