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살대를 위하여 196] MB 사면은 ‘도로 운하당’ 선언이다

2022년 12월 23일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연말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2022년 12월 24일 현재 시점에서 예측되기로 3일 뒤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확실시된다. 사면이 확정된다면 15년 정도 남은 형기는 면제된다. 사면이 확실시된다는 예측은 이 전 대통령이 2022년 6월, 고령(70세 이상 기준)과 건강을 이유로 형집행정지 조치를 받았고 현재 민간병원(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고 있는 상태인데, 치료 지속에 필요한 ‘형집행정지 기간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실로 보아 알 수 있다. 정부로부터 사면을 언질받지 않았다면 형집행정지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게 치료 편의상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1991~2007년 사이 다스(자동차부품회사)의 실소유자로서 비자금 조성 목적으로 350억 원의 기업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 원 이상을 대납시키는 등의 혐의로 지난 2018년 4월 구속기소됐다. 16개에 달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가운데 7개가 2심에서 유죄로 판결됐고 마침내 지난 2020년 대법원으로부터 ‘뇌물 및 횡령’ 혐의로 징역 17년형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 원을 선고한 원심 확정 판결을 받아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이 형을 받은 7개의 혐의 리스트에서 빠진 더 큰 중대 범죄가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불가하다고 판단한다. 횡령과 뇌물 따위 한낱 경제사범이 아니다. 그는 4대강 생태계를 일시에 훼손하고 아직도 살아남아 위협하는 댐(대형보)을 만든 생태계 살해자들의 정점이다. 또한 그로 인해 오늘날 영산강과 낙동강 수계가 남세균이 배출하는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돼 그 물로 농사지은 농산물과 그 물로 만든 수돗물 안전까지 위협받게 만든 국민 보건의 공적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도 국민의 절반 이상(54%)이 그의 사면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비율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에 4대강사업의 파괴적 영향력이 포함되어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절대적인 수치로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그것은 애초 그가 대통령 후보 시절과 현직 대통령으로서 추진했던 4대강사업에 대한 국민적 반대여론이 70%를 훨씬 넘었던 때를 생각하면 당연한 예측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4대강사업이 남긴 현실적 후과를 무시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은 현 대통령과 정부의 정치적 실수이자 실패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새 정부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기실 이명박 ‘운하당’의 정치적 후예이자 다름 아닌 적자라는 당연한 사실을 국민들이 새삼스럽게 인식할 계기가 될 것이다. MB 사면은 ‘도로 운하당’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이 선언을 국민들이 어떻게 판단할까?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된 강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국민들의 조용한 분노를 헤아릴 생각조차 없단 말인가.


글 | 박현철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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