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지구를 위한 영화선언! 서울환경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다채로운 영화들로 찾아온다. 광화문 일대의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에코 트라이앵글’에 올해는 서울시민청의 바스락홀이 상영관으로 추가되어 시민들이 더욱 가깝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회를 맞는 올해 서울환경영화제에서는 47개국에서 온 113편의 환경영화가 소개된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환경영화제로서 자리를 굳힌 서울환경영화제는 해마다 그 출품작들이 수적, 질적인 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대중적 요소와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많이 상영되어 환경에 대한 유용한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

『구름 위에서』
재미와 메시지 담은 환경영화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에는 1166편의 영화 중 최종 선정된 19개국 19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환경을 매개나 메타포로 해 인간의 감성을 그리거나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영화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올해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다.
주목 받는 필리핀의 신예 감독 페페 디옥노의 『구름 위에서 Above the Clouds』는 자연이 주는 경외감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가족 드라마로 섬세한 감정연기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엮어낸 수작이다.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매개로 인간관계를 그리는 로맨스 『내 안의 나무 The Tree Inside』, 현재의 농촌문제, 환경운동의 현실 등 여러 문제들을 탄탄한 드라마에 녹여낸 『이야 모노가타리 The Tale of Iya』도 대중성과 메시지를 겸비한 흥미로운 극영화들이다.
대안공동체 운동의 시초를 다룬 『프릭 아웃 Freak Out』은 주제와 형식면에서 파격적인 작품으로, 사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럽의 전래동화를 재현한 애니메이션과 현재 인류가 자연에 가하는 폭력을 병치하여 경종을 울리는 『숲 속의 마녀 바바 야가 The Vanquishing of the Witch Baba Yaga』도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표현방식에 대한 선입견을 뒤집는 독특한 방식의 다큐멘터리다. 한국 작품으로 국제환경영화경선에 선정된 『범전 A Roar of the Prairie』은 지속적으로 재개발 문제를 다루는 오민욱 감독의 신작으로 특유의 실험적인 영화 만들기를 통해 사회에 대한 치밀한 고민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프릭 아웃』
단편 중에는 미국의 오일 붐 속 이주자들의 삶을 다룬 『눈 덮인 땅의 꿈 White Earth』, 화려한 중산층 도시였던 디트로이트에서 생계를 위해 농사를 시작한 빈민층의 고투를 보여주는 『디트로이트의 한 조각 땅 3 Acres in Detroit』, 제3세계로 전이되는 자본주의적 삶을 자동차의 시각에서 노래한 시적인 영화 『얼룩, 파편, 타이어 Of Stains, Scrap And Tires』 등이 주목할 만하다.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영화의 흐름을 소개하는 상설부문인 ‘그린 파노라마’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흥미로운 영화를 감상하는 동시에 세계가 당면한 환경문제를 한 눈에 망라해 볼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의 그린 파노라마 섹션 작품들은 환경영화가 다양한 환경문제를 제시할 뿐 아니라 그것을 지금 세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복합적인 성찰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꾸준히 다루어지는 문제를 색다른 형식 및 시각으로 표현한 영화 및 신선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고르게 만나볼 수 있다.
『껌의 어두운 진실 Dark Side of the Chew』과 『자전거 vs 자동차 Bikes vs Cars』는 가까이 있지만 비교적 무관심했던 새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다. 『껌의 어두운 진실』은 껌이 우리의 건강 뿐 아니라 얼마나 여러 모로 지구에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실사와 그래픽이 혼합된 영상으로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자전거 vs 자동차 Bikes vs Cars』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동차 위주의 도시 설계에 문제를 제기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면 우리의 환경과 삶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이 밖에도 페루 국민 요리사의 요리를 구경하면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그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가스톤의 부엌 Finding Gaston』, 베이비붐 세대의 시각으로 환경파괴를 바라본 『사라지는 숲의 세대 Forest Dieback Generation』도 흥미와 유용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작품들이다. 단편에 포함된 『어둠을 잃어버린 반딧불이 Brilliant Darkness: Hotaru in the Night』는 반딧불이가 사라져 가는 이유를 다루며 도시의 빛공해가 생태계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며, 『커피 농장의 카우보이 The Cowboys of the Coffee』는 콜롬비아 커피 농부의 현실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한 잔의 커피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국환경영화의 흐름’의 상영작을 통해서는 우리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문제를 짚어볼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그린 『밀양 아리랑』,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에 대한 이야기인 『물 속의 도시』 등이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공해줄 것이다.

『H2O 멕시코』
마지막 열대우림의 대륙 중남미의 환경영화
올해는 지구촌의 환경문제 중 중남미 지역이 처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마지막 남은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 가장 높은 폭포와 가장 긴 강을 가진 중남미 대륙은 석유, 금, 목재 등 그 풍부한 자원 때문에 제1세계 자본에 의한 착취와 파괴가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가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중남미 대륙의 환경문제를 영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멕시코의 환경영화제인 시네마 플라네타(Cinema Planeta)의 집행위원장이 서울환경영화제를 방문해 멕시코 환경영화를 비롯한 중남미 환경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마마토 Marmato』는 콜롬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캐나다 자본이 금광개발을 시작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다큐멘터리로 북미의 자본이 제3세계에 행하는 파괴의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주변에 물이 없는 거대도시 멕시코시티의 물 공급 시스템 문제를 파헤치는 『H2O 멕시코 H2O MX』도 주목할 만한 수작이며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밀려나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태어난 땅, 팔리는 땅 No Place Is Far Away』은 삶의 터전을 언젠가부터 금전적 가치로만 규정하게 된 지금의 사태에 경종을 울린다.
대안 공동체와 농사에 관한 그린 토크
경제위주의 성장에 따라 잃어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유대와 상호작용이다. 환경 파괴의 과정과도 맞물려 일어나고 있기에 공동체 가치 상실의 문제는 환경영화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다. 올해는 최근 눈에 띄게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움직임을 다룬 작품들을 모아 소개한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협동 공동체의 삶을 보여주는 『바빌라 Varvilla』는 지금 진행되는 대안적인 공동체의 한 예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가능한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며, 『슬럼: 미래의 도시 Slums: The Cities of Tomorrow』는 주류 시스템에서 밀려난 슬럼에서 구축된 자생적 시스템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찾는 의외의 시각을 보여준다. 『프릭 아웃』의 제작자와 우리나라의 성미산 마을을 소재로 한 영화 『춤추는 숲』의 감독님을 모시고 “그린토크 1 또 다른 사회- 공동체 운동의 현주소”란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5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인디스페이스). 유럽과 우리나라의 대안 공동체 운동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다.

『아나이스가 사는 법』
대안적인 공동체와 삶의 형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농사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계화, 공장화된 먹거리의 생산은 농부들의 삶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건강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농사를 다룬 작품들을 통해 지금 사회에서 농사의 현실과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나이스가 사는 법 Anais Goes to War』에 등장하는 허브 농사를 하는 프랑스 소녀는 농사를 낭만적 취미를 넘어선 생계 수단으로 만들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에 부딪힌다. 왜 농사를 직업으로 가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되었는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씨앗 지킴이 The Sower』의 주인공인 식물의 유전자를 그대로 보존하려는 괴짜 과학자, 『모던 네이처 Modern Nature』 안의 유전자 조작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통해 지금의 농업이 처한 현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던 네이처』의 감독, 국내 농업 정책 전문가 및 도시농부시민협의회 회장이 함께 하는 “그린 토크 2 다시 보는 농사, 도시와 땅의 연결” (5월 10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에 놀러오세요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는 5월 7일부터 14일까지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진행된다. 특히 서울역사박물관 야외광장에서는 공기막 조형작품과 미세먼지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전시를 비롯해 햇빛을 모아 만든 햇빛영화관, 재활용품을 모아 행운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묻지마 Green 자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다.
올해도 서울환경영화제의 영화와 행사를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행복한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가시길!
함께 사는 지구를 위한 영화선언! 서울환경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다채로운 영화들로 찾아온다. 광화문 일대의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에코 트라이앵글’에 올해는 서울시민청의 바스락홀이 상영관으로 추가되어 시민들이 더욱 가깝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회를 맞는 올해 서울환경영화제에서는 47개국에서 온 113편의 환경영화가 소개된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의 환경영화제로서 자리를 굳힌 서울환경영화제는 해마다 그 출품작들이 수적, 질적인 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대중적 요소와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들이 많이 상영되어 환경에 대한 유용한 메시지와 영화적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영화제가 될 것이다.
『구름 위에서』
재미와 메시지 담은 환경영화
경쟁부문인 국제환경영화경선에는 1166편의 영화 중 최종 선정된 19개국 19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환경을 매개나 메타포로 해 인간의 감성을 그리거나 자연과 인간의 연결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영화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올해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다.
주목 받는 필리핀의 신예 감독 페페 디옥노의 『구름 위에서 Above the Clouds』는 자연이 주는 경외감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해가는 가족 드라마로 섬세한 감정연기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엮어낸 수작이다.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매개로 인간관계를 그리는 로맨스 『내 안의 나무 The Tree Inside』, 현재의 농촌문제, 환경운동의 현실 등 여러 문제들을 탄탄한 드라마에 녹여낸 『이야 모노가타리 The Tale of Iya』도 대중성과 메시지를 겸비한 흥미로운 극영화들이다.
대안공동체 운동의 시초를 다룬 『프릭 아웃 Freak Out』은 주제와 형식면에서 파격적인 작품으로, 사회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유럽의 전래동화를 재현한 애니메이션과 현재 인류가 자연에 가하는 폭력을 병치하여 경종을 울리는 『숲 속의 마녀 바바 야가 The Vanquishing of the Witch Baba Yaga』도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표현방식에 대한 선입견을 뒤집는 독특한 방식의 다큐멘터리다. 한국 작품으로 국제환경영화경선에 선정된 『범전 A Roar of the Prairie』은 지속적으로 재개발 문제를 다루는 오민욱 감독의 신작으로 특유의 실험적인 영화 만들기를 통해 사회에 대한 치밀한 고민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프릭 아웃』
단편 중에는 미국의 오일 붐 속 이주자들의 삶을 다룬 『눈 덮인 땅의 꿈 White Earth』, 화려한 중산층 도시였던 디트로이트에서 생계를 위해 농사를 시작한 빈민층의 고투를 보여주는 『디트로이트의 한 조각 땅 3 Acres in Detroit』, 제3세계로 전이되는 자본주의적 삶을 자동차의 시각에서 노래한 시적인 영화 『얼룩, 파편, 타이어 Of Stains, Scrap And Tires』 등이 주목할 만하다.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다양한 환경영화의 흐름을 소개하는 상설부문인 ‘그린 파노라마’는 다양한 국가에서 온 흥미로운 영화를 감상하는 동시에 세계가 당면한 환경문제를 한 눈에 망라해 볼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의 그린 파노라마 섹션 작품들은 환경영화가 다양한 환경문제를 제시할 뿐 아니라 그것을 지금 세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복합적인 성찰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꾸준히 다루어지는 문제를 색다른 형식 및 시각으로 표현한 영화 및 신선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고르게 만나볼 수 있다.
『껌의 어두운 진실 Dark Side of the Chew』과 『자전거 vs 자동차 Bikes vs Cars』는 가까이 있지만 비교적 무관심했던 새로운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다. 『껌의 어두운 진실』은 껌이 우리의 건강 뿐 아니라 얼마나 여러 모로 지구에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실사와 그래픽이 혼합된 영상으로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자전거 vs 자동차 Bikes vs Cars』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동차 위주의 도시 설계에 문제를 제기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탄다면 우리의 환경과 삶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이 밖에도 페루 국민 요리사의 요리를 구경하면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그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가스톤의 부엌 Finding Gaston』, 베이비붐 세대의 시각으로 환경파괴를 바라본 『사라지는 숲의 세대 Forest Dieback Generation』도 흥미와 유용한 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작품들이다. 단편에 포함된 『어둠을 잃어버린 반딧불이 Brilliant Darkness: Hotaru in the Night』는 반딧불이가 사라져 가는 이유를 다루며 도시의 빛공해가 생태계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며, 『커피 농장의 카우보이 The Cowboys of the Coffee』는 콜롬비아 커피 농부의 현실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한 잔의 커피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한국환경영화의 흐름’의 상영작을 통해서는 우리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문제를 짚어볼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그린 『밀양 아리랑』,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에 대한 이야기인 『물 속의 도시』 등이 지금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공해줄 것이다.
『H2O 멕시코』
마지막 열대우림의 대륙 중남미의 환경영화
올해는 지구촌의 환경문제 중 중남미 지역이 처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마지막 남은 세계 최대의 열대우림, 가장 높은 폭포와 가장 긴 강을 가진 중남미 대륙은 석유, 금, 목재 등 그 풍부한 자원 때문에 제1세계 자본에 의한 착취와 파괴가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가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중남미 대륙의 환경문제를 영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또한 멕시코의 환경영화제인 시네마 플라네타(Cinema Planeta)의 집행위원장이 서울환경영화제를 방문해 멕시코 환경영화를 비롯한 중남미 환경영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마마토 Marmato』는 콜롬비아의 작은 마을에서 캐나다 자본이 금광개발을 시작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다큐멘터리로 북미의 자본이 제3세계에 행하는 파괴의 실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주변에 물이 없는 거대도시 멕시코시티의 물 공급 시스템 문제를 파헤치는 『H2O 멕시코 H2O MX』도 주목할 만한 수작이며 대대로 살아온 땅에서 밀려나는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태어난 땅, 팔리는 땅 No Place Is Far Away』은 삶의 터전을 언젠가부터 금전적 가치로만 규정하게 된 지금의 사태에 경종을 울린다.
대안 공동체와 농사에 관한 그린 토크
경제위주의 성장에 따라 잃어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유대와 상호작용이다. 환경 파괴의 과정과도 맞물려 일어나고 있기에 공동체 가치 상실의 문제는 환경영화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다. 올해는 최근 눈에 띄게 많이 다루어지고 있는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움직임을 다룬 작품들을 모아 소개한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협동 공동체의 삶을 보여주는 『바빌라 Varvilla』는 지금 진행되는 대안적인 공동체의 한 예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가능한 공동체의 비전을 제시하며, 『슬럼: 미래의 도시 Slums: The Cities of Tomorrow』는 주류 시스템에서 밀려난 슬럼에서 구축된 자생적 시스템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찾는 의외의 시각을 보여준다. 『프릭 아웃』의 제작자와 우리나라의 성미산 마을을 소재로 한 영화 『춤추는 숲』의 감독님을 모시고 “그린토크 1 또 다른 사회- 공동체 운동의 현주소”란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5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인디스페이스). 유럽과 우리나라의 대안 공동체 운동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다.
『아나이스가 사는 법』
대안적인 공동체와 삶의 형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농사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계화, 공장화된 먹거리의 생산은 농부들의 삶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건강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에 농사를 다룬 작품들을 통해 지금 사회에서 농사의 현실과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나이스가 사는 법 Anais Goes to War』에 등장하는 허브 농사를 하는 프랑스 소녀는 농사를 낭만적 취미를 넘어선 생계 수단으로 만들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장애에 부딪힌다. 왜 농사를 직업으로 가진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 되었는지 질문하는 작품이다. 『씨앗 지킴이 The Sower』의 주인공인 식물의 유전자를 그대로 보존하려는 괴짜 과학자, 『모던 네이처 Modern Nature』 안의 유전자 조작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통해 지금의 농업이 처한 현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던 네이처』의 감독, 국내 농업 정책 전문가 및 도시농부시민협의회 회장이 함께 하는 “그린 토크 2 다시 보는 농사, 도시와 땅의 연결” (5월 10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와 가능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에 놀러오세요
제12회 서울환경영화제는 5월 7일부터 14일까지 씨네큐브, 인디스페이스,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진행된다. 특히 서울역사박물관 야외광장에서는 공기막 조형작품과 미세먼지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전시를 비롯해 햇빛을 모아 만든 햇빛영화관, 재활용품을 모아 행운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묻지마 Green 자판기’ 등 다양한 행사가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다.
올해도 서울환경영화제의 영화와 행사를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행복한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가시길!
글 | 설경숙 서울환경영화제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