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의 시대가 온다’ 2018년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실린 기고문의 제목이다(Aisling Irwin, 2018). 대중이 참여하는 시민과학이 학위 중심의 전문영역연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과학 분야의 의미 있는 지식을 창출하며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로 무장한 시민과학자들의 시대

시민과학 ⓒ성무성
시민과학은 디지털 과학의 발달과 높아진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선 자연과학을 넘어서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이다. 천체 물리학,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오염 조사 등에서 고고학, 인류학, 역학, 의학, 사회학, 예술 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대 시민과학 플랫폼으로 알려진 주니버스(zooniverse)는 천문학에서 인문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50개 이상의 연구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에서 전문 연구원과 협력하는 수백만 명의 시민과학자들이 참여한다. 시민과학은 또한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플랫폼 간 데이터를 연결하여 자체 데이터를 만들 필요없이 통합데이터베이스 및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시민과학 전문 오픈소스 저널인 ‘시민과학: 이론과 실제’(‘Citizen Science: Theory and Practice’) 발간, 시민과학 활동 성과에 대한 사회적 공유 시스템도 구축되고 있다.
시민과학은 과학적 발견이나 이론 정립이라는 학문적 기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역 문제에 대한 인식과 환경 개선, 관련 법의 입안이나 정책 마련, 공공정책의 사회적 수용성 확대 등과 같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지식의 생산 역량을 높이면서 증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생활 현장에서 실현되게 하는 경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민과학의 변화
국내에서 시민과학은 생태환경분야를 중심으로 1990년대 활발하게 진행된 시민참여 모니터링 활동에서 활동 결과 즉, 데이터를 생산하고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체계로 변화하는 중이다. 기존 자연생태 모니터링은 시민의 참여에 중점을 두었다면, 시민과학을 지향하는 모니터링 활동은 데이터 수집과 기록, 결과 활용의 공유까지 기획하고 관리한다. 환경보전 및 보호를 위한 시민, 시민단체 및 공공 기관들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의 결과가 주요하게 국내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처링’을 중심으로 기록되고 있다. 네이처링은 2013년부터 운영된 국내의 대표적인 온라인 기반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이다. 자연에 대한 관찰, 기록, 공유를 통한 생태계 보전에 가치를 두고 있고, 자연 생태교육, 시민과학 프로젝트, 탐사, 맵핑 등을 진행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로 2021년 한해 자연 관찰기록 31만9154건이 등록되었고, 8769종 기록, 활동미션 362개가 운영됐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공원에서도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꾸준한 관찰과 기록이 진행되고 있다.
‘길동생태공원’에서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70여 명이 생물상(식물, 조류, 곤충, 거미, 어류, 양서파충류, 수서 무척추동물, 포유류, 버섯 등)을 조사해오고 있다. 1999년 이후 약 20년간 생물상 조사에서 2800여 종의 다양한 생물 종 서식을 확인했다. 또한 지속적인 식물상 조사 및 기록 활동을 통해 박사 2명, 석사 2명을 배출하였고, 『살아있는 생태박물관』, 『나방 애벌레 도감 1, 2』, 『식물혹보고서』, 『곤충의 밥상』 등 다양한 도서도 발간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은 도시에서 제비가 안정적으로 번식하면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것이란 기대로 2008년부터 제비 번식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이런 활동에 서울시도 동참하여 2018년부터 23개 구 107개 동으로 확대, 서울형 지도 태깅을 통해 제비 서식 현황(관찰 제비 1016마리 중 성체 389, 새끼 627마리)을 공개하고 있다. 2018년 한 해 568명이 148회에 걸쳐 제비 번식 조사에 참여했다. 생태지평은 갯벌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시민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갯벌키퍼스)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참여자 모집 공고로 전국 20개 지역에서 105명 모집, 2021년 12월 현재 전국 연안 27개 지역에서 89명이 봄과 가을 도래하는 도요물떼새 등 주요 철새 도래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시민과학자 활동 도울 제도 필요
시민과학 활동에 참여한 시민과학자들의 동기 혹은 경력 등은 매우 다양하다. 계획된 과학적 연구에서 대중이 참여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활동부터 시민 스스로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과학적 지식을 생성하는 전문가 수준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생태 및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오랜 기간 관찰기록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 플랫폼(홈페이지, SNS, 보고서, 단행본 등)을 통해 공유한 이들을 시민과학자로 정의하고 그 사례를 조사했다. 서울지역에 국한했던 조사였으나 많은 이들이 거미, 민물고기, 조류, 식물 등 다양한 주제를 끈질기게 탐색하고, 그 결과를 사회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전국에서 훨씬 많은 시민과학자들이 탐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리라 추측한다.
해외에서는 시민과학의 긍정적 기능에 주목하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Horizon 2020), 미국(크라우드소싱과 시민과학법, 2017)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유럽, 미국, 호주 등의 시민과학협회와 시민과학글로벌파트너십 등 시민과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 및 네트워크 등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시민과학을 활성화시키는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시민과학 활성화를 위해서 시민과학의 네트워크가 다양하게 구축되고 연계되기를 바란다.
글 |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시민과학의 시대가 온다’ 2018년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지에 실린 기고문의 제목이다(Aisling Irwin, 2018). 대중이 참여하는 시민과학이 학위 중심의 전문영역연구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과학 분야의 의미 있는 지식을 창출하며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로 무장한 시민과학자들의 시대
시민과학 ⓒ성무성
시민과학은 디지털 과학의 발달과 높아진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우선 자연과학을 넘어서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 중이다. 천체 물리학,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오염 조사 등에서 고고학, 인류학, 역학, 의학, 사회학, 예술 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대 시민과학 플랫폼으로 알려진 주니버스(zooniverse)는 천문학에서 인문학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50개 이상의 연구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에서 전문 연구원과 협력하는 수백만 명의 시민과학자들이 참여한다. 시민과학은 또한 웹 기반 플랫폼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플랫폼 간 데이터를 연결하여 자체 데이터를 만들 필요없이 통합데이터베이스 및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시민과학 전문 오픈소스 저널인 ‘시민과학: 이론과 실제’(‘Citizen Science: Theory and Practice’) 발간, 시민과학 활동 성과에 대한 사회적 공유 시스템도 구축되고 있다.
시민과학은 과학적 발견이나 이론 정립이라는 학문적 기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지역 문제에 대한 인식과 환경 개선, 관련 법의 입안이나 정책 마련, 공공정책의 사회적 수용성 확대 등과 같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적 지식의 생산 역량을 높이면서 증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생활 현장에서 실현되게 하는 경로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국내 시민과학의 변화
국내에서 시민과학은 생태환경분야를 중심으로 1990년대 활발하게 진행된 시민참여 모니터링 활동에서 활동 결과 즉, 데이터를 생산하고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체계로 변화하는 중이다. 기존 자연생태 모니터링은 시민의 참여에 중점을 두었다면, 시민과학을 지향하는 모니터링 활동은 데이터 수집과 기록, 결과 활용의 공유까지 기획하고 관리한다. 환경보전 및 보호를 위한 시민, 시민단체 및 공공 기관들의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의 결과가 주요하게 국내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처링’을 중심으로 기록되고 있다. 네이처링은 2013년부터 운영된 국내의 대표적인 온라인 기반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이다. 자연에 대한 관찰, 기록, 공유를 통한 생태계 보전에 가치를 두고 있고, 자연 생태교육, 시민과학 프로젝트, 탐사, 맵핑 등을 진행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로 2021년 한해 자연 관찰기록 31만9154건이 등록되었고, 8769종 기록, 활동미션 362개가 운영됐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공원에서도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꾸준한 관찰과 기록이 진행되고 있다.
‘길동생태공원’에서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70여 명이 생물상(식물, 조류, 곤충, 거미, 어류, 양서파충류, 수서 무척추동물, 포유류, 버섯 등)을 조사해오고 있다. 1999년 이후 약 20년간 생물상 조사에서 2800여 종의 다양한 생물 종 서식을 확인했다. 또한 지속적인 식물상 조사 및 기록 활동을 통해 박사 2명, 석사 2명을 배출하였고, 『살아있는 생태박물관』, 『나방 애벌레 도감 1, 2』, 『식물혹보고서』, 『곤충의 밥상』 등 다양한 도서도 발간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은 도시에서 제비가 안정적으로 번식하면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것이란 기대로 2008년부터 제비 번식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 이런 활동에 서울시도 동참하여 2018년부터 23개 구 107개 동으로 확대, 서울형 지도 태깅을 통해 제비 서식 현황(관찰 제비 1016마리 중 성체 389, 새끼 627마리)을 공개하고 있다. 2018년 한 해 568명이 148회에 걸쳐 제비 번식 조사에 참여했다. 생태지평은 갯벌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시민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갯벌키퍼스)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참여자 모집 공고로 전국 20개 지역에서 105명 모집, 2021년 12월 현재 전국 연안 27개 지역에서 89명이 봄과 가을 도래하는 도요물떼새 등 주요 철새 도래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시민과학자 활동 도울 제도 필요
시민과학 활동에 참여한 시민과학자들의 동기 혹은 경력 등은 매우 다양하다. 계획된 과학적 연구에서 대중이 참여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활동부터 시민 스스로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과학적 지식을 생성하는 전문가 수준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생태 및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오랜 기간 관찰기록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사회적 플랫폼(홈페이지, SNS, 보고서, 단행본 등)을 통해 공유한 이들을 시민과학자로 정의하고 그 사례를 조사했다. 서울지역에 국한했던 조사였으나 많은 이들이 거미, 민물고기, 조류, 식물 등 다양한 주제를 끈질기게 탐색하고, 그 결과를 사회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전국에서 훨씬 많은 시민과학자들이 탐구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리라 추측한다.
해외에서는 시민과학의 긍정적 기능에 주목하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Horizon 2020), 미국(크라우드소싱과 시민과학법, 2017)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유럽, 미국, 호주 등의 시민과학협회와 시민과학글로벌파트너십 등 시민과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 및 네트워크 등이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다. 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시민과학을 활성화시키는 플랫폼이 확대되고 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시민과학 활성화를 위해서 시민과학의 네트워크가 다양하게 구축되고 연계되기를 바란다.
글 | 백명수 시민환경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