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의 페스탈로찌
나는 아이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일을 무척 좋아한다. 아파트라는 시멘트 공간에서 답답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도 하지만, 나 역시 항상 느끼는‘막힌 공간'의 답답함을 떨쳐버리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빼곡히 둘러싼 고층 아파트 사이로 그나마 나무와 풀이 있고, 또 모래가 있는 곳, 무던히 우리 가족들이 사랑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어느날 이 사랑스런 작은 공간이 침범당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어둠이 내리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가로등만이 외롭고 아스라한 빛을 발하는 시각,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우리들의 공간에 들어와 그들의 지친 삶을 풀어 놓는다. 그러나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깨어진 병조각과 쓰레기들로 어지러워져 있었다.
나의 페스탈로찌 흉내내기는 이러한 이유로 시작되었다. 단순히 깨어진 병조각에 행여 우리 아이들이 다칠까 하는 염려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우리의 놀이공간을 안전하게 지키고픈, 작지만 간절한 소망이 들어 있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놓고 뛰놀 공간이 없다는 현실은 두 아이의 엄마인 나를 늘 슬프게 한다. 아름드리 떡갈나무를 껴안고 그 안에서 도토리와 다람쥐를 만나게 해주고 싶은 아이들에게 놀이터마저 침범당하게 할 수는 없었다.
놀이터의 페스탈로찌가 되어 깨어진 병조각과 쓰레기를 주워담으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실천이 곧 우리 아이들의 미래임을 생각해 본다. 우리의 희망이며 미래인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깨끗한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맨발로 놀이터의 모래바닥을 누비는 아이들의 눈부시게 고운발이 무사하기를 기도하면서 페스탈로찌가 되어 본다.
김현영/서울 도봉구 창1동
‘기억속의 사진 한 장’은 좋은 교육자료
고등학교에서 생물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로서 환경문제에 대한 강의를 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이 『함께 사는 길』 속의 컬러 화보들이다. 잘 보전된 생태계나 보호해야 할 동식물은 물론이거니와 지난 9월호부터 등장한 ‘기억속의 사진 한 장'은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내게는 아주 좋은 교육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방사능 피폭으로 말라붙은 태아의 모습이나 방사선의 영향으로 뇌수종을 앓는 아이의 모습, 그리고 95년 좌초된 씨프린스호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에 덮여 처참하게 죽은 바닷새의 모습 등을 실물화상기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핵에너지의 문제점과 바다오염에 대해 다시 한번 그 심각성을 느끼고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환경교실 자료 역시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되는데, 실제로 학생들과의 수업속에서는 아직 활용해 보질 못했다. 대학 입시위주의 고교 교육과정 자체가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기도 하거니와 타성에 젖어버린 나 자신의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환경교실은 내게 자극을 주는 좋은 자료이다.
그리고 10월호 23쪽의‘꽃이 활짝 핀 수생식물 자라풀'은 자라풀이 아니라 '마름'이라고 알고 있다. 그리고 11월호의 겉표지는 왜 9, 10월호에 비해서 더 광택이 나는지 궁금하다.
최재은/경남 창원시 대산면 세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