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에도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2011년 8월 정부의 역학 조사를 통해 드러난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끔찍한 참사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국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운영했고, 피해자구제 특별법을 만들었다. 기업은 화학제품의 전 성분 공개를 약속했고 정부는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에도 살충제 계란, 발암물질 생리대, 라돈 침대, 발암물질 고혈압 약 등 생활 속 유해물질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옥시 불매운동

현재(9월 14일 기준)까지 정부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수는 6138명으로 이중 사망자만 1351명에 이른다. 사건 발생 7년이 지났지만, 피해 신고는 이어지고 있고 정부는 명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전례 없는 국민의 호응과 참여 속에 옥시불매 운동이 이어졌다. 그 결과 옥시 제품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고, 옥시 전 대표 등 관련 책임자들이 처벌받게 됐다. 

하지만 최근 옥시는 생활용품 사업을 줄이는 대신 스트렙실, 개비스콘, 듀렉스 등 의약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로 무고한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평생 산소통을 끌어안고 살도록 만든 살인기업 옥시가 다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판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환경연합을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단체들은 또다시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조사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과 발맞춰 ‘옥시의 영업 중단’, ‘옥시 뒤에 숨은 가해 기업의 책임 촉구’, ‘피해자 구제와 대책 마련 요구’ 등의 옥시 의약품 불매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상한 스프레이? 환경연합이 나섰다! 

가습기 살균제 이후,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생활 속 화학제품은 스프레이 제품이다. 2016년 환경부는 위해우려제품을 전수 조사한 결과 스프레이 제품에 사용되고 있는 439종의 살생물 물질(유해생물을 제거제어무해화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화학물질) 중 흡입 안전 정보가 확인된 물질은 55종(1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천 가지의 스프레이 제품 중 호흡기에 노출되었을 때 안전이 확인된 제품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환경연합은 스프레이 제품의 안전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그 결과 지난 2월부터 세정제, 방향제, 탈취제 등 시판되는 모든 스프레이형 제품은 ‘사용가능한 살생물질 목록 및 함량 제한 기준’과 ‘표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환경연합은 이에 그치지 않고 법이 제대로 작용하는지도 점검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지역의 대형유통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프레이 제품의 안전표시 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안전 자가 검사를 무시한 제품 ▲흡입 노출이 우려되는 스프레이 제품임에도 ‘밀폐 공간’ 사용으로 기재한 제품 ▲친환경 마크가 아님에도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허위 표시한 제품 등이 확인되었다. 환경연합은 이러한 제품에 대해서 환경부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상황이다. 

생활화학제품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선, 제도 개선만으로 부족하다. 시민들이 생활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정부와 기업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환경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안전 정보 확인이 안 된 스프레이 제품이 퇴출될 때까지 감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전 성분 공개는 시작일 뿐!

지난해 환경연합은 전 성분 공개 캠페인을 진행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생활 속 화학제품의 성분과 안전성을 확인해 달라는 시민들의 요청을 받아 해당기업에 성분공개를 요청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캠페인 초기 기업들은 이러한 성분공개 요청에 무응답 또는 영업비밀을 내세우며 비공개했지만 시민들과 여론의 압박으로 성분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 시민들과 함께 한 캠페인을 통해 정부가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 공개지침서’를 발표하도록 했으며 옥시, 애경, 다이소아성, 롯데, 이마트, 홈플러스 등 12개 기업에게 ‘전성분 공개’를 약속받았다. 

전 성분 공개캠페인을 통해 현재 433개 제품의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환경연합은 올해 말까지 생활화학제품 안전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오픈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제품의 성분과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한 수준이 아니라 화학물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직접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안전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에 유통 중인 화학물질은 4만 종이 넘고 신규 물질도 매년 300종씩 증가하고 있다. 이중 유해성 정보가 확인된 물질은 단 15퍼센트에 불과하다. 환경연합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과 정부를 감시하고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글 /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조직정책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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