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화학물질 팩트체크 04] 지구와 우리 건강을 해치는 플라스틱

용기, 가구, 어린이 장난감 등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플라스틱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 50년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이 우리 일상을 넘어 북극, 남극에까지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기 북극곰들이 플라스틱을 뜯어먹는 사진이 공개되는가 하면, 바다거북이와 고래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삼키고 죽는 일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이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는 ‘플라스틱 퇴출’을 외치고 있다. 

영국은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고, 유럽연합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를 제안하고 2021년까지 각국에서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환경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나섰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없애는 방안에서부터, 커피 전문점에서 일회용컵 사용 제한이 강화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플라스틱 환경호르몬

플라스틱은 폐기물 발생에 따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을 제조, 사용하는 과정에도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플라스틱의 인체 위해성 논란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이전부터 뜨거웠다. 시중에 판매하는 플라스틱 제품 뒷면 설명서에 조그만 글씨로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용출될 수 있으니 입에 넣지 마세요”란 글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은 원래 딱딱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딱딱한 플라스틱에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첨가하면 플라스틱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플라스틱 용품을 끊임없이 개발할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오래전부터 비스페놀, 포름알데히드와 함께 환경호르몬의 주범으로 지목되어왔다. 환경호르몬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학물질과는 다르게 인체에 작동한다. 몸 안으로 들어가 마치 호르몬인 것처럼 역할하기 때문에 내분비 교란물질이라고도 불리는데 몸 안으로 들어간 환경호르몬은 가짜 호르몬으로 작용하여, 정자 감소, 불임 증가, 생식계의 이상, 행동변의 변화, 암의 발생 등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확인되고 있다. 또 아토피나 알레르기, 비염 등 면역계의 이상을 일으키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면서 플라스틱 내의 내분비 교란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컵라면 용기, 일회용 도시락, 일회용 컵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PS), ▲플라스틱 원료이고 통조림 등 금속캔 내부 코팅제로 사용되는 비스페놀A, ▲플라스틱 생수병이나 젖병, 플라스틱 용기에 많이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 ▲각종 냉동식품과 포장용 배달 음식 등을 감싸는 비닐 랩 뿐만 아니라 각종 포장재에 사용하는 폴리염화비닐(PVC) 등이다.

 

플라스틱 사용 줄여야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라스틱 ZERO 전국 캠페인’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환경운동연합

편리하다는 이유로 우리 생활을 잠식해온 플라스틱이 이제 지구 생태계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당장 플라스틱 소재의 일회용 도시락, 컵, 접시, 비닐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끊어야 한다. 텀블러, 장바구니 등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플라스틱 장난감 대신 천연 목재 등 다른 재질로 만든 장난감을 구입하고 왁스칠, 코팅, 페인팅을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아이 젖병, 고무 젖꼭지 등 영유아용품도 환경호르몬이 함유된 플라스틱 물질로 만들어진 경우가 있으니 제품을 선택할 때 무엇으로 만들어 졌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할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고 가소제를 섞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지난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플라스틱 안 쓰는 날’이었다. 환경연합은 지난 7월부터 “플라스틱 Zero”를 선언하고 커피 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공공부문에 일회용품 사용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시민들과 ‘플라스틱 Zero’ 캠페인을 통해 정부에게는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고, 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을, 시민들에게는 불편하더라도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에 함께 동참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글 |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조직정책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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