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시장을 도시문화의 첨단에 세운 대안생활운동가, 이보은이 삶의 전환기에 만난 책

쓰지 신이치 지음, 김향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5
내 인생에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만난 책 『슬로라이프』. 쏘로우나 헨렌니어링 다시 읽기가 한동안 유행이더니 최근에는 미니멀라이프가 대세다. 이른바 소박한 삶을 어떻게 소비할 지를 가르치는 책들…. 쓰지 신이치의 슬로우 라이프는 라이프스타일을 넘어서는 라이프스타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과 사회와 지구의 행복한 공존을 위한 70가지 키워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을 나는 아주 오랫동안 머리맡에 두고 지냈다. 뭔가 사는 게 재미없고 마음이 허할 때마다 뒤적뒤적… 잠언 같이 짤막한 키워드 몇 개를 읽고 나면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올랐고 책은 다시 침대 머리맡에 던져둔 채 뭔가를 다시 할 수 있었고,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었다.
쓰지 신이치가 이야기하는 슬로우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미의식과 감수성의 문제’이다. 4대강사업 반대운동을 하는 내내 ‘이 강물이 내가 마시는 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쉽게 운하나 댐을 짓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정수기와 생수에 우리의 감각이 너무 오래 무뎌진 결과다.
환경단체 상근을 떠나 옥상 농부가 되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식물이 자라는 속도’에 대한 감수성이 생겼다. 그리고 첫 수확을 할 무렵, 나는 먹을거리와 먹을거리를 둘러싼 삶을 알고 느끼며 먹을 수 있는 시장을 상상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농부시장을 연다. 채소와 곡식들의 맛과 향, 빛깔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에 무뎌졌던 나의 감각이 천천히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몸과 마음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그 느낌, 당신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다면 필히 그러고 싶으리라
글 | 이보은 여성환경연대 대안생활위원장, 도시농부시장 '마르쉐' 대표
짝 맞춰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토비 헤멘웨이 지음, 이해성·이은주 옮김, 들녘, 2014
도시농업이 시대의 유행이 되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먹을거리는 농촌에서 생산하고 도시는 소비하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도시에 필요한 것은 그저 공간을 치장하는 꽃 피는 식물들이지 부추나 파, 딸기나 토마토를 키우는 곳이 아니란 편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경관과 농업을 함께 바라보는 생태적 가드닝이자 텃밭농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 퍼머컬처라 불리는 생태적 디자인에 대한 것이다. 이론서이자 실천서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입문서로서 읽기 좋다. 잃고 한 가지만 기억에 남아도 좋다. 꽃과 농산물이 함께 자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 공간이 꼭 농촌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도시에서 어떻게 꽃과 나무를 심고, 농산물을 기를 공간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서부터 그 공간을 생태적으로 디자인하는 방법까지 이 책에 실마리가 있다. -함께사는길
농부시장을 도시문화의 첨단에 세운 대안생활운동가, 이보은이 삶의 전환기에 만난 책
쓰지 신이치 지음, 김향 옮김, 디자인하우스, 2015
내 인생에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만난 책 『슬로라이프』. 쏘로우나 헨렌니어링 다시 읽기가 한동안 유행이더니 최근에는 미니멀라이프가 대세다. 이른바 소박한 삶을 어떻게 소비할 지를 가르치는 책들…. 쓰지 신이치의 슬로우 라이프는 라이프스타일을 넘어서는 라이프스타일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과 사회와 지구의 행복한 공존을 위한 70가지 키워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을 나는 아주 오랫동안 머리맡에 두고 지냈다. 뭔가 사는 게 재미없고 마음이 허할 때마다 뒤적뒤적… 잠언 같이 짤막한 키워드 몇 개를 읽고 나면 하고 싶은 일들이 떠올랐고 책은 다시 침대 머리맡에 던져둔 채 뭔가를 다시 할 수 있었고, 새로운 걸 시작할 수 있었다.
쓰지 신이치가 이야기하는 슬로우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미의식과 감수성의 문제’이다. 4대강사업 반대운동을 하는 내내 ‘이 강물이 내가 마시는 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렇게 쉽게 운하나 댐을 짓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정수기와 생수에 우리의 감각이 너무 오래 무뎌진 결과다.
환경단체 상근을 떠나 옥상 농부가 되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식물이 자라는 속도’에 대한 감수성이 생겼다. 그리고 첫 수확을 할 무렵, 나는 먹을거리와 먹을거리를 둘러싼 삶을 알고 느끼며 먹을 수 있는 시장을 상상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농부시장을 연다. 채소와 곡식들의 맛과 향, 빛깔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에 무뎌졌던 나의 감각이 천천히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몸과 마음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그 느낌, 당신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는다면 필히 그러고 싶으리라
글 | 이보은 여성환경연대 대안생활위원장, 도시농부시장 '마르쉐' 대표
짝 맞춰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토비 헤멘웨이 지음, 이해성·이은주 옮김, 들녘, 2014
도시농업이 시대의 유행이 되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먹을거리는 농촌에서 생산하고 도시는 소비하는 존재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도시에 필요한 것은 그저 공간을 치장하는 꽃 피는 식물들이지 부추나 파, 딸기나 토마토를 키우는 곳이 아니란 편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경관과 농업을 함께 바라보는 생태적 가드닝이자 텃밭농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 퍼머컬처라 불리는 생태적 디자인에 대한 것이다. 이론서이자 실천서의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입문서로서 읽기 좋다. 잃고 한 가지만 기억에 남아도 좋다. 꽃과 농산물이 함께 자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 공간이 꼭 농촌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도시에서 어떻게 꽃과 나무를 심고, 농산물을 기를 공간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서부터 그 공간을 생태적으로 디자인하는 방법까지 이 책에 실마리가 있다. -함께사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