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환경교육 운동가로 산 지 스무 해만에 내게 ‘쉼’을 선물하기로 했다. 안식년을 온전히 유럽에서 생활여행자로 살아보기로 한 것. 특별히 환경과 관련한 타이틀이 없는 유럽의 한 도시 베를린이 나의 첫 생활여행지였다. 베를린이 가진 유럽 내의 정치경제적 위상과는 달리 이 도시의 생활세계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동방의 여행자에게 현실로 보여주었다. 도시 곳곳의 숲속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감동이었다. 그 숲에서 지저귀던 새들이 내 방 창문 밖 베란다에서도 지저거렸다. 그들을 위해 집 앞 공원에서 나뭇가지를 모아 새집을 엮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더니 박새들이 찾아왔다. 생활에 사소하지만 감동적인 인상기가 늘어났다.

이 도시 곳곳에 시민들이 지켜낸 공유공간들이 있었다. 시민들은 용도가 다한 시설과 공간의 운명을 토론으로 정한다. 소통의 결과로 다시 시민들에게 돌아온 공간들은 도시재생의 원동력이 된다. 폐쇄된 영화관은 대안생활공동체가 되고, 버려진 공터는 청년들의 공동체 프로젝트 실험공간이자 시민공원으로 재탄생된다. 활주로는 시민공유광장이 되고 양조장은 문화공간으로 바뀐다. 재생과 변신의 스토리들이 다음 세대에게 말을 거는 도시 풍경 속에서 생활여행자는 현지인들의 일상 속 생활세계가 지닌 아름다운 민낯을 보았다.

사람들은 아침을 시작하면서, 일기예보를 검색하고 해가 난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들이 준비로 분주해졌다. 웬만한 동네에는 도보 5~10분 거리면, 산책하고, 야외놀이를 즐기고, 책 읽기 좋을 만한 공원들이 위치해 있다. 도심 한복판에는 때때로 길을 잃을 정도로 넓은 공원들도 있다. 볕 좋은 날이면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이 잔디를 수놓았고, 반려견, 가족들,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하거나 더러 혼자만의 사색을 위해서도 공원을 찾았다. 네다섯 시면 퇴근한 이들이 어울려 공원의 도시숲을 찾고 주말이면 광장과 공원 곳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려 저마다 사연을 가진 물건들이 손을 건너갔다.

시간이 갈수록 생활습관이 변했다. 먹고 입고 필요한 생활 소품들을 내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웬만한 것은 스스로 고쳐서 쓰고 재활용은 당연한 일이라 미덕조차 아닌 곳에서 생활하자니 ‘내 손으로 필요를 충족하는 습관’이 드는 건 자연스런 일이었다. 벼룩시장과 세컨핸즈숍, 헌책방, 플라스틱 없는 가게, 채식 레스토랑, 유기농마트가 동네마다 쉽게 눈에 띈다는 건 유럽 도시의 흔한 풍경이었다.
두 번째 생활여행지는 친환경도시로 잘 알려진 독일 남부의 프라이부르크. 베를린을 비롯해 유럽 곳곳을 여행하는 동안 감지되었던 건강한 지속가능성의 시그널들이 이 도시에서 하나의 완성본으로 버무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침마다 광장에는 신선한 지역음식을 구할 수 있고, 자전거나 트램이면 도시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집을 나서 한 시간이면 검은 숲의 한복판에 서서 자연과 호흡할 수 있었다.
글 그림 / 장미정 일상예술가, (사)환경교육센터 부설 모두를위한환경교육연구소 대표
2018년, 환경교육 운동가로 산 지 스무 해만에 내게 ‘쉼’을 선물하기로 했다. 안식년을 온전히 유럽에서 생활여행자로 살아보기로 한 것. 특별히 환경과 관련한 타이틀이 없는 유럽의 한 도시 베를린이 나의 첫 생활여행지였다. 베를린이 가진 유럽 내의 정치경제적 위상과는 달리 이 도시의 생활세계는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동방의 여행자에게 현실로 보여주었다. 도시 곳곳의 숲속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감동이었다. 그 숲에서 지저귀던 새들이 내 방 창문 밖 베란다에서도 지저거렸다. 그들을 위해 집 앞 공원에서 나뭇가지를 모아 새집을 엮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 두었더니 박새들이 찾아왔다. 생활에 사소하지만 감동적인 인상기가 늘어났다.
이 도시 곳곳에 시민들이 지켜낸 공유공간들이 있었다. 시민들은 용도가 다한 시설과 공간의 운명을 토론으로 정한다. 소통의 결과로 다시 시민들에게 돌아온 공간들은 도시재생의 원동력이 된다. 폐쇄된 영화관은 대안생활공동체가 되고, 버려진 공터는 청년들의 공동체 프로젝트 실험공간이자 시민공원으로 재탄생된다. 활주로는 시민공유광장이 되고 양조장은 문화공간으로 바뀐다. 재생과 변신의 스토리들이 다음 세대에게 말을 거는 도시 풍경 속에서 생활여행자는 현지인들의 일상 속 생활세계가 지닌 아름다운 민낯을 보았다.
사람들은 아침을 시작하면서, 일기예보를 검색하고 해가 난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들이 준비로 분주해졌다. 웬만한 동네에는 도보 5~10분 거리면, 산책하고, 야외놀이를 즐기고, 책 읽기 좋을 만한 공원들이 위치해 있다. 도심 한복판에는 때때로 길을 잃을 정도로 넓은 공원들도 있다. 볕 좋은 날이면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이 잔디를 수놓았고, 반려견, 가족들,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하거나 더러 혼자만의 사색을 위해서도 공원을 찾았다. 네다섯 시면 퇴근한 이들이 어울려 공원의 도시숲을 찾고 주말이면 광장과 공원 곳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려 저마다 사연을 가진 물건들이 손을 건너갔다.
시간이 갈수록 생활습관이 변했다. 먹고 입고 필요한 생활 소품들을 내 손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웬만한 것은 스스로 고쳐서 쓰고 재활용은 당연한 일이라 미덕조차 아닌 곳에서 생활하자니 ‘내 손으로 필요를 충족하는 습관’이 드는 건 자연스런 일이었다. 벼룩시장과 세컨핸즈숍, 헌책방, 플라스틱 없는 가게, 채식 레스토랑, 유기농마트가 동네마다 쉽게 눈에 띈다는 건 유럽 도시의 흔한 풍경이었다.
두 번째 생활여행지는 친환경도시로 잘 알려진 독일 남부의 프라이부르크. 베를린을 비롯해 유럽 곳곳을 여행하는 동안 감지되었던 건강한 지속가능성의 시그널들이 이 도시에서 하나의 완성본으로 버무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침마다 광장에는 신선한 지역음식을 구할 수 있고, 자전거나 트램이면 도시 곳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집을 나서 한 시간이면 검은 숲의 한복판에 서서 자연과 호흡할 수 있었다.
글 그림 / 장미정 일상예술가, (사)환경교육센터 부설 모두를위한환경교육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