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텍스트녹조라떼 드실래요?

4대강사업 심판과 강의 복원을 위한 시민 기록 출간


4월 7일 카페회화나무에서 열린 '녹조라떼 드실래요' 출판기념회 ⓒ함께사는길 이성수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해 헌신한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과 4대강사업이 불러올 피해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피력해온 대한하천학회가 함께 중요한 책 한 권을 냈다. 『녹조라떼 드실래요』가 그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4대강에 찬동한 언론과 者들에 대하여’이다. 4대강사업 심판을 위한 시민들의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인 것이다.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는 지난2009년 ‘4대강 사업 찬동 인사 조사’를 시작으로 7년 동안 이들 4대강사업 부역자들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부역자들의 금빛 찬란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4대강은 4대강사업 이후 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가 예견한 그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망가졌고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이제 토막 나 호소가 된 옛 강들에는 큰빗이끼벌레와 어류 기생충이 창궐하고 물고기가 때마다 폐사하며 독성물질을 내뿜는 녹조가 번성한다. 곤죽처럼 녹색으로 강을 덮은 녹조는 녹조라떼라는 비아냥거림의 대상이 됐다. 4대강사업 부역자들은 물론이고 이 참혹한 강의 현실 앞에서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시민행동에 침묵했던 다수의, 익명의 우리들에게도 책은 묻는다. “녹조라떼 드실래요?”

책의 주요 필자는 수질학자, 토목학자, 경제학자 등 전문가를 비롯해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최전선에서 활동했고 지금도 계속되는 4대강사업의 여파를 줄이려 헌신하는 현장 활동가들이다. 또한 주류 언론의 4대강 찬가를 비판하고 현장의 참담한 진실을 전해온 진짜 기자들도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박창근 가톨릭대 토목공학과 교수,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박재현 인제대 토목도시공학부 교수,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송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4대강사업의 진실을 드러내는 1장을 썼고,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4대강사업의 시종의 과정에서 역할을 한 자들을 추적한 2장 ‘4대강사업 누가 찬동했나’와 ‘4대강 찬동언론’을 다룬 3장을 썼다. 4장 ‘4대강 미래 대안’은 강의 복원을 위한 제언들을 담고 있는데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장,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김기범 경향신문 기자, 남준기 내일신문 기자,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가 썼다. 또한 부록에는 4대강사업 전후 사진을 실어 달라진 강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고 4대강사업 찬동 인사 주요 발언 모음을 실어 관(정부)과 학자, 제도언론, 산업계가 어떤 식으로 4대강사업을 밀고 끌고 이익동맹을 형성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책을 읽다보면 도처에 4대강사업 이익동맹자들의 망언들이 출몰한다. 그들이 지껄인 말들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나 전국민이 알게 된 오늘날에도 그들은 반성 대신 변명하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 그 선두에 이 사업의 지휘자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있다. “세계 금융위기로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느라 시간을 허비할 여력이 우리에겐 없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 그는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과거 자신의 발언을 실었다. 그의 정치적 지지자들이자 호위자들 또한 여전히 한국 정치의 중심에서 주연 배우로 활동중이다. 지난 4.13총선, 그리고 총선과 동시에 실시된 충북 진천 군수 재보선에는 『녹조라떼 드실래요』가 부록에 담은 찬동언행자들 가운데 25명이 출마했다. 

4대강사업을 찬동한 그 후보들은 누구인가? “보를 만들면 수질이 개선된다.”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2009.11.09 논평), “4대강 사업은 향후 50년간 총 500조 원 이상의 편익을 얻을 수 있는 미래수익 창출사업”이라 말한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2009. 11. 국정감사), “4대강 사업을 잘해서 관리를 잘하면 원전 세계 수출문제, KTX 세계수출문제와 맞먹는 세계수출 효자종목이 생기는 것”이라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2010. 10. 국정감사), 한강르네상스 정책으로 서울시 혈세를 낭비하면서 4대강사업에 동조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 종로 출마), 전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4대강사업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저수지 수변사업을 연계 추진한 홍문표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충남 홍성예산 출마), 자타공인 4대강사업 전도사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을 출마) 등이다. 이들 25명 가운데 13명이 낙선했고 12명이 당선됐다. 

당선자들 가운데 새누리당 당적자는 김광림(경북 안동), 김무성(부산 중구영도구), 김정훈(부산 남구갑), 박맹우(울산 남구을), 심재철(경기 안양동안을), 정병국(경기 여주양평),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조원진(대구 달서병),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등이고 김문수(대구 수성갑), 나성린(부산 부산진갑), 백성운(경기 고양병), 오세훈(서울 종로),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구),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정진섭(경기 광주갑), 진선수(서울 구로갑) 등은 낙선했다. 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이 국민의당 당적으로 당선됐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6명의 4대강사업 찬동자들 가운데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이 당선됐고 강승규(서울 마포갑), 박승환(부산 동래), 이재오(서울 은평을),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이 낙선했다. 한편 4.13총선과 동시에 치러진 충북 진천군수 재선거에서 송기섭(진천군수)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더불어민주당 당적으로 당선됐다. 20대 국회는 여전히 내부에서 4대강사업으로 대표되는 토건주의와 싸워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그리고 4대강사업으로 녹조가 번성한 강에서 여전히 물을 먹는 시민들에게 이 싸움은 ‘안전한 식수’를 마시기 위해 감내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강을 되살리되 시민들이,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 참여형 복원’을 위해 생태계와 수질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최적의 복원법과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자는 것이 『녹조라떼 드실래요』가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담은 복안이다. 지난 4월 7일 서울 환경센터에 자리한 카페회화나무에서 『녹조라떼 드실래요』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책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원로 환경학자 김정욱 교수의 말이 책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책은 시민들이 4대강을 놓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 담긴 지혜를 현실로 이루자. 4대강을 되살리자.”

 

글 | 박현철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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