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특집] 시민과학자 10인에게 듣는다-조병범

시민환경연구소는 국내에서 생태 및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오랜 기간 관찰・기록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 플랫폼(홈페이지, SNS, 보고서, 단행본 등)을 통해 공유해 온 시민들을 시민과학자로 정의하고 그들의 활동사례를 조사했다. 그들 가운데 ‘시민은 어떻게 과학자가 되어 활동하는가?’에 대한 좋은 사례가 될 10인의 시민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돌곶이습지 개발 막고 도시습지의 미래 지켜가다 _ 조병범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유수지의 본래 이름은 돌곶이습지다. 출판단지 개발로 이 습지는 원형을 잃고 더불어 도래하던 천연기념물 재두루미도 사라졌다. 그 상황에서 습지 둘레 산책로 개발을 빙자한 토건사업이 시작되자 조병범 시민과학자는 사업공청회 단계에서 이 습지에 터잡고 살거나 도래하는 조류 사진과 데이터 등 모니터링 자료를 공개해 사업 진행을 막았다. 시민과학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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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줄박이에게 모이를 주는 조병범 시민과학자 ⓒ조병범


“자연습지에서 유수지로 변한 돌곶이습지의 운명이 기구합니다.”

흔히 출판단지 유수지라고 부르지만 본래는 재두루미가 연간 1500여 마리나 날아오는 건강한 습지였습니다. 개발 후 원형을 잃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수천 마리의 기러기와 오리의 터전이었습니다. 2019년 산책로와 분수대를 만드는 개발사업이 진행됐는데 주최 측 자료에는 돌곶이습지를 이용하는 야생조류가 겨우 26종으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제가 습지 생태와 조류 모니터링 자료를 제시했고 시민들의 여론이 반대로 기울어 개발은 중단됐습니다. 그러나 도심습지의 운명이 그렇듯 늘 주변부 개발과 그 여파에 노출돼 있는 상황입니다.


“돌곶이습지 모니터링 결과를 책자로 묶어내기도 했죠? 돌곶이습지 모니터링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2013년부터 정리해온 돌곶이습지의 조류 모니터링 자료를 정리해 『시민과학자, 새를 관찰하다』(자연과생태, 2020년)를 펴냈습니다.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와 목표는 ‘돌곶이습지의 보전’입니다. 더 이상 문헌조사만 해서 단지 26종만 이 습지를 이용한다는 식의 황당한 개발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저 혼자 모니터링한 결과로만 봐도 천연기념물 10종을 포함해 조류만 140여 종이 넘습니다. 시민들이 자기 지역의 중요한 생태자산을 지키기 위해 시민과학자로서 활동하는 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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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을 나간 조병범 시민과학자 일행이 통발에 갇힌 유리딱새를 구출했다 ⓒ조병범


“갈수록 고양 북부권역 접경지대 개발압력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출판단지 또한 완연한 토지가 상승과 도시확대개발 기조 속에 있고요. 이런 조건 속에서 어떤 활동을 진행하고 또 계획하고 계신가요?”

시민들이 개발보다 보전을 선택하도록 더 많은 정보와 생태적 판단을 위한 자료를 제공하고자 활동할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담은 책, 『생명을 보는 눈』(2022)을 출간했습니다. 돌곶이습지의 새들을 소재로 한 책이죠. ‘2022 올해의 환경책’에 선정되는 등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습지의 생태적 진실을 알 수 있게 한 데 보람을 느낍니다. 2020년부터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여 ‘출판도시 갈대샛강 시민생태모니터링’을 달마다 하고 있습니다. 당장 개발사업의 압력에선 비켜나 있지만 돌곶이습지의 육화 과정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올해에는 출판단지 생태공원에 관심을 두고 모니터링을 해보려 합니다. 최근 생태공원 관리 주체가 환경정책과에서 공원관리과로 바뀌면서 생태가치 보전보다 일반 도시공원처럼 인간 이용 편의 위주로 관리 중점이 바뀐 듯합니다. 본래의 자연환경이 조금씩 훼손되는 추세지요. 2017년부터 기록해 온 생태공원의 조류 조사를 바탕으로 생태공원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면서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생태공원답게 관리할 수 있도록 힘써 보려 합니다.  


글 | 시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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