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환경부 차관이 된 케냐의 여성 환경운동가 _ 이상백

‘동물의 왕국’으로 알려진 동부 아프리카의 케냐. 이 나라는 대부분의 지역이 건조하다. 얼마 남지 않은 숲마저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고 있을 즈음인 1977년, 한 젊은 여성이 나서 여인들에게 나무심기를 권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미래는 건강한 자연에 달려있음을 깨달은 수천 명의 주민들이 여기에 동참했다. 한 여성에 의해 시작된 이른바 이 ‘그린벨트운동’은 케냐에 1993년까지 2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안겨주었다. 지금도 국토의 1.7퍼센트만이 녹지로 남아있는 국가, 북쪽의 사하라 사막이 계속해서 남하하고 있는 이곳에서 나무 심기는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삼림훼손의 주범인 불법적 기업과 부패한 관료들은 이 여성을 모함하고 탄압하며 투옥시키기도 했지만 그녀는 결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마침내 2002년 케냐 녹색당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진출했고 이듬해인 2003년 그녀의 전력에 걸맞게 케냐의 환경부 차관(환경, 자연자원, 야생생물을 담당하는 부서)으로 발탁됐다. 왕가리 마타이 케냐 환경부 차관을 월드워치에서 인터뷰했다. 다음은 답변 요약.

“정부에서 일하면서 필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1960∼197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한 세계의 많은 환경운동가들이 말년에 정부에 입각, 장관이 되곤 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호세 루쳄버거의 경우처럼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대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임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치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이상만 추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난 시절 그린벨트운동을 통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종묘 생산자가 되도록 하고, 환경을 어떻게 보전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아가 우리의 역할이 단순히 환경만 지키는 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정부를 개혁하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케냐가 당면한 환경사안은 숲의 복원과 야생생물 보호, 적절한 음용수의 공급, 오염 저감 등이다. 특히 케냐는 국토의 3분의 2가 건조지역이거나 사막인데 숲의 복원만큼 중요한 사안이 없다. 그러자면 방법은 단 하나,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국민들을 설득해 식목사업에 끌어들이는 방법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숲은 정부의 자산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라는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관료들의 약탈에도 침묵해 왔던 과거와 달리 이제 많은 사람들이 식목사업에 관계하면 할수록 고질적인 수탈과 부패에 저항할 힘은 훨씬 커지게 될 것이다. 나는 평범한 여성에서 출발했음을 강조하고 싶다. 어려운 시절도 있었고 여성이어서 더 힘든 것도 있었다. 그러나 항상 희망을 잃지 않고 극복해 왔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은 굉장히 소중한 기회라 생각한다. 국회에서 법을 만든다는 것은 미래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시작한 그린벨트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세계로 전파되고 있다. 후대는 아마도 이 나라에 건설된 어떤 빌딩이나 도로, 댐보다 숲의 복원을 훨씬 중요한 업적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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