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사 온 동네의 도로의 특징은 점멸신호가 많다는 거다. 넓고 한적하다는 커다란 장점 때문에 라이더들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휴일에는 명품 아울렛 매장으로 향하는 쇼핑관광객들로 잠깐 붐비기도 하지만 이조차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좀 뜸해진 편이다.
가끔 무단횡단의 유혹을 느낄 만큼 한산한 도로는 운전하지 않는 내가 느끼기에도 달리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공기도 좋고 주변 풍광도 좋아 나처럼 지병이 있는 사람에게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이사를 결심하기 전, 딱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도로 위 죽은 동물들을 보는 괴로움이다. 교통사고로 죽은 동물들을 간혹 목격한다. 고라니와 고양이 그리고 알 수 없는 새들까지 그 죽음의 종류는 다양하고 참혹하다.
방금 죽은 동물의 몸에서 흐르는 아직 따듯한 피와 오래된 사체에 고인 시커먼 피까지, 나는 두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했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지만 대체로 공염불일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우린 여전히 인간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같은 길을 달리고 있음을 우린 종종 잊는다. 여전히 인간은 동물에게 자비를 베푸는 주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비극은 끝을 알 수 없다.
적정속도를 정하고 구름다리를 만들어도 그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길 위의 생명은 동물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포함되어 있음을 잊는다면 우리의 속도에 치어 언젠가 구원의 손길은 우리만 비껴갈지 모른다.
짧은 목줄에 묶인 개와 들개가 되어버린 유기견과 농약을 먹고 죽어있는 고양이. 한적한 도심 외곽 풍광 좋은 동네에서 나는 오늘도 생명과 자유가 속도와 자본이란 단어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느낀다. 내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묻는다.
지금 이사 온 동네의 도로의 특징은 점멸신호가 많다는 거다. 넓고 한적하다는 커다란 장점 때문에 라이더들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휴일에는 명품 아울렛 매장으로 향하는 쇼핑관광객들로 잠깐 붐비기도 하지만 이조차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좀 뜸해진 편이다.
가끔 무단횡단의 유혹을 느낄 만큼 한산한 도로는 운전하지 않는 내가 느끼기에도 달리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공기도 좋고 주변 풍광도 좋아 나처럼 지병이 있는 사람에게 천국이 아닐 수 없다.
이사를 결심하기 전, 딱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바로 도로 위 죽은 동물들을 보는 괴로움이다. 교통사고로 죽은 동물들을 간혹 목격한다. 고라니와 고양이 그리고 알 수 없는 새들까지 그 죽음의 종류는 다양하고 참혹하다.
방금 죽은 동물의 몸에서 흐르는 아직 따듯한 피와 오래된 사체에 고인 시커먼 피까지, 나는 두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했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지만 대체로 공염불일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우린 여전히 인간 중심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길을 내어주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같은 길을 달리고 있음을 우린 종종 잊는다. 여전히 인간은 동물에게 자비를 베푸는 주체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비극은 끝을 알 수 없다.
적정속도를 정하고 구름다리를 만들어도 그들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길 위의 생명은 동물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포함되어 있음을 잊는다면 우리의 속도에 치어 언젠가 구원의 손길은 우리만 비껴갈지 모른다.
짧은 목줄에 묶인 개와 들개가 되어버린 유기견과 농약을 먹고 죽어있는 고양이. 한적한 도심 외곽 풍광 좋은 동네에서 나는 오늘도 생명과 자유가 속도와 자본이란 단어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느낀다. 내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묻는다.
“우리의 속도는 누가 정해주는 것일까?”
글・그림 고정순 어린이그림책 작가이자 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