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함께사는길과 함께하는 밥상 ⓒ함께사는길 이성수
환경연합 회원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반자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이번에는 어떤 분일까. 적지 않은 분들을 만났지만 이번 만남은 유독 떨렸다. 월간 『함께사는길』을 읽는 모임이라니!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대구로 향했다.
함길밥상, 밥과 『함께사는길』의 얘기를 나누다
대구환경연합 사무실에서 모인다고 했다. 대구 동구의 한 건물 4층에 자리한 대구환경연합 사무실은 책상만 뺀다면 그 따스하고 소박한 풍경이 여느 가정집과 다름없다. 주방에선 보글보글 순두부찌개까지 끓고 있으니 진짜 집에 온 기분이다. 저녁 6시가 넘자 회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밥상에 앉는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순두부찌개 한 그릇, 고소한 감자전 한 접시와 야채샐러드가 오늘의 저녁이다. 서먹했던 것도 잠시, 음식 사이로 젓가락이 오가고 음식에 대한 평가를 시작해 날씨 이야기, 시국 이야기, 대소사 등등 자연스레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밥상을 치우고 이달 호 『함께사는길』을 펼쳐든다. 한 장 한 장 함께 기사를 읽으면서 이야기들이 오간다. “와 마을 바로 옆에 석탄화력발전소와 송전탑이 있네요. 근데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렇게나 많았어요?”하고 놀라고 “근데 더 짓는다고요?” “당진이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는데.”하며 안타까움도 나온다.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리 높지는 않은데 세계보건권고 기준을 초과했네요. 근데 대구 동구는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요. 저탄장이 있는데 그 지역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요. 주변 사람들이 폐질환을 앓고 있어요.”라며 자연스레 지역문제로 이어진다.
한 달에 한 번 『함께사는길』을 통해 밥과 이야기를 나누는 대구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함길밥상’은 올해 2월 시작됐다. “활동가들조차 너무 바빠서 『함께사는길』을 읽을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원들과 함께 『함께사는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수근 사무처장의 말이다. 함께 하는 회원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 모임에 밥상을 더했다. “사실 일반 회원들은 환경연합을 어려워하세요. 가볍게 밥 먹자는 핑계로 회원들이 환경연합 사무실도 방문하고 또 함께 『함께사는길』을 읽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좀 가까워지더라고요. 궁금했던 것들도 자연스럽게 물어보시고 또 활동에도 참여하게 되더라고요.”라며 정숙자 사무국장이 말을 보탰다.
‘함길밥상’에 참여하려는 회원들이 속속 환경연합 사무실을 찾아왔다. 채수헌 씨도 그중 한 명이다. “사실 주변에 환경 얘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어요. 이야기를 해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여기 오면 그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대구환경연합 오랜 회원인 박은주 씨도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사실 지역 환경문제도 잘 모르고 사니 전국 환경문제에 대해서 더 잘 모르고 살죠.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환경문제는 그리 잘 전해주지 않아요. 그런데 『함께사는길』을 보면 지금 벌어지는 환경이슈를 따라잡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꼼꼼히 읽으려고 하는데 좀 쉽지는 않아요.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도 있고, 혼자 쉽게 읽히지는 않더라고요. 헌데 회원들과 함께 읽다보면 이해가 되고 관심 있는 것은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고요.”
함길밥상엔 보통 10~15명 정도 참여해 『함께사는길』 기사를 함께 읽는데 때로는 관련 전문가나 다른 지역 활동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가습기살균제 기사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 함께 읽었고, 이상홍 경주환경연합 국장을 초대해서는 월성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월성원전의 조속한 폐쇄 필요성을 전한 기사를 함께 읽었다.
함길밥상이 뽑은 2016 환경뉴스

금강산도 식후경, 이번 모임의 메뉴는 뜨끈한 순두부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함길밥상이 뽑은 2016년 환경뉴스를 물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요. 5년을 끌어오다가 올해 초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폭발적인 이슈가 진행됐잖아요. 국정조사까지 이어지고 진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손영호 씨는 “제가 사는 경산에서 몇 달간 옥시 불매운동을 했어요. 결국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에서 옥시 제품을 철수했잖아요. 열심히 참여한 활동이 성과를 얻어 기분이 참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강원도까지 달려가 로프시위를 하기도 한 백재호 씨는 “설악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에요. 설악산이 뚫리면 다른 국립공원들도 무너지거든요. 설악산 지키는 분들과 자주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요. 그런데 설악산 케이블카도 최순실과도 연관이 있더라고요. 뭔가 풀릴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라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기대했다.
채수헌 씨는 지난 9월 발생한 지진을 꼽았다. “올해 경험했던 것 중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9월 첫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 휴가차 청송에 있었는데 대구 집에 돌아오니 물건이 흐트러져 있더라고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집에 있었는데 지진이 지나갔음에도 계속 흔들림을 느꼈어요. 혹시 몰라 피난배낭까지 꾸렸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평소 탈핵에 관심이 있어 캠페인에도 직접 참여했던 그는 지진 이후 더 탈핵 운동에 매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탈핵에 관심이 있어 화요일마다 대구백화점에서 캠페인을 하고 서명도 받아요. 몇 년 동안 계속 해왔는데 별다른 진전도 없고 이걸 왜 해야 할까,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어요. 근데 지진을 겪으니깐 그 위기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자각을 하게 된 뒤 캠페인에 더 자주 참석하고 있고 탈핵 공부도 다시 시작했어요.”
사람들의 핵발전소에 대한 인식도 지진 이후 달라졌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그래요. 우리나라에 핵발전소가 이리 많은 줄 몰랐다고.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방송에 나오니깐. 이제는 우리나라에 전력이 남아돌고 발전소 몇 개를 멈춰도 당장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언론이 말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정수근 처장은 낙동강에서 발견된 실지렁이를 뉴스로 뽑았다. 실지렁이는 환경부 지정 4급수 지표생물로 올해 대구의 취수원인 강정고령보 상류를 비롯해 낙동강 전역에서 발견됐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이 4급수로 전락했다며 지역사회를 넘어 큰 충격을 받았다. “실지렁이뿐만 아니라 녹조의 독성도 문제가 크죠.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매번 되풀이되는 문제이지만 계속 관심 갖고 전해야 합니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권태형 씨는 태양광에 관심이 많다. 태양광을 직접 설치하고 싶어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다가 대구환경연합에 가입했을 정도다. “올해 태양광을 설치할 계획이었는데 좀 미뤄졌어요. 함길밥상에서 공부도 하면서 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백재호 씨도 태양광에 관심이 많다. “원불교에서 교당 100개 햇빛발전소를 올렸다는 기사를 읽고 ‘아하’ 했어요. 평소에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거든요. 제가 성당을 다니는데 원불교 사례처럼 성당이나 성당 관련 시설물에 햇빛발전소를 올리면 좋겠다 싶었어요. 내년부터 한 번 본격적으로 활동해 보려고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들의 희망뉴스

대구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함길밥상’ 회원들
『함께사는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환경 시사이슈를 다루는 잡지이긴 하지만 생활 속 가벼운 주제들을 더 다뤘으면 해요. 2월호에 실린 콩 이야기나 11월호에 실린 그릇의 시간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관심 갖는 주제를 깊이 있게 들어가는 이야기를 많이 담아주셨으면 해요.”라고 제안한다. 깊이 새겨들을 것이다.
2017년에도 회원들은 『함께사는길』과 함께 세상을 만날 것이다. 이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4대강 재자연화 선언. 정부에서 본질적으로 문제를 파악해 이명박 재산을 법적으로 환수해 100퍼센트 4대강 재자연화에 사용하는데 쓰기로 했다.”(백재호) “영덕에 세우기로 한 신규핵발전소 계획은 백지화됐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중단했다. 정부는 앞으로 신규 핵발전소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선언했다.”(손영호)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체됐다.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으로 흡수됐다.”(채수헌)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피해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풀리고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물었다.”(김민조)
그들의 희망뉴스를 전하는 것이 『함께사는길』의 희망이다. 함께 나누는 따뜻한 밥상처럼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수고를 나누는 우리이길! 그 나눔의 길에서 오래도록 아름다운 동행이길!
글 | 박은수 기자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함께사는길과 함께하는 밥상 ⓒ함께사는길 이성수
환경연합 회원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같은 길을 함께 걷는 동반자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이번에는 어떤 분일까. 적지 않은 분들을 만났지만 이번 만남은 유독 떨렸다. 월간 『함께사는길』을 읽는 모임이라니!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대구로 향했다.
함길밥상, 밥과 『함께사는길』의 얘기를 나누다
대구환경연합 사무실에서 모인다고 했다. 대구 동구의 한 건물 4층에 자리한 대구환경연합 사무실은 책상만 뺀다면 그 따스하고 소박한 풍경이 여느 가정집과 다름없다. 주방에선 보글보글 순두부찌개까지 끓고 있으니 진짜 집에 온 기분이다. 저녁 6시가 넘자 회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밥상에 앉는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순두부찌개 한 그릇, 고소한 감자전 한 접시와 야채샐러드가 오늘의 저녁이다. 서먹했던 것도 잠시, 음식 사이로 젓가락이 오가고 음식에 대한 평가를 시작해 날씨 이야기, 시국 이야기, 대소사 등등 자연스레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밥상을 치우고 이달 호 『함께사는길』을 펼쳐든다. 한 장 한 장 함께 기사를 읽으면서 이야기들이 오간다. “와 마을 바로 옆에 석탄화력발전소와 송전탑이 있네요. 근데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렇게나 많았어요?”하고 놀라고 “근데 더 짓는다고요?” “당진이 정말 살기 좋은 동네였는데.”하며 안타까움도 나온다.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리 높지는 않은데 세계보건권고 기준을 초과했네요. 근데 대구 동구는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요. 저탄장이 있는데 그 지역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요. 주변 사람들이 폐질환을 앓고 있어요.”라며 자연스레 지역문제로 이어진다.
한 달에 한 번 『함께사는길』을 통해 밥과 이야기를 나누는 대구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함길밥상’은 올해 2월 시작됐다. “활동가들조차 너무 바빠서 『함께사는길』을 읽을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회원들과 함께 『함께사는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정수근 사무처장의 말이다. 함께 하는 회원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어 모임에 밥상을 더했다. “사실 일반 회원들은 환경연합을 어려워하세요. 가볍게 밥 먹자는 핑계로 회원들이 환경연합 사무실도 방문하고 또 함께 『함께사는길』을 읽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좀 가까워지더라고요. 궁금했던 것들도 자연스럽게 물어보시고 또 활동에도 참여하게 되더라고요.”라며 정숙자 사무국장이 말을 보탰다.
‘함길밥상’에 참여하려는 회원들이 속속 환경연합 사무실을 찾아왔다. 채수헌 씨도 그중 한 명이다. “사실 주변에 환경 얘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없어요. 이야기를 해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여기 오면 그런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대구환경연합 오랜 회원인 박은주 씨도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사실 지역 환경문제도 잘 모르고 사니 전국 환경문제에 대해서 더 잘 모르고 살죠.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환경문제는 그리 잘 전해주지 않아요. 그런데 『함께사는길』을 보면 지금 벌어지는 환경이슈를 따라잡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꼼꼼히 읽으려고 하는데 좀 쉽지는 않아요.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도 있고, 혼자 쉽게 읽히지는 않더라고요. 헌데 회원들과 함께 읽다보면 이해가 되고 관심 있는 것은 한 번 더 보게 되더라고요.”
함길밥상엔 보통 10~15명 정도 참여해 『함께사는길』 기사를 함께 읽는데 때로는 관련 전문가나 다른 지역 활동가를 초빙하기도 한다. 가습기살균제 기사는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 함께 읽었고, 이상홍 경주환경연합 국장을 초대해서는 월성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월성원전의 조속한 폐쇄 필요성을 전한 기사를 함께 읽었다.
함길밥상이 뽑은 2016 환경뉴스
금강산도 식후경, 이번 모임의 메뉴는 뜨끈한 순두부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다사다난했던 2016년, 함길밥상이 뽑은 2016년 환경뉴스를 물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이요. 5년을 끌어오다가 올해 초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폭발적인 이슈가 진행됐잖아요. 국정조사까지 이어지고 진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손영호 씨는 “제가 사는 경산에서 몇 달간 옥시 불매운동을 했어요. 결국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에서 옥시 제품을 철수했잖아요. 열심히 참여한 활동이 성과를 얻어 기분이 참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강원도까지 달려가 로프시위를 하기도 한 백재호 씨는 “설악산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에요. 설악산이 뚫리면 다른 국립공원들도 무너지거든요. 설악산 지키는 분들과 자주 함께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미안해요. 그런데 설악산 케이블카도 최순실과도 연관이 있더라고요. 뭔가 풀릴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라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백지화를 기대했다.
채수헌 씨는 지난 9월 발생한 지진을 꼽았다. “올해 경험했던 것 중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9월 첫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 휴가차 청송에 있었는데 대구 집에 돌아오니 물건이 흐트러져 있더라고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집에 있었는데 지진이 지나갔음에도 계속 흔들림을 느꼈어요. 혹시 몰라 피난배낭까지 꾸렸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평소 탈핵에 관심이 있어 캠페인에도 직접 참여했던 그는 지진 이후 더 탈핵 운동에 매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탈핵에 관심이 있어 화요일마다 대구백화점에서 캠페인을 하고 서명도 받아요. 몇 년 동안 계속 해왔는데 별다른 진전도 없고 이걸 왜 해야 할까,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어요. 근데 지진을 겪으니깐 그 위기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자각을 하게 된 뒤 캠페인에 더 자주 참석하고 있고 탈핵 공부도 다시 시작했어요.”
사람들의 핵발전소에 대한 인식도 지진 이후 달라졌음을 느낀다. “사람들이 그래요. 우리나라에 핵발전소가 이리 많은 줄 몰랐다고.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방송에 나오니깐. 이제는 우리나라에 전력이 남아돌고 발전소 몇 개를 멈춰도 당장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언론이 말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정수근 처장은 낙동강에서 발견된 실지렁이를 뉴스로 뽑았다. 실지렁이는 환경부 지정 4급수 지표생물로 올해 대구의 취수원인 강정고령보 상류를 비롯해 낙동강 전역에서 발견됐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낙동강이 4급수로 전락했다며 지역사회를 넘어 큰 충격을 받았다. “실지렁이뿐만 아니라 녹조의 독성도 문제가 크죠.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에서 매번 되풀이되는 문제이지만 계속 관심 갖고 전해야 합니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권태형 씨는 태양광에 관심이 많다. 태양광을 직접 설치하고 싶어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다가 대구환경연합에 가입했을 정도다. “올해 태양광을 설치할 계획이었는데 좀 미뤄졌어요. 함길밥상에서 공부도 하면서 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백재호 씨도 태양광에 관심이 많다. “원불교에서 교당 100개 햇빛발전소를 올렸다는 기사를 읽고 ‘아하’ 했어요. 평소에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거든요. 제가 성당을 다니는데 원불교 사례처럼 성당이나 성당 관련 시설물에 햇빛발전소를 올리면 좋겠다 싶었어요. 내년부터 한 번 본격적으로 활동해 보려고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들의 희망뉴스
대구환경연합 회원 소모임 ‘함길밥상’ 회원들
『함께사는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환경 시사이슈를 다루는 잡지이긴 하지만 생활 속 가벼운 주제들을 더 다뤘으면 해요. 2월호에 실린 콩 이야기나 11월호에 실린 그릇의 시간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관심 갖는 주제를 깊이 있게 들어가는 이야기를 많이 담아주셨으면 해요.”라고 제안한다. 깊이 새겨들을 것이다.
2017년에도 회원들은 『함께사는길』과 함께 세상을 만날 것이다. 이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4대강 재자연화 선언. 정부에서 본질적으로 문제를 파악해 이명박 재산을 법적으로 환수해 100퍼센트 4대강 재자연화에 사용하는데 쓰기로 했다.”(백재호) “영덕에 세우기로 한 신규핵발전소 계획은 백지화됐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중단했다. 정부는 앞으로 신규 핵발전소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선언했다.”(손영호) “한국수력원자력이 해체됐다.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재생가능에너지 사업으로 흡수됐다.”(채수헌)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피해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풀리고 기업의 책임을 제대로 물었다.”(김민조)
그들의 희망뉴스를 전하는 것이 『함께사는길』의 희망이다. 함께 나누는 따뜻한 밥상처럼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수고를 나누는 우리이길! 그 나눔의 길에서 오래도록 아름다운 동행이길!
글 | 박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