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 닥친 정선 5일장 입구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
도회 사람들은 필요한 것의 대부분을 마트가 아니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입한다. 인터넷 쇼핑의 편리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마트 또한 못지않다. 지금 이 순간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휘황한 조명 아래 누워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는 차를 타고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마트에서 우리가 카트에 담아온 물건들의 값을 계산하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다. 바코드를 읽고 합산하는 건 컴퓨터다. 그러니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어?’ 이런 따위 한가한 태도는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 컴퓨터는 입력된 가격을 더하거나 빼는 것밖에 못하고 접객 노동과 컴퓨터에게 거래정보를 입력하는 보조자로 자격을 제한받는 계산원은 애초 모든 흥정에 관한 권한이 없다. 그러므로 마트에 간 사람은 물건을 현금과 신용 출납기이자 구매한 물건을 집까지 나르는 포터밖에 되지 못한다. 이게 아주 자연스러운 풍경이라고 생각한다면, 여기 실린 겨울날의 시골장 풍경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림과 글이 되고 만다, 적어도 당신에겐!

손수 재배한 거라고 강조하는 할머니는 태백 통리장이 열리는 길목 집 앞에서 장사를 하신다

천막이 즐비한 여주장
그렇지만 말이다. 진짜 거래는 사람의 만남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가끔 당신은, 마트와 인터넷 쇼핑이 아니라 시골장을 보러 갈 일이다. 강원도 산골 도시의 외곽에서 “뻥이요!” 외치는 소리를 듣고, 미처 칼집이 덜 들어간 군밤이 난로 위에서 ‘툭’ 튀어 오르는 걸 보면서 입가에 미소도 지어야 하리라. 어린 아이가 시장 바닥의 닭장을 홀린 듯 들여다보듯, 당신 또한 시골장이 내보이는 ‘서로에게 필요한 걸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남에게 자기 것을 내주고 제게 필요한 걸 상대에게 얻는지 그 ‘상생의 관계에 관한 근원적인 한 장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다.

뻥이요! 뻥튀기 기술은 내가 최고
내가 파는 물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팔 물건을 들어 보이는 상인들은 계산기도 아니고 그걸 사겠다고 흥정하는 손님 또한 그저 돈만 들고 온 짐꾼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거래라는 본래 ‘아름다운 상생의 행위를 완성하는 사람들’이 된다. 그런 관계의 한 형태가 점점 사라져간다. 흥정을 통해 양보와 배려, 그 가장 기본적인 삶의 태도와 기술을 배우는 학교들이 점점 늙어가고 소멸해간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화율을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 마트의 불빛은 날로 빛나고 점점 더 많은 물건들이 인터넷 선을 타고 미친 듯이 집집마다 날아든다. 그러나 그 싸고 편리한 거래에는 ‘삶의 학교’가 문을 열지 않는다. 한 손에 들 수 있을 만큼만 허락하는 크기의 장바구니를 들어라. 집을 나서 먼 교외의 시골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라. 돌아올 때 그대 손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당장의 먹을거리와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들려 있을 것이다. 서로를 이롭게 했다는 확신이 드는 장날의 원행. 즐기시라! 이것이 삶을 누리는 지혜로운 방법의 하나라 믿는다.

태백 통리장에서 장을 본 할아버지가 폐선이 된 철길을 따라 귀가하고 있다
* 월간 함께사는길 2월호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 닥친 정선 5일장 입구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
도회 사람들은 필요한 것의 대부분을 마트가 아니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입한다. 인터넷 쇼핑의 편리함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마트 또한 못지않다. 지금 이 순간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이 휘황한 조명 아래 누워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는 차를 타고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마트에서 우리가 카트에 담아온 물건들의 값을 계산하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다. 바코드를 읽고 합산하는 건 컴퓨터다. 그러니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디 있어?’ 이런 따위 한가한 태도는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 컴퓨터는 입력된 가격을 더하거나 빼는 것밖에 못하고 접객 노동과 컴퓨터에게 거래정보를 입력하는 보조자로 자격을 제한받는 계산원은 애초 모든 흥정에 관한 권한이 없다. 그러므로 마트에 간 사람은 물건을 현금과 신용 출납기이자 구매한 물건을 집까지 나르는 포터밖에 되지 못한다. 이게 아주 자연스러운 풍경이라고 생각한다면, 여기 실린 겨울날의 시골장 풍경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림과 글이 되고 만다, 적어도 당신에겐!
손수 재배한 거라고 강조하는 할머니는 태백 통리장이 열리는 길목 집 앞에서 장사를 하신다
천막이 즐비한 여주장
그렇지만 말이다. 진짜 거래는 사람의 만남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가끔 당신은, 마트와 인터넷 쇼핑이 아니라 시골장을 보러 갈 일이다. 강원도 산골 도시의 외곽에서 “뻥이요!” 외치는 소리를 듣고, 미처 칼집이 덜 들어간 군밤이 난로 위에서 ‘툭’ 튀어 오르는 걸 보면서 입가에 미소도 지어야 하리라. 어린 아이가 시장 바닥의 닭장을 홀린 듯 들여다보듯, 당신 또한 시골장이 내보이는 ‘서로에게 필요한 걸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남에게 자기 것을 내주고 제게 필요한 걸 상대에게 얻는지 그 ‘상생의 관계에 관한 근원적인 한 장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것이다.
뻥이요! 뻥튀기 기술은 내가 최고
내가 파는 물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팔 물건을 들어 보이는 상인들은 계산기도 아니고 그걸 사겠다고 흥정하는 손님 또한 그저 돈만 들고 온 짐꾼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거래라는 본래 ‘아름다운 상생의 행위를 완성하는 사람들’이 된다. 그런 관계의 한 형태가 점점 사라져간다. 흥정을 통해 양보와 배려, 그 가장 기본적인 삶의 태도와 기술을 배우는 학교들이 점점 늙어가고 소멸해간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화율을 자랑하는 이 나라에서 마트의 불빛은 날로 빛나고 점점 더 많은 물건들이 인터넷 선을 타고 미친 듯이 집집마다 날아든다. 그러나 그 싸고 편리한 거래에는 ‘삶의 학교’가 문을 열지 않는다. 한 손에 들 수 있을 만큼만 허락하는 크기의 장바구니를 들어라. 집을 나서 먼 교외의 시골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라. 돌아올 때 그대 손에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당장의 먹을거리와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들려 있을 것이다. 서로를 이롭게 했다는 확신이 드는 장날의 원행. 즐기시라! 이것이 삶을 누리는 지혜로운 방법의 하나라 믿는다.
태백 통리장에서 장을 본 할아버지가 폐선이 된 철길을 따라 귀가하고 있다
* 월간 함께사는길 2월호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사진 | 이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