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살대를 위하여 144] 학교 석면 철거 제대로 안전하게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존재가 부모다. ‘자식 입에 위험한 게 들어가는 것’만큼 ‘끔직한’ 게 없는 존재도 부모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군발암물질이고 2009년 국내에서도 석면사용이 전면금지됐다. 정부는 2027년까지 학교 석면을 완전 제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만2200개 석면자재가 사용된 학교(교육부, 2017년 12월 기준)에서 2017년부터 ‘방학 중 석면 해체·제거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사업 실시 후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석면철거업계의 안전철거능력을 넘어 방학마다 1000개가 넘는 학교에서 철거가 진행되자 공사 후 교실과 복도에서 석면폐기물이 발견되는 등 오히려 안전을 해치는 일이 빈발한 것이다. 때문에 철거능력을 고려해 올 여름은 626개소로 대상을 줄였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가 대상 학교 명단을 입수해 학부모와 교육청에 안전 철거를 위한 특별 권고를 내놓았다. 

원래 올 여름 대상 학교는 641개소였으나 서울 신정초등학교와 초당초등학교 등 학부모들의 안전 강화요구로 사업연기나 취소가 된 학교들이 빠졌다. 지난 겨울 공사 후 석면잔재물이 발견돼 개학이 연기되는 등의 사고를 겪고 교육부, 환경부, 고용노동부는 공동의 특별관리대책을 내놓고 이전보다 강화된 철거 ‘가이드라인’을 발표(5.18)했다. △공사구역 내 집기류 반출 후 작업 △2중 보양(비닐밀폐) 실시, 천장 석면판 부착용 경량철골도 밀폐막 내부에서 철거 △학부모, 시민단체, 전문가 참여 학교석면모니터단 운영 △잔재물 책임확인제 시행 △감시 부실시 300만원 이하 벌금, 감리인 실명제 실시 등이 그 내용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석면철거 작업기준, 석면조사방법 위반시 행정처분기준 강화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도 추진한다.

강화된 규정대로 실행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달리 가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교육청은 ‘2중 보양’은 의무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일선 교육지원청 중에는 권고사항으로 해석해 공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 확인되는 등 지침과 현실이 다른 경우가 있었다. 더 황당한 건 준공일을 잔재물 검사 다음날로 잡아 공사 전에 잔재물 검사일을 예측하는 공사일정을 잡은 곳(서울 소재 한 장애인 학교)이 있는 등 안전공사보다 일정관리를 우선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생기고 있다.

학교에서 석면을 퇴출하기 위해 예산을 만들고 목표연한을 세워 추진하는 정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신속한 철거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한 철거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는 ‘부실 철거를 강행하기보다 철거 속도를 조절하고, 철거업체 수준 강화, 모니터단 교육 실질화와 법적 권한 강화 등 사회적 안전철거능력도 함께 키워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2018 여름방학 석면해체·제거공사 626개교 명단 http://eco.ohois.com 에서 확인 

 

글 | 박현철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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