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운동연합 전문기관 에코생협 조합원들의 노래 모임 '에코콰이어' 회원들 ⓒ함께사는길 이성수
“푸우우우우우” “마메미모무” “마메미모무” “마메미모무”
월요일 저녁, 서울 종로구 환경센터 에코생협 옆 카페에 중년 여성들이 모였다. 장바구니는 한쪽 테이블 위에 놓고는 입술을 풀고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발성 연습하는 모습이 꽤 진지하다. 이 시간만큼은 그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니고 잔소리할 필요도 없다. 지휘자의 지도에 따라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한 옥타브씩 올리는 그네들의 목소리가 참으로 곱다. 환경연합 전문기관인 에코생협 조합원들의 소모임, 에코콰이어다.
장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에코콰이어는 노래를 좋아하고 그 노래를 통해 사회활동에도 참여해보자는 이들이 만든 모임이다. 창단은 2011년 10월에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중간에 모임이 주춤했다가 2014년 9월에 재창단했다. 현재 15명 정도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50대 여성으로 전업주부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퇴직자도 있고 다양하다. 참여 동기도 저마다 다르다. 조영주 씨는 이 모임에서 유일한 음악 전공자로 합창단 지휘와 지도를 맡고 있다. “음악을 전공하긴 했지만 저도 합창은 물론 지휘도 처음이에요. 공부하면서 함께하고 있어요. 사실 남편이 은퇴를 하면 지방에 내려가 살 계획이에요. 그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전공도 살리고 또 어느 지역이든 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 전에 미리 경험도 쌓을 겸 시작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에코콰이어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는 고영신 씨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에코콰이어에 문을 두드렸다. “노래 부르는 걸 엄청 좋아해요. 그동안은 직장 생활하느라 이런 모임에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3년 전 퇴직을 했어요. 더 나이 들면 받아줄 곳이 없을 것 같아 얼른 참여했어요. 제가 원래 목소리가 커요. 노래 부를 때도 큰 소리로 부르는데 합창은 같이 불러야 하잖아요. 목소리에 힘을 빼고 소리도 줄이고, 그게 좀 힘들었어요.”라며 웃는다. 전명숙 씨는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매주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 종로까지 오고 있다. “친구 따라 왔다가 모임에 눌러앉았어요. 노래에 소질도 없고 발성도 처음 해봤는데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더라고요. 무대 매너도 배우고. 아들에게 사진 찍어서 보여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모임 끝나면 장도 볼 수 있고. 일단 나오는 게 즐거워요.”라고 말한다.
박경옥 씨는 딸의 추천으로 들어왔다. “광주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왔어요. 제가 무료할까봐 딸이 여기저기 다 알아봤더라고요. 가족들이 월요일 저녁은 엄마의 힐링 시간이라 생각해요. 제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시어머니도 며느리의 날이라고 하세요.”라며 웃는다. 어디 그뿐이랴. 에코생협에서 장도 보고 저마다의 비법도 나눈다. 살림의 고수이자 조합원들이 대부분이다보니 건강한 먹을거리 정보는 물론이고 친환경 생활 팁도 나눈다. 멸치볶음에 땅콩버터를 넣으면 더 맛있다거나 물 아껴 쓰는 방법, 전기 절약하는 법 등 서로 나누고 또 배운다. 노래를 좋아하는 에코맘들에게 이보다 좋은 모임이 또 있을까.
노래의 힘

노래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에코콰이어 회원들 사진제공 에코콰이어
매주 월요일 저녁에 모여 2시간 정도 연습하는데 그녀들이 부르는 노래는 가곡에서 가요까지 다양하다. 무대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에코생협 행사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단체에도 소문이 나서 서울환경연합, 두레생협 등의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을 한 적도 여러 번이다. 박성실 씨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건 처음이었어요.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랄까요. 근데 처음에는 별로 떨리지 않았는데 몇 번 올라가보니 좀 떨려요. 처음엔 뭘 모르고 했지만 하나 둘 배우고 알게 되고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기고. 요즘은 어떻게 하면 노래를 더 잘 부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라며 수줍어한다.
다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고 손사래 치지만 고음이 힘든 사람도, 저음이 힘든 사람도 각자 자신에게 맞는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하나의 곡을 만들어 낸다. 합창단 실력은 이미 여러 곳에서 인정받았다. 특히 KBS에서 주최하는 합창단 대회에 예선을 통과했던 이들이다.
에코콰이어는 그저 노래 부르는 모임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다른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을 주는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그래서 초기에는 어린이병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기도 했다. 노래만큼 좋은 위로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당장 조영신 씨는 합창단 활동으로 생활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사실 몸이 좀 좋지 않았어요. 병원에도 자주 가고. 근데 노래 부르면서 컨디션이 엄청 좋아졌어요. 생활이 즐거워지니깐 생활도 엄청 달라졌어요. 1년 정도 했는데 한 번도 모임에 빠지지 않았어요.”라며 즐거워한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도 많고 걱정 근심도 많죠.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또 위로도 받아요.”라고 입을 모은다. 조영주 씨는 “노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에요. 노래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또 그것이 듣는 이에게 전달되어 그들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죠. 우리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힘을 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노래만 부르면 될 줄 알았는데 발성하는 법과 구강구조를 사용하는 법, 내 몸의 악기를 이용해서 하는 게 좀 힘들긴 해요.”라고 엄살도 부리긴 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함께 노래 부를까요?

노래 연습 중인 에코콰이어 ⓒ함께사는길 이성수
“우리 합창단의 자랑요?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합창은 혼자 노래 부르는 것과는 달라요.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듣고 또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피고 배려하면서 노래를 불러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합창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배려하면서 함께 해나가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또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하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요. 에코콰이어와 함께 해주세요.” 조영주 씨를 비롯해 단원들의 바람이다.
발성연습이 끝나고 노래를 부른다. 요즘 에코콰이어가 부르는 노래는 ‘화인-4월의 노래’다.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며 4월 한 달 내내 함께 부르고 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게 악보를 편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있을 아픔,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자신에게 또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가 잔잔히 퍼진다.
글 | 박은수 기자
환경운동연합 전문기관 에코생협 조합원들의 노래 모임 '에코콰이어' 회원들 ⓒ함께사는길 이성수
“푸우우우우우” “마메미모무” “마메미모무” “마메미모무”
월요일 저녁, 서울 종로구 환경센터 에코생협 옆 카페에 중년 여성들이 모였다. 장바구니는 한쪽 테이블 위에 놓고는 입술을 풀고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발성 연습하는 모습이 꽤 진지하다. 이 시간만큼은 그 누구의 엄마도 아내도 아니고 잔소리할 필요도 없다. 지휘자의 지도에 따라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한 옥타브씩 올리는 그네들의 목소리가 참으로 곱다. 환경연합 전문기관인 에코생협 조합원들의 소모임, 에코콰이어다.
장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에코콰이어는 노래를 좋아하고 그 노래를 통해 사회활동에도 참여해보자는 이들이 만든 모임이다. 창단은 2011년 10월에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중간에 모임이 주춤했다가 2014년 9월에 재창단했다. 현재 15명 정도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50대 여성으로 전업주부도 있고 직장인도 있고 퇴직자도 있고 다양하다. 참여 동기도 저마다 다르다. 조영주 씨는 이 모임에서 유일한 음악 전공자로 합창단 지휘와 지도를 맡고 있다. “음악을 전공하긴 했지만 저도 합창은 물론 지휘도 처음이에요. 공부하면서 함께하고 있어요. 사실 남편이 은퇴를 하면 지방에 내려가 살 계획이에요. 그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왕이면 전공도 살리고 또 어느 지역이든 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 전에 미리 경험도 쌓을 겸 시작하게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에코콰이어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는 고영신 씨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 에코콰이어에 문을 두드렸다. “노래 부르는 걸 엄청 좋아해요. 그동안은 직장 생활하느라 이런 모임에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3년 전 퇴직을 했어요. 더 나이 들면 받아줄 곳이 없을 것 같아 얼른 참여했어요. 제가 원래 목소리가 커요. 노래 부를 때도 큰 소리로 부르는데 합창은 같이 불러야 하잖아요. 목소리에 힘을 빼고 소리도 줄이고, 그게 좀 힘들었어요.”라며 웃는다. 전명숙 씨는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매주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 종로까지 오고 있다. “친구 따라 왔다가 모임에 눌러앉았어요. 노래에 소질도 없고 발성도 처음 해봤는데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즐겁더라고요. 무대 매너도 배우고. 아들에게 사진 찍어서 보여줬더니 좋아하더라고요. 모임 끝나면 장도 볼 수 있고. 일단 나오는 게 즐거워요.”라고 말한다.
박경옥 씨는 딸의 추천으로 들어왔다. “광주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왔어요. 제가 무료할까봐 딸이 여기저기 다 알아봤더라고요. 가족들이 월요일 저녁은 엄마의 힐링 시간이라 생각해요. 제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시어머니도 며느리의 날이라고 하세요.”라며 웃는다. 어디 그뿐이랴. 에코생협에서 장도 보고 저마다의 비법도 나눈다. 살림의 고수이자 조합원들이 대부분이다보니 건강한 먹을거리 정보는 물론이고 친환경 생활 팁도 나눈다. 멸치볶음에 땅콩버터를 넣으면 더 맛있다거나 물 아껴 쓰는 방법, 전기 절약하는 법 등 서로 나누고 또 배운다. 노래를 좋아하는 에코맘들에게 이보다 좋은 모임이 또 있을까.
노래의 힘
노래가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에코콰이어 회원들 사진제공 에코콰이어
매주 월요일 저녁에 모여 2시간 정도 연습하는데 그녀들이 부르는 노래는 가곡에서 가요까지 다양하다. 무대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에코생협 행사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단체에도 소문이 나서 서울환경연합, 두레생협 등의 행사에 초청되어 공연을 한 적도 여러 번이다. 박성실 씨는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건 처음이었어요. 굉장히 기분이 좋아요.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랄까요. 근데 처음에는 별로 떨리지 않았는데 몇 번 올라가보니 좀 떨려요. 처음엔 뭘 모르고 했지만 하나 둘 배우고 알게 되고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생기고. 요즘은 어떻게 하면 노래를 더 잘 부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라며 수줍어한다.
다들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한다고 손사래 치지만 고음이 힘든 사람도, 저음이 힘든 사람도 각자 자신에게 맞는 파트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하나의 곡을 만들어 낸다. 합창단 실력은 이미 여러 곳에서 인정받았다. 특히 KBS에서 주최하는 합창단 대회에 예선을 통과했던 이들이다.
에코콰이어는 그저 노래 부르는 모임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다른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을 주는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 그래서 초기에는 어린이병원 같은 곳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기도 했다. 노래만큼 좋은 위로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당장 조영신 씨는 합창단 활동으로 생활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사실 몸이 좀 좋지 않았어요. 병원에도 자주 가고. 근데 노래 부르면서 컨디션이 엄청 좋아졌어요. 생활이 즐거워지니깐 생활도 엄청 달라졌어요. 1년 정도 했는데 한 번도 모임에 빠지지 않았어요.”라며 즐거워한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도 많고 걱정 근심도 많죠.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또 위로도 받아요.”라고 입을 모은다. 조영주 씨는 “노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에요. 노래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또 그것이 듣는 이에게 전달되어 그들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죠. 우리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힘을 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노래만 부르면 될 줄 알았는데 발성하는 법과 구강구조를 사용하는 법, 내 몸의 악기를 이용해서 하는 게 좀 힘들긴 해요.”라고 엄살도 부리긴 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하는 법이 없다.
함께 노래 부를까요?
노래 연습 중인 에코콰이어 ⓒ함께사는길 이성수
“우리 합창단의 자랑요? 사람들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합창은 혼자 노래 부르는 것과는 달라요.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듣고 또 어떻게 표현하는지 살피고 배려하면서 노래를 불러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합창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배려하면서 함께 해나가는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또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하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까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요. 에코콰이어와 함께 해주세요.” 조영주 씨를 비롯해 단원들의 바람이다.
발성연습이 끝나고 노래를 부른다. 요즘 에코콰이어가 부르는 노래는 ‘화인-4월의 노래’다.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며 4월 한 달 내내 함께 부르고 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게 악보를 편다.
“이제 사월은 내게 옛날의 사월이 아니다 / 이제 바다는 내게 지난날의 바다가 아니다 / 눈물을 털고 일어서자고 쉽게 말하지 마라 / 하늘도 알고 바다도 아는 슬픔이었다 / 화인처럼 찍혀 평생 남아있을 아픔, 죽어서도 가지고 갈 이별이었다”
자신에게 또 누군가에게 건네는 위로가 잔잔히 퍼진다.
글 | 박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