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마이크로시스틴’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의 ‘녹조라떼’가 사실은 남세균이었고 그 남세균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을 넘어 농작물과 물고기, 공기, 심지어 수돗물까지 파고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에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환경부가 입을 열었다. ‘문제가 없다, 조사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는 것이 환경부 발표의 요지다. 여기에 일부 언론도 ‘도를 넘는 녹조 괴담’이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황당하게도 이들이 흠집 내고 녹조 괴담 유포자로 둔갑시킨 이는 녹조 전문가, 이승준 교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부가 손 놓고 있던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를 진행하고 국내 녹조 전문가 중 거의 유일하게 남세균의 위험성을 알리며 그 대책 마련을 호소해온 녹조 전문가다. 그가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그의 손가락을 흉보는 상황에서 그는 참담함을 토로했다. 국립부경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국립부경대 이승준 교수 Ⓒ함께사는길 이성수
강을 넘어 배추, 무, 벼 심지어 수돗물 그리고 공기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 이 같은 결과를 예상했는가.
농작물이나 물고기의 남세균 축적은 이미 10년 전부터 연구들이 진행돼 증명된 사실이다. 남세균이 있는 물로 재배된 농작물에 남세균이 축적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에어로졸은 미국이나 해외에서도 이제 시작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녹조가 심한 곳에 에어로졸이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다. 다만 얼마만큼 있느냐 어디까지 피해를 주느냐가 이번 조사에 핵심이었다. 그래서 낙동강 인근 아파트 지점을 조사 대상으로 넣었는데 그곳에 사는 분들은 의도치 않게 에어로졸에 노출된다. 수돗물은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정수장 시설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나다. 그럼에도 녹조 독소가 검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안 좋은 물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미국에서는 8ppb만 넘어도 그 물 근처에 가지 말라고 권고한다. 달리기는 물론 물에 입수하는 것도 금지다. 개가 들어가는 것조차 금지한다. 낙동강은 단위가 다르다. 마이크로스시틴이 수백에서 수천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나도 의아하다. 이번에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하지만 어떤 행정 조치도 없었다. 너무 위험에 노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수돗물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기준치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다. 또한 현재 단일 종으로만 검사를 하고 있는데 남조류는 270여 종이나 된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은 전체 종을 대상으로 하는데 왜 우리는 한 종으로만 하는가. 그것도 LR(마이크로시스틴-LR. 남세균이 분비하는 다종의 독소물질 중 가장 대표적 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LR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다른 나라는 남세균의 독성이 점점 밝혀지면서 기준치도 낮아지고 있다. 다른 기준을 도입했을 때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환경부는 에어로졸과 관련해서 공정시험 기준도 없고 인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시험법이 만능은 아니지 않는가. 과학은 발전하고 있고 검사 방법은 많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걸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연구자의 일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방법이 문제가 있다면 학계에서 쓰겠는가. 다양한 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최근에 정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유명 저널에 출간이 됐는데 나와 같은 일라이자 방법을 사용했다. 검사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님에도 자꾸 공정시험법이 없다는 말을 하니 납득이 힘들다. 그리고 에어로졸이 초기 연구라고 했지만 이미 발표된 논문이 많다. 공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고 위험하다는 결론이 많다. 물론 위험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은 녹조가 심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독성이 많았는데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 녹조 발생량도 다르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녹조를 연구했지만 1000 단위 수치는 한국에서 처음 봤다. 내가 실험을 잘못했나 했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그런 수치가 나왔는데 에어로졸이 없을 수 없고 당연히 수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다시 고려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미국은 녹조로 피해 입은 환자 수를 매년 공개한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감기 증상, 복통 증상, 발열 증상, 피부 질환,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질환들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가 피부 반점, 감기,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면 물놀이(강, 호수 등 자연수역) 경험이 있는지 확인한 후 해당 지역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확인해 판단한다. 동물이 죽으면 동물에 대한 조사도 진행해 공개한다. 녹조로 피해 입은 사례들이 실제로 보고되고 있다. CDC도 만성피해는 조사하기 힘들다. 때문에 기준치를 만든 것이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준치 외에 특별히 주의해야 될 부류 즉, 어린이, 간 질환자, 노약자 등 마이크로시스틴에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따로 기준치를 설정했다. 또 다른 점은 연구를 받아들이는 정부의 자세가 다르다. 미국에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정부에서 연락이 왔다. 어디서 조사했는가, 같이 조사해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가, 국민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프로세스를 항상 거쳤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구자의 조사 방법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 정부 역시 ‘관련해 전문가가 연구용역을 진행중이고 결과 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혹시 정부로부터 조사 결과와 관련해 문의나 자문 연락이 온 적이 있는가.
정부로부터 단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조사 결과나 방법에 대해 물어볼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전화 한 통도 없었다. 내가 직접 전화를 해서 알려드려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 그나마 최근에 환경연합과 환경부가 공동조사 차원에서 한 번 만났다. 이미 상호 신뢰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라 해소해야 될 부분이 많다. 그래도 환경부가 나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식품영양을 전공하셨다. 녹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최초의 연구는 농작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여부에 대한 연구다. 농작물에서의 마이크로시스틴은 어디서 왔는가를 따라오다 보니 물로 오게 된 것이다. 졸업은 환경과학 안에 식품 미생물로 되어 있다. 환경과 식품은 결국 하나다.
녹조 전문가로 처음 마주한 낙동강의 인상이 어땠는가.
작년에 미국에서 귀국을 했다. 환경연합이 현장을 한 번 같이 가보자고 해서 갔다. 미국 정도라 생각하고 갔는데 아니었다. 녹조에서 내뿜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미국 연구실에서 녹조를 키운 적이 있는데 그것들을 모아놓은 냄새였다. 미국 강에서도 그런 단계는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뒀지? 이게 진짜인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미국은 상수원에 기러기가 똥을 못 싸게 하고 있다. 부영영화되고 녹조가 발생할까봐 기러기를 다른 곳으로 몰고 있다. 세계에 녹조를 연구하는 석학들이 대한민국을 본다면 ‘여기는 녹조 연구의 천국’이라고 말할 것 같다. 이 강은 정상이 아니다.
최근 환경부가 교수님의 조사 방법에 흠집을 내더니 일부 언론까지 가세해 ‘사진 조작’이니 ‘도 넘은 녹조 괴담’ 운운하며 교수님을 거론하고 있다.
참담하다. 사실 이 연구를 계속해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게 아니다. 우리나라에 녹조라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를 정부가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리고 싶었다. 사실 낙동강을 조사했을 뿐이지 녹조가 낙동강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옥정호나 금강, 영산강, 대청호 등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문제가 있으면 제기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정치 하고 싶어 그러느냐’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저는 절대 그런 마음이 없다.
한국에 녹조 문제가 심각하고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이를 조사하고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녹조 전문가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교수님을 공격하는 것 같다.
더 많은 교수님들이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지만 그건 제 욕심인 것 같다. 제가 해보니 왜 나서지 않는지 이해가 된다. 국가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구자가 자율성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고 누군가를 포용해주는 능력이 아직은 선진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내가 해오던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회가 발전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걸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강의 끝나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자연은 우리가 쓰고 후손한테 줘야 된다’는 말이다. 나도 아들, 딸이 있는데 이렇게는 도저히 못 주겠다.
해가 갈수록 녹조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지는 듯하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다. 지금보다 더 최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가?
만약에 올해부터 개선이 된다면 올해가 가장 최악일 것이고 이대로 둔다면 매년 최악일 것이다. 이태원 사건을 누구도 예상하지도 못했듯이 이런 사건들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 녹조 전문가들은 앞으로 녹조 문제는 점점 심해질 것이고 특히나 기후변화로 인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 국민들만큼 녹조니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 익숙한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녹조 문제는 늘 제자리걸음이다. 결국 국민들이 나서야 정부도 움직일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녹조 이야기를 하는 순간 반은 채널을 돌리고 반은 본다. 우리나라에서 녹조는 정치문제다. ‘또 때가 되었으니 떠든다’고 여긴다. 이게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국민들을 그렇게 바라보게 한 정치인들이 문제다. 해외에서 녹조 이야기를 하면 그 누구도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환경의 문제이자 나의 건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녹조를 정치가 아닌 환경 문제로 보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물론 시민들도 지칠 것이다. 또 해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답답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 또한 우리가 개선해야 할 사회적 문제다. 이게 정상은 아니지 않는가.
마이크로시스틴 조사 결과 현황과 환경부 대응
■ 2021년 8월 24일 - 낙동강 27개 채수지점에서 14개 지점이 미국 레저 활동 기준을 초과 - 낙동강에서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가 낮은 데 반해 실제 취수장 취수구 주변은 높게 검출 ➡ “마이크로시스틴-LR은 표준정수처리에서 99% 이상 제거되며, 고도정수처리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제거되므로 먹는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음” ■ 2021년 10월 19일 낙동강 녹조 물로 실험 재배한 상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2월 8일 낙동강, 금강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3월 20일 낙동강 하류 노지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8월 25일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남세균 신경독소인 BMAA 검출 ➡ 무대응 ■ 2022년 9월 1일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현재까지 모든 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고 있음” “환경단체가 활용한 ELISA 분석법은 표시한계가 0.3㎍/L로서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되지 않고 있음” ■ 2022년 9월 21일 남세균 공기 중 확산 현상 확인 발표 ➡ “해외에서도 에어로졸 검사에 따른 공정 시험기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로졸에 대한 해외 연구가 많지는 않으며, 관련 연구에서 인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검토됨” ■ 2022년 10월 14일 빠가사리, 메기, 옥수수, 고추, 붕어즙, 상추,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보도(대구MBC 부산MBC 공동제작(시사)프로그램 <빅벙커>) ➡ 무대응 ■ 시민사회의 마이크로시스틴 조사 결과 발표 ➡ 환경부 대응(환경부 발표 보도 및 설명자료 |
2022년은 ‘마이크로시스틴’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의 ‘녹조라떼’가 사실은 남세균이었고 그 남세균의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을 넘어 농작물과 물고기, 공기, 심지어 수돗물까지 파고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에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환경부가 입을 열었다. ‘문제가 없다, 조사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는 것이 환경부 발표의 요지다. 여기에 일부 언론도 ‘도를 넘는 녹조 괴담’이라며 공격에 가세했다. 황당하게도 이들이 흠집 내고 녹조 괴담 유포자로 둔갑시킨 이는 녹조 전문가, 이승준 교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정부가 손 놓고 있던 마이크로시스틴 조사를 진행하고 국내 녹조 전문가 중 거의 유일하게 남세균의 위험성을 알리며 그 대책 마련을 호소해온 녹조 전문가다. 그가 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그의 손가락을 흉보는 상황에서 그는 참담함을 토로했다. 국립부경대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국립부경대 이승준 교수 Ⓒ함께사는길 이성수
강을 넘어 배추, 무, 벼 심지어 수돗물 그리고 공기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 이 같은 결과를 예상했는가.
농작물이나 물고기의 남세균 축적은 이미 10년 전부터 연구들이 진행돼 증명된 사실이다. 남세균이 있는 물로 재배된 농작물에 남세균이 축적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에어로졸은 미국이나 해외에서도 이제 시작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녹조가 심한 곳에 에어로졸이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된 부분이다. 다만 얼마만큼 있느냐 어디까지 피해를 주느냐가 이번 조사에 핵심이었다. 그래서 낙동강 인근 아파트 지점을 조사 대상으로 넣었는데 그곳에 사는 분들은 의도치 않게 에어로졸에 노출된다. 수돗물은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정수장 시설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나다. 그럼에도 녹조 독소가 검출된다는 것은 그만큼 안 좋은 물을 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미국에서는 8ppb만 넘어도 그 물 근처에 가지 말라고 권고한다. 달리기는 물론 물에 입수하는 것도 금지다. 개가 들어가는 것조차 금지한다. 낙동강은 단위가 다르다. 마이크로스시틴이 수백에서 수천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나도 의아하다. 이번에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하지만 어떤 행정 조치도 없었다. 너무 위험에 노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수돗물은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기준치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높다. 또한 현재 단일 종으로만 검사를 하고 있는데 남조류는 270여 종이나 된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은 전체 종을 대상으로 하는데 왜 우리는 한 종으로만 하는가. 그것도 LR(마이크로시스틴-LR. 남세균이 분비하는 다종의 독소물질 중 가장 대표적 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LR이 많은 것도 아니다. 다른 나라는 남세균의 독성이 점점 밝혀지면서 기준치도 낮아지고 있다. 다른 기준을 도입했을 때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환경부는 에어로졸과 관련해서 공정시험 기준도 없고 인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정시험법이 만능은 아니지 않는가. 과학은 발전하고 있고 검사 방법은 많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걸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연구자의 일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방법이 문제가 있다면 학계에서 쓰겠는가. 다양한 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최근에 정자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논문이 유명 저널에 출간이 됐는데 나와 같은 일라이자 방법을 사용했다. 검사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님에도 자꾸 공정시험법이 없다는 말을 하니 납득이 힘들다. 그리고 에어로졸이 초기 연구라고 했지만 이미 발표된 논문이 많다. 공기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고 위험하다는 결론이 많다. 물론 위험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은 녹조가 심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독성이 많았는데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단위 자체가 다르다. 녹조 발생량도 다르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녹조를 연구했지만 1000 단위 수치는 한국에서 처음 봤다. 내가 실험을 잘못했나 했을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그런 수치가 나왔는데 에어로졸이 없을 수 없고 당연히 수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가 다시 고려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다른 나라는 어떤가.
미국은 녹조로 피해 입은 환자 수를 매년 공개한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감기 증상, 복통 증상, 발열 증상, 피부 질환,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질환들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가 피부 반점, 감기, 복통, 설사,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면 물놀이(강, 호수 등 자연수역) 경험이 있는지 확인한 후 해당 지역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확인해 판단한다. 동물이 죽으면 동물에 대한 조사도 진행해 공개한다. 녹조로 피해 입은 사례들이 실제로 보고되고 있다. CDC도 만성피해는 조사하기 힘들다. 때문에 기준치를 만든 것이다.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준치 외에 특별히 주의해야 될 부류 즉, 어린이, 간 질환자, 노약자 등 마이크로시스틴에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따로 기준치를 설정했다. 또 다른 점은 연구를 받아들이는 정부의 자세가 다르다. 미국에서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정부에서 연락이 왔다. 어디서 조사했는가, 같이 조사해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가, 국민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까 하는 프로세스를 항상 거쳤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연구자의 조사 방법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우리 정부 역시 ‘관련해 전문가가 연구용역을 진행중이고 결과 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혹시 정부로부터 조사 결과와 관련해 문의나 자문 연락이 온 적이 있는가.
정부로부터 단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조사 결과나 방법에 대해 물어볼 법도 한데 이상하리만치 전화 한 통도 없었다. 내가 직접 전화를 해서 알려드려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 그나마 최근에 환경연합과 환경부가 공동조사 차원에서 한 번 만났다. 이미 상호 신뢰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라 해소해야 될 부분이 많다. 그래도 환경부가 나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식품영양을 전공하셨다. 녹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최초의 연구는 농작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여부에 대한 연구다. 농작물에서의 마이크로시스틴은 어디서 왔는가를 따라오다 보니 물로 오게 된 것이다. 졸업은 환경과학 안에 식품 미생물로 되어 있다. 환경과 식품은 결국 하나다.
녹조 전문가로 처음 마주한 낙동강의 인상이 어땠는가.
작년에 미국에서 귀국을 했다. 환경연합이 현장을 한 번 같이 가보자고 해서 갔다. 미국 정도라 생각하고 갔는데 아니었다. 녹조에서 내뿜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미국 연구실에서 녹조를 키운 적이 있는데 그것들을 모아놓은 냄새였다. 미국 강에서도 그런 단계는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뒀지? 이게 진짜인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미국은 상수원에 기러기가 똥을 못 싸게 하고 있다. 부영영화되고 녹조가 발생할까봐 기러기를 다른 곳으로 몰고 있다. 세계에 녹조를 연구하는 석학들이 대한민국을 본다면 ‘여기는 녹조 연구의 천국’이라고 말할 것 같다. 이 강은 정상이 아니다.
최근 환경부가 교수님의 조사 방법에 흠집을 내더니 일부 언론까지 가세해 ‘사진 조작’이니 ‘도 넘은 녹조 괴담’ 운운하며 교수님을 거론하고 있다.
참담하다. 사실 이 연구를 계속해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됐다. 내가 바라는 것은 이게 아니다. 우리나라에 녹조라는 문제가 있는 것이고 이를 정부가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리고 싶었다. 사실 낙동강을 조사했을 뿐이지 녹조가 낙동강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는가. 옥정호나 금강, 영산강, 대청호 등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다. 문제가 있으면 제기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아닌가. ‘정치 하고 싶어 그러느냐’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 저는 절대 그런 마음이 없다.
한국에 녹조 문제가 심각하고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음에도 이를 조사하고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녹조 전문가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교수님을 공격하는 것 같다.
더 많은 교수님들이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지만 그건 제 욕심인 것 같다. 제가 해보니 왜 나서지 않는지 이해가 된다. 국가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연구자가 자율성을 갖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고 누군가를 포용해주는 능력이 아직은 선진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내가 해오던 일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사회가 발전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걸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강의 끝나고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자연은 우리가 쓰고 후손한테 줘야 된다’는 말이다. 나도 아들, 딸이 있는데 이렇게는 도저히 못 주겠다.
해가 갈수록 녹조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지는 듯하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이다. 지금보다 더 최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가?
만약에 올해부터 개선이 된다면 올해가 가장 최악일 것이고 이대로 둔다면 매년 최악일 것이다. 이태원 사건을 누구도 예상하지도 못했듯이 이런 사건들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세계 녹조 전문가들은 앞으로 녹조 문제는 점점 심해질 것이고 특히나 기후변화로 인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 국민들만큼 녹조니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 익숙한 국민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녹조 문제는 늘 제자리걸음이다. 결국 국민들이 나서야 정부도 움직일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녹조 이야기를 하는 순간 반은 채널을 돌리고 반은 본다. 우리나라에서 녹조는 정치문제다. ‘또 때가 되었으니 떠든다’고 여긴다. 이게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국민들을 그렇게 바라보게 한 정치인들이 문제다. 해외에서 녹조 이야기를 하면 그 누구도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환경의 문제이자 나의 건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녹조를 정치가 아닌 환경 문제로 보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 문제를 풀 수 있다. 물론 시민들도 지칠 것이다. 또 해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답답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그 또한 우리가 개선해야 할 사회적 문제다. 이게 정상은 아니지 않는가.
마이크로시스틴 조사 결과 현황과 환경부 대응
■ 2021년 8월 24일
- 낙동강 27개 채수지점에서 14개 지점이 미국 레저 활동 기준을 초과
- 낙동강에서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가 낮은 데 반해 실제 취수장 취수구 주변은 높게 검출
➡ “마이크로시스틴-LR은 표준정수처리에서 99% 이상 제거되며, 고도정수처리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제거되므로 먹는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음”
■ 2021년 10월 19일 낙동강 녹조 물로 실험 재배한 상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2월 8일 낙동강, 금강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3월 20일 낙동강 하류 노지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무대응
■ 2022년 8월 25일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남세균 신경독소인 BMAA 검출
➡ 무대응
■ 2022년 9월 1일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발표
➡ “현재까지 모든 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고 있음” “환경단체가 활용한 ELISA 분석법은 표시한계가 0.3㎍/L로서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되지 않고 있음”
■ 2022년 9월 21일 남세균 공기 중 확산 현상 확인 발표
➡ “해외에서도 에어로졸 검사에 따른 공정 시험기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로졸에 대한 해외 연구가 많지는 않으며, 관련 연구에서 인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검토됨”
■ 2022년 10월 14일 빠가사리, 메기, 옥수수, 고추, 붕어즙, 상추, 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보도(대구MBC 부산MBC 공동제작(시사)프로그램 <빅벙커>)
➡ 무대응
■ 시민사회의 마이크로시스틴 조사 결과 발표
➡ 환경부 대응(환경부 발표 보도 및 설명자료