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2004/01] 인터뷰-유엔환경계획 아태지역 본부장 수렌드라 슈레스타 박사

유엔도 시민사회의 역할을 기대한다

내년 3월 27~28일 제주도에서는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이, 연이어 29~31일에는 제8차 지구환경
장관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해 결의된
새천년발전목표(MDG, Millenium Development Goals)와 2002년 요하네스버그 회의에서 채택된 이
행계획을 바탕으로 2003년 4월 제11차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채택한 물, 위생, 인간정주에 대
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준비를 위해 필자는 11월 한달 동안 유엔환경계획(UNEP) 아태지역본부에
서 활동하였고 더불어 UNEP 아태지역 본부장 수렌드라 슈레스타 박사(네팔·48)를 만나 아태지
역 환경보호에 관한 그의 의견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한다면
경제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카트만두에 있는 통합산악개발국제센터와 아시아기술연구소에
서 일했다. 이때 여기에서 UNEP 조기경보 및 평가국의 국장을 역임했다. 주로 평가·정책개발·
다자간협약 분야에서 UNEP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정치적 그리고 재정적 자원을 발굴하는 일을 해
왔다. 아태지역 본부장은 2003년 2월부터 맡게 되었다.

UNEP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의 실현은
지속가능성 자체는 환경·경제·사회적 접근이 통합된 형태이다. UNEP는 199개 회원국에 땅,
물, 대기, 종다양성으로 이루어진 표시기(indicator)를 통해 지속가능발전을 평가한다. 이런 분
석을 통해 각국 정부에 현 상황을 알려주고 시정토록 요구한다.

아태지역본부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아태지역의 인구는 39억으로 세계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세계 빈곤인구의 70퍼센
트가 이 지역에 살고 있다. 그래서 환경문제도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우
리는 아태지역의 경제적·문화적·사회적 배경이 다른데도 서구적 모델을 따르는 데만 급급했
다. 이는 당연히 우리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면서 우리 아태지역의 특
성과 전통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우리는 이를 완전히 잊어버리기 전에 우리가 가졌던 전통적
기술들을 다시 복원시켜야 한다. 아시아 차원에서 함께 풀기 위한 노력, 그것이 지금 UNEP 아태
지역본부가 하는 일이다.

내년 3월 제주에서 열릴 포럼들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이번 지구환경장관회의는 장관들끼리의 정책대화(Policy Dialogue)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장관회
의는 실무자들이 먼저 토론을 하고 그 토론의 결과물을 가지고 최종 서명하는 형태지만 이번 회
의는 3일 동안 내내 장관들이 물, 위생, 인간정주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정치적 결정문
을 채택할 것이다. 이때 시민사회의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시민사회가 개발한 의제들이
장관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인데 이들의 정책대화에 실제적인 방향을 줄 수 있는 시민사회의 내용
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시민사회의 전략적인 의제개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UNEP 본부, UNEP 아태지역본부의 ‘시민사회 참여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고민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지속가능발전 패러다임에 대해서는 국제기구 혹은 정부만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국제
기구나 정부가 다 하고 시민사회는 그냥 구경꾼으로 있었다. 나는 제주도에서 개최될 제5차 지구
시민사회포럼의 의제를, 참여하는 시민사회 스스로가 개발하고 그 개발된 의제를 각국 장관에게
제공해 주길 바란다. 그러기 때문에 그동안 없었던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을 위한 지역별 준비
회의도 열린다(아태지역의 경우 11월 12~13일 태국방콕에서 50명의 아태지역 시민사회가 참여하
는 준비회의가 있었다. 한국에서는 환경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UNEP 한국위원회, 녹색미래에
서 총 6명의 활동가가 참여했다). UNEP 본부, UNEP 아태지역본부의 기조는 진행과정에서 시민사
회 참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주최국 한국의 환경단체 소속인 당신도 직접 아
태지역 물, 위생, 인간정주를 분석하고 시민사회의 의제를 직접 작성하러 아태지역사무소까지 오
게 된 것이다.

UNEP가 규정하는 시민사회단체에는 기업도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는 기업이 시
민사회의 일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기업은 지금까지 환경파괴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지속가능성
을 회복하는 데 어쩌면 가장 큰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과 우리가 영
영 따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 그들이 정부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정부보다 힘이 더 세
다고 말할 수 있다. 시민사회라는 이름으로 함께 앉아 친환경적 기업경영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환경교육이다. 가정과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환경교육이 필요하다. 나에게도 초등학교에 다니
는 딸이 있다. 내 딸이 내게 티셔츠를 사달라고 할 때마다 난 티셔츠 하나가 생산되기까지 소요
되는 자원(물, 에너지)을 설명해 주었고 예쁜 티셔츠를 보게 될 때마다 사는 것과 필요할 때 사
는 것과의 차이도 설명했다. 이제 딸은 더 이상 조르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은 엠티브이(MTV),
햄버거와 함께 자란다. 그래서인지 행동만 있고 생각이 없는데 이는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 정
신(Soul), 마음(Mind), 육체(Body)를 조화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 오늘날의 부조화를 최소화시
키고 미래세대의 환경적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일은 이 삼자간의 조화로운 교육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아의 환경보호를 위한 뛰어난 과학과 전통이 유치원과 학교를 통해서 전수
되는 것, 자연과 가족, 사회간의 조화를 이루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김춘이 kimchy@kfem.or.kr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국장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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