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특집] 시민과학자 10인에게 듣는다-김동영

시민환경연구소는 국내에서 생태 및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오랜 기간 관찰・기록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 플랫폼(홈페이지, SNS, 보고서, 단행본 등)을 통해 공유해 온 시민들을 시민과학자로 정의하고 그들의 활동사례를 조사했다. 그들 가운데 ‘시민은 어떻게 과학자가 되어 활동하는가?’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10인의 시민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처음 보는 거미의 이름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_ 김동영

김동영 씨는 생물의 역사를 연구하는 진화생물학자가 되는 것이 비전인 시민과학자이다. 그의 관심은 통거미목을 비롯하여 거미강 생물과 동굴성 무척추동물의 계통분류와 진화이다. 현재 그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거미강 전문가 그룹과 한국동굴환경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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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거미의 생태를 연구하는 시민과학자 김동영 ⓒ김동영


“수능 본 다음날 시민과학자들과 생물모니터링을 나갔었다고 들었어요. 꽤 이른 때부터 생물모니터링을 했네요.”

고3 시절 ‘바이오블리츠 코리아’라는 생물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수험생이 1박2일 야외조사를 나가고 하니까 주변에서 걱정도 하고 했는데 전 즐거웠어요. 하고 싶은 걸 하니까. 그 프로그램 보고회가 수능 다음 날 있어서 참여했죠. 그 프로그램에서 만난 전문가와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이후에도 활동을 하면서 많이 배우면서 함께하고 있어요. 대학 입학 후에는 K-BON junior 멤버로 활동하면서 ‘수원 광교지역의 거미상’이라는 주제로 처음 모니터링을 진행했고, 이후 지금까지 시민과학 참여 활동을 해왔어요. 제 관심사인 거미의 생태주기와 기후변화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다른 시민과학자 분들의 데이터를 통해서 개인의 관찰만으로는 결코 진행할 수 없었던 유의미한 분석을 할 수 있었어요. 시민과학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가 중요한 이유가 그런 데 있죠.


“시민과학자로서 어떤 연구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시나요?”

한국의 통거미목 연구는 국내 연구사가 짧아 연구 축적이 덜 돼 있고 그나마 대부분 외국 학자들의 연구에요. 또 복잡한 연구사 때문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게 없습니다. 그 체계를 바로잡고 싶은 게 일차 목표고요. 나아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단순히 종 목록을 넘어 분포와 출현 시기 등이 모두 포함된 자료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이후에는 이들의 계통학적 유연관계나 개체군 간 진화 양상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신비로운 생물들이 어떤 진화적 사건들을 겪어왔는가’를 밝히는 것이 제 최종적인 꿈이에요. 


“시민과학자 활동의 보람을 느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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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물과학협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 포스터 앞에 선 김동영 시민과학자 ⓒ김동영


소소하지만, 시민의 궁금증을 풀어줄 때죠. ‘네이처링’ 어플에 ‘이름을 알려주세요’라는 항목을 이용하여 해당 생물을 아는 분에게 생물동정(생물종의 정체를 확인)을 받을 수 있어요. 저는 지속적으로 네이처링(생태모니터링 플랫폼)에 올라오는 거미와 통거미 사진을 동정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통거미 사진이 올라오면 대부분이 미동정이었는데, 이제는 꽤 많은 종이 동정돼 올라오고 또 다른 분들이 통거미사진을 동정하시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 활동계획은?”

4년간의 학부생활을 마무리하고 금년부터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집단유전체학 연구실에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오랜 시간 경험해온 자연의 현상과 그러한 현상을 야기한 자연의 역사를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가기 위한 결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자연을 관찰하는 활동에 집중했다면, 대학원 과정에서는 선대 과학자들이 정립해온 이론과 정량적인 분석 방법들을 익혀 제가 관찰한 자료들이 과학 언어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해요. 동시에 시민과학자로서의 본분도 잊지 않고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글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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