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새미로물방울 거슬러 올라

남해로 뻗친 하구언 물가에서 늙은 바다를 앞에 두고 기운찬 물방울 하나 고향 생각이 나고 만 거야 봄이었던가 가을이었던가 그 물방울 기어이 물길 거슬러 올랐더랬지 옛 가야 낙양의 동쪽을 탐심하며 굽이굽이 북상을 거듭하다 어라 물빛인지 풀빛인지 강인지 호수인지 풀죽에 빠져 혀 빼물어도 오르고 또 올랐지 작아질 대로 작아진 채 함백산 너덜샘에 이르러 “돌아왔다” 소리 쳐도 설워라 울리는 메아리뿐 더 가야 하나 몸을 굴려 은대봉 골지 사이 계류를 타고 산 깊은 젖은 땅 샘도 아닌 흙죽 위에 이르렀겠지 기진했겠지 마침내 분분히 흩어져 산구름으로 피어날 때 우르릉 하늘이 울고 빗물은 떨어졌겠지 도로 물방울 되어 굴러가면서 점점 큰 물 되어 흘러가면서 ‘아 흘러야 강이구나’ 했겠지 구불구불 굽이쳐 우릉우릉 흘러가면서

 



글 박현철 편집주간 
사진 이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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