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위험하다 원전 만능 에너지정책

지난 6월 23일 열린 신 정부의 첫 번째 에너지위원회(제25차)는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과 ‘에너지 수요효율화 종합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에너지정책 방향은 신 정부 기후에너지 분야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설정된 것이다. ‘국정과제 3’에 명기된 ‘에너지 안보 및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은 노후원전 수명 연장과 신규원전 추가 확대를 뜻한다. 수요효율화 종합대책의 경우 OECD 36개국 가운데 33위라는 낮은 에너지원단위를 대폭 끌어올린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데 산업부문 에너지소비의 63%를 차지하는 30대 기업의 사업장 39개소의 낮은 에너지원단위 제고가 우선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과 경기의 상업·공공건물을 우선 목표로 하는 수요관리 강화와 육상수송 중 중대형 상용차와 전기차 연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부문별 계획도 밝혔다. 종합해 보면, 산업, 건물(가정 포함), 수송 부문의 수요효율화로 향후 5년간 서울시 6년분 전력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원단위 또한 25%를 줄인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설명한 정부 에너지정책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원전 확대를 탄소저감과 에너지 안보 수단으로 삼는 것은 핵폐기물 처분 문제를 도외시한 위험한 핵에너지 확대라는 점이다. 그것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 즉 원전 확대계획은 재생에너지 확대계획의 축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다. 다른 하나의 문제는 수요효율화에 필요한 예산에 대한 고려가 없거나 적다는 점이다. 올해 산업부 예산 가운데 에너지 수요관리예산은 2021년에 비해 9%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또한 6월 16일 발표한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서는 ‘국정과제’에도 들어있는 에너지 수요관리 혁신, 재생에너지 산업 고도화 및 신산업 육성은 아예 빠져 있다. 

에너지 수요관리의 핵심은 전력사용 관리다. 그런데 정부 발표 어디에도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요금 현실화로 수요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투자할 비용을 마련해야 하는데 재생에너지 대신 원전 확대에 돈을 쓰고 수요관리 강화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 확대나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제도 의무화, 전기차 전비 등급제도 강화 등 추가예산이 적게 들거나 현장에 수요관리 비용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예산의 뒷받침 없는 정책은 이행되기 어렵다. 정부 계획대로 수요효율화가 이루어질지 의심스럽다. 

노후원전 수명 연장, 신규원전 추가 확대로 기후에너지위기에 대응한다는 정책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위험을 늘리겠다는 정책이다. 생활안전을 안보의 차원으로 고민하는 시민들과 미래세대의 안전한 일상에 대한 무시가 아닐 수 없다. 전기요금부터 현실화해야 한다. 그 돈을 원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수요관리에 투입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OECD는 물론이고 전 세계 대부분의 탄소중립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들이 취하고 있는 기후에너지정책의 골간이다. 정부는 기후에너지정책 방향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 박현철 편집주간



주간 인기글





03039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3
TEL.02-735-7088 | FAX.02-730-1240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 아03915 | 발행일자 1993.07.01
발행·편집인 박현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현철


월간 함께사는길 × 
서울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