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인 허영과 거품도 빼버리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위기의 징후들은 참담할 정도이다. 차라리 OECD 회원국이라는 것이 수치스럽게 느껴지고, 그동안 우리 경제의 거품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상황이라 생각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는 흥청망청 사치와 과소비를 일삼았으니 참으로 부끄러울 뿐이다.
곰곰히 생각하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우리사회의 거품과 썩은 부위를 도려내야 한다는 것은 그동안 누누히 강조하던 차였으니까. 이제 캠페인이나 계몽도 필요없이 스스로 절약하고 거품을 빼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이 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 겸손하면서도 슬기롭게 IMF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다음번에는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위기가 닥쳐올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생활의 거품은 물론 정신적인 허영과 거품도 빼버리자.
이원홍/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친환경적인 구조조정을
국가경제가 파탄일로에 있는 상황이라 자칫 환경분야에 대한 관심과 규제가 허술해질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환경보다는 경제적으로 우선 살고보자는 얘기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사회 전체의 구조조정 내용에 환경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21세기에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된다.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조정하고 경제와 환경을 함께 살리는 정책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물론 국민 개개인의 소비양식과 친환경적인 생활문화 정착도 함께 말이다.
이현경/경남 진주시 칠암동
아직도 모피옷을?
허영과 사치의 상징인 모피옷을 이 엄혹한 IMF 시대에도 버젓이 사고 있다니. 신문을 보니 모 유통업체에서 모피와 가죽옷 할인행사를 준비했는데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물론 이 참에 좋은(?) 옷 한번 입어보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모피옷을 사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의 의식상태를 생각하면 웬지 씁쓸한 생각이 앞선다. 아마 아직도 모피옷을 선망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렸을 것이다. 제발 허영심만은 버렸으면 좋겠다. 우리들의 허영이 환경을 망쳐놓고 경제를 파산지경으로 몰고가지 않았는가.
정용수/대구시 북구 산격 4동
『함께 사는 길』이여 용기를
요즘 어려운 경기탓에 신문업계는 물론 출판·잡지업계도 극도의 불황에 고통받는다고 한다. 국내 유수의 일간지가 16면이라는 파격적인 감면을 단행하고, 환율급등으로 인해 종이마저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광고는 50% 가까이 줄어들었고 반대로 종이값은 20%로 올랐으니 파산지경일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영세한 출판사나 잡지사는 더말할나위도 없다. 아마 『함께 사는 길』도 똑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을 것이다. 특히나 시민단체에서 매월마다 꼬박꼬박 월간지를 발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텐데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시대일수록 시민단체들의 역학과 목소리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IMF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우리 생활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어차피 전혀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러한 위기는 어쩌면 한단계 질적 비약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5년여를 지켜오며 시민들의 환경의식과 삶의 철학을 담아내던 『함께 사는 길』의 역할과 임무는 더욱 중요할 것이다.
힘들더라도, 좀 두께가 얇아지고 간혹 늦더라도 부디 꿋꿋하게 버티며 항상 우리 시민들의 눈과 귀와 입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효준/서울시 마포구 공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