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텍스트[책 이야기] 아시아의 미래 환경을 위한 여정, 젊은 NGO 아시아를 가다

한국이 급속한 경제개발을 통해 이룬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이기적인 행위자로서만 활동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잘해 봐야 패권의 제국, 미국일 뿐이다. 착하고 진실한 열방의 친구가 우리의 꿈이라면, 한국은 이제 제가 가진 것을 3세계의 시민들과 나누고 그들과 함께 발전하는 평화의 연대를 이루기 위해 활동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한국시민사회에서 조직되고 있다. 특히 환경운동의 영역에서 아시아의 형제들과 어깨를 걸고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환경재단이 후원하고 한국시민사회의 젊은 환경운동가들이 아시아의 환경현장을 방문하여 현지의 시민환경단체들과 연대하는 프로그램이 올해 시작된 것이다.

활동가들은 중국 장강에 건설되는 삼협댐을 돌아보고 태국 메콩강에 세워지는 팍문댐, 깽수아덴댐, 살라윈댐 등 원주민의 터전을 밀어내고 주변 환경을 결정적으로 파괴하는 대형건설사업의 목격자가 된다. 또한 그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의 할리문국립공원을 방문해 숲을 벌목하는 행위가 결국 지구생태계의 종다양성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현지 시민단체와 연대운동의 틀을 모색한다. 그들은 또 말레이시아 사라와크 지역의 열대우림이 불법벌목으로 훼손되는 현실 속에서 옛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원주민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축복하고 함께한다. 대만과 홍콩의 저어새 월동지를 찾아서는 저어새의 안위가 결국 아시아 생태계의 바로미터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젊은 NGO 아시아를 가다』는 아시아의 미래 환경을 구하기 위해 ‘한국 시민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을 찾는 여정이다. 활동가들은 힘주어 주장하고 소리높여 요구하지 않는다. 현지의 주민들의 삶 속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의 삶이 존중 받을 가치가 있으며, 이들의 환경이 그들만의 것이 아닌 아시아 시민과 생태계 구성원 전체의 것임을 드러낼 뿐이다.

한국은 무엇보다도 아시아 환경을 지키는 선인의 나라,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아시아인들의 가장 친근한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젊은 NGO들의 낮지만 힘찬 목소리는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여영학 환경법률센터 소장,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

레이첼 카슨 평전
린다 리어 지음 / 김홍옥 옮김 / 786쪽 / 28,000원
『침묵의 봄』의 작가 레이첼 카슨의 삶을 다룬 평전이 나왔다. 시인의 언어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얘기하고, 살충제 사용 금지법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지구의 날’을 제정하게 한 환경운동가 카슨은 역설적이게도 그 당시 유방암으로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카슨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콜콜하다고 여겨질 만큼 상세하게 그리고 있으며, 어려웠던 가정환경이나 글쓰기의 고통, 4H운동가 도로시 프리먼과 나눴던 ‘동성애에 가까운 깊은 우정’을 소개하기도 한다.

카슨은 자신의 고독을 소중하게 여겼으며, 자신의 사생활을 존중했고, 조직활동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의 초고를 일곱 번이나 바꾸고 두운과 가락을 살리려고 항상 큰소리로 원고를 읽을 만큼 문장에 신경을 쓰기도 했다.

워싱턴대학교 린다 리어 교수가 10년 동안 꼼꼼히 자료를 수집, 알려지지 않은 레이첼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해준다.

학대 싫어요! 外3권
도미니끄 드 쌩 마르 외 지음 / 김태희옮김 / 푸른숲 / 40쪽
살면서 “안 돼요!” 또는 “싫어요!”라고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아주 중요하다. 하물며 어린이 인권의 기반이 취약한 현실에서 어린이가 거부하고 항변하는 자세를 배우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이해한다는 일의 중요함은 강조할 필요도 없다.

<세계 어린이 인권 학교>는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인권 이야기로 총 4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리즈물은 프랑스에서 출판된 것으로 일상적으로 접하는 학대, 폭력, 차별, 성폭력에 대해 어린이들이 어떤 원칙을 갖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부당한 일에 정당하게 대항할 수 있는 용기와 최소한의 방어수단을 넘어서, 실례를 통해 그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어린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우리 가족, 시골로 간다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김종도 그림
교육자이자 일본 아동문학의 대표 작가로 널리 알려진 하이타니 겐지로의 인간과 자연, 생명에 관한 철학이 녹아 있는 동화가 5권짜리 시리즈로 출간된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책으로 낯선 시골 생활이야기가 초등학교 4학년인 다카유키의 시각에서 솔직하게 그려진다. 막연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그림 같은 시골은 없다. 대신 시골 한가운데로 독자를 끌고 들어가 그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어린아이들과 함께 미소 짓게 만든다.
양철북/ 160쪽/ 8,000원


딱새에게 집을 빼앗긴 자의 행복론
최병성 글·사진
영월 서강에 외딴집을 짓고 살아온 지 11년. 최병성 목사는 서강에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 환경운동에 뛰어든 인물로 90여장의 사진과 함께 서강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으로부터 은거하기 위해 들어간 서강이 다시 나를 세상으로 불러냈다’고 고백하는 그는 사계절로 나누어 서강에 사는 곤충들과 산짐승들을 일일이 호명한다. 자연은 마음을 스스로 연 자에게만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행복의 길을 안내해 준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일깨워주고 있는 이 책은 험난하고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을 향한 용기와 위안을 선사하는 힘 있는 책이다.
열림원/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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