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음악으로 새로운 봄을 그리는 어반자카파

「봄을 그리다」, 「커피를 마시고」 등 ‘잔잔하고 울림이 있어 그 노래 좋던데’ 하고 젊은 층들에게 알음알음 소리 없이 강하게 음악을 알려온 도시적 감성의 싱어송라이터 어반자카파(Urban Zakapa)가 오는 4월 22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리는 환경콘서트에 나선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돌풍을 일으키며 각종 음악차트 실시간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던 그들이 환경콘서트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걸까? 지난 3월 13일 어반자카파 멤버인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씨를 KBS 본관에서 만났다.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해 환경음악회에 서게 됐다는 감성 그룹 어반자카파 왼쪽부터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씨 ⓒ안철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반응해 환경음악회에 서게 됐다는 감성 그룹 어반자카파. 왼쪽부터 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씨 ⓒ안철


왜 하느냐고? 좋은 일이니까!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어반자카파(Urban Zakapa) 소개를 부탁했다. ‘도시적(URBAN)+눈에 띄는(ZAppy)+변화무쌍한('KAleidoscopic)+열정적인(PAssionate)’의 각 단어 앞 글자를 합성하여 만든 이름이란다. 뭔가 신조어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감성이 묻어난다. 그래서 낱말들을 조금 이어봤다. 도시적 감성으로 변화무쌍하고 열정적인 음악으로 이목을 끄는 밴드라. 그냥 애써 조합하지 말고 그 단어 그대로 받아들이자. 곧 이번 콘서트에서 그들을 만날 테니까! 

새 음반 작업을 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세 사람에게 먼저 환경콘서트를 제안한 건 환경연합이었다. 어반자카파의 멤버들은 의외로 흔쾌히 함께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뭔가 의미심장한 결의는 아니었다. “정말 좋은 일이기 때문에 하겠다고 했어요.” 환경을 지키자는 얘기에 머리보다는 가슴이 먼저 반응했다고 했다. 사라져버린 봄과 가을, 너무 더운 여름, 예측할 수 없는 날씨들. 도시인의 감성을 노래하는 이들도 역시 느끼는 바가 컸다. 

그렇다고 감성만 지닌 것도 아니다. 세 사람은 일상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것들도 있었다. “우선 일회용 컵을 되도록 쓰지 않고 머그컵을 사용하려 해요.” 조현아 씨는 늘 습관처럼 음료를 마시는지라 특별히 더 신경을 쓴단다. 갑자기 우리 앞에 놓인 일회용 컵들에 미안함이 들었다. 박용인 씨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한다. “음식물이든 재활용이든 구분하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되도록 분리해서 버리려고 노력해요.” 권순일 씨는 전기제품을 쓰고 난 후 꼭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분리한다. 나름 전기를 아낄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들, 아주 간단한 일 같지만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어려운 것들이다. 무심한 듯하지만 속 깊은 친구들 같다. 만난 지 10년, 함께 활동한 지 6년, 서로에게 시간이 주는 익숙함도 느껴진다. 그래서 장난스럽게 또 질문했다. 누가 제일 반환경적인가요? “박용인 씨가 차를 운전해요.” 나머지 멤버들이 웃으며 그를 가리킨다.  

 

감성과 솔직함을 겸비한 그룹 

잠시 분위기도 전환할 겸 함께 오랜 기간 했던 음악 얘기를 시작했다. “어반자카파가 또래의 리스너들과 나누고 싶은 건 저희 나이대가 느끼는 사랑이나 이별, 저희 또래들이나 서른 즈음에 느끼는 감정,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들이에요.” 그래서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을 한다. 오랜 기간이 주는 장점도 있어서 각자의 음악 세계도 이해해주고 배려하고 맞춰줄 줄도 안다. 따로 또 같이, 각자의 빛깔을 유지하며 함께 하는 동안 제목 없이 숫자로 매겨진 3개의 정규앨범을 냈다. 어느 하나의 주제로 제목을 매길 수 없어 그렇게 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아마 앞으로 나올 음반도 그러하리라. 그리고 이것이 이들의 음악적 취향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감성과 배려에 이어 솔직함까지 엿보인다. 환경연합 활동가로부터 이번 환경콘서트의 콘셉트와 실천 가능한 습관들을 듣더니 육식을 즐겨하는 권순일 씨는 난감한 얼굴이다. “그래도 월요일 하루 정도 안 먹는 날이라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박용인 씨의 조심스러운 자기고백이 이어진다. “사실 제가 안 좋은 습관이 있어요. 샤워할 때 지나치게 물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번에 환경콘서트도 하게 되니까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도 되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소중함과 경각심을 전할 콘서트에 서게 되니 본인도 더욱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 

 

새로운 봄을 기대하며 

어반자카파는 동시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이번 환경음악회에서 들려줄 예정이다. 환경을 위해서 작은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이들이 동시대 사람들에게 들려줄 노래들. 자신들의 공연으로 의미 있는 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환경콘서트는 국민발의로 기후변화법을 만들어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자는 ‘빅애스크(Big Ask)’ 캠페인의 일환으로, 수익금은 이 빅애스크 캠페인 기금으로 쓰인다. 어반자카파도 공연 출연료의 일부를 캠페인에 기부하겠다며 나섰다. 처음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처럼 어떤 다른 무언가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좋은 일이니까 한다. 

지금 어반자카파는 새 음반을 준비중이다. 혹시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환경에 대한 노래를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 황사와 마스크, 알레르기로 익숙해진 봄이라는 계절인 4월, 어반자카파가 그리는 봄을 기대해본다. “다시 봄을 그린다. 아직 잊을 수 없는 그 거리 꽃잎이 예쁘게 흩날리던 곳. 정말 따듯한 우리의 봄이었지.” 그들의 노래 가사처럼.

 

글 | 백진영 한국여성재단 기획홍보팀 과장이자 환경운동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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